입력 : 2018-08-23 03:37:19
금리를 정상화 하기 위해 하반기 한두차례 금리 인상을 추진하던 한국은행 이주열(사진) 총재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최근 연저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등 대외적인 상황 역시 우리 경제에 비우호적인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21일 금리는 연 1.919%로 마감하며 3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3년물 금리(금투협 고시 종가 기준)는 전년 10월 13일(연 1.916%) 이후 10개월여 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다른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하고 있다.
10년∼50년물은 4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고, 5년물은 3거래일 연속 연저점 행진을 했다.
1년물도 한달만에 연저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추이를 보여주는 국고채 금리의 최근 하락세는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에서 따른 것으로 금투협은 설명했다.
내수 경기 역시 금리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통계청의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취업자는 전년 동웝보다 5000명 증가하면서, 2010년 1월 이후 8년6개월만에 가장 적었다.
증권가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으로 안전선호 현상이 유발됐다”며 “대내적으로는 내수 지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고용시장 위축이 심화하면서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할 경우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금리가 당분간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실제로도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관측이 전무한 상황이다.
같은 관계자는 “연초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막상 금리가 오르지 않아,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 투자기관이 최근 급하게 채권을 회수하면서 금리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이 9월과 12월 두차례 더 정책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이 총재가 올해 금리을 인상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총재가 올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쳤다. 3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31일 금통위 이후 기자회견 내용이 변수가 되겠지만, 10월이나 11월에 한차례 인상안이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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