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8-11 01: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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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셔터가 내려진 후 은행원은 주간 근무 시간에 버금가는 업무를 가졌다. 종전 6시 이후 주간 업무가 끝나면 일일 결산 등으로 자정 혹은 익일 1, 2시까지 근무가 예사이었다.
은행원은 2009년 영업 시간이 오후 4시로 조정된 이후 최근에는 평균 오후 7∼8시에 퇴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에도 은행원의 40%는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근로자의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적극추진하자, 은행권들도 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근로자는 하루 8시간 근무에 12시간의 추가 근무가 가능하다.
이를 감안해 은행권이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이 시행 중인 PC 오프제를 10월부터 그룹 내 모든 계열사에 적용키로 했다.
PC 오프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업무용 PC가 자동으로 꺼져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PC 오프제를 도입했으며, 이로 인해 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업무용 PC를 사용할 수 있다. 추가 근무를 원하는 직원은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이는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지만 앞서 윤종규 회장이 직원들의 워라밸을 강조하며, 은행뿐만이 아니라 모든 계열사에 PC 오프제를 도입을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신한금융그룹 역시 이달 초 선택근무제를 시범 운용에 들어갔다.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선택근무제는 자율적인 근무가 특징이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주 5일, 하루 8시간, 주 52시간 이내 근무 안에서 하루 12시간 이내라면 원하는 시간만큼 몰아 일하고 주 1회는 쉬는 게 가능하다.
신한금융은 시범 적용 기간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내달부터 3일 선택 근무제를 공식적으로 도입한다.
우리은행 역시 10월 도입을 목표로 주 52시간 근무제 안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에 따라 퇴근 시간을 달리하는 유연근무 간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PC 오프제 역시 확대 적용한다는 게 우리은행 복안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하반기 을지로 사옥을 새단장하고 입주하면서, PC 오프제 등 워라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 복지에 주력하고 있는 김정태 회장의 특별 지시에 따른 것이다.
아을러 하나금융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오후 6시, 이외 평일에는 오후 7시 칼퇴근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스템을 유지해도 주 52시간 근무 적용에 무리가 없다는 게 하나금융지주 설명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종전 은행원의 하루는 업무 시간 종료 이후부터 시작됐다”며 “평균 12시까지 근무 이후 거래처 접대나 회식 등으로 새벽 1, 2시 귀가가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시 영업 종료 이후 퇴근 시간이 8시로 앞당겨지면서 자기 계발은 물론, 가족과 보내는 저 시간이 늘었다”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은행원의 삶의 질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도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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