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1-18 14:58:00
블루홀이 개발 중인 PC MMORPG 'A:IR'(에어)는 기존 국산 PC MMORPG가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게임성을 선보이고 있다. 많은 개발사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스팀펑크 세계관, 그리고 중세가 아닌 근미래 판타지와 주 무대를 하늘로 한 것 등 다양하고 색다르다.
이를 설명하는 개발총괄 PD의 한 마디는 "웰메이드가 아닌 괴작을 만들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에어'를 개발했다"는 것이었다. 간섭받지 않고 자유로운 개발을 통해 그들과 유저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는 블루홀 김형준 PD를 지스타 현장에서 만났다.
▲ 블루홀 '에어' 총괄 김형준 PD
Q :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비공정 얘길 했다. 원래 비공정에 관심이 많았나?
예전에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개발자의 추억으로 한 말이다. 10여년간 비공정을 봐왔고 좋은 경험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는데 좋은 영감을 주는 소재였다.
Q : 스팀펑크 장르를 고른 이유는?
당연히 비행선 때문에 고른 것이다. 풀밭에서 뛰는 걸 줄여달라는 지인의 부탁도 있었고 유저들도 20년간 그런 스타일의 게임에서 지겨움을 느낄 수도 있다. 남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 때 감안한 것이 동적 지오(GEO, 땅)인데, 이걸 붙이면 기차가 되는 식이다. 이렇게 비행선을 만드니 캐릭터는 판타지인데 하늘에서 비행선이 날아다닌다며 ‘세계관에 정체성이 없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스팀펑크를 뒤져보니 정의가 ‘대체 역사 판타지’였다. 남다른 경험을 만들기 위해 세계관을 만들다 보니 스팀펑크가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아는 스팀펑크와 아예 연관이 없는 건 아니다. 태초에 있었던 우수한 기계문명의 하스 행성이 쪼개지고 여러 개로 나뉘면서 새 문명이 탄생되고 생존을 위해 마법 능력을 가진 사람이 태어나는데 그게 주인공이다. 만레벨로 갈수록 기계들이 나오고 몬스터도 기계로 나오는 등 스팀펑크처럼 느껴질 것이다.
Q : 지스타 현장을 본 느낌은 어땠나?
현장에서 게임이 좋고 재미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중 비행선 조작이 어렵다는 반응이 있었다.
Q : 현재 ‘에어’의 비행선은 굼뜨게 느껴진다.
처음 비행선을 만들었을 때 기술적인 문제는 없는데 가능한 기술들을 다 넣었더니 조종이 어려워서 시뮬레이션처럼 느껴졌고 이건 플레이에 방해가 된다고 깨달아서 어려운 건 다 제외시켰다. 내부에서 8개월간 게임테스트를 진행하며 지켜본 결과 익숙해진다고 봤다. 비행선 플레이가 원활히 학습되고 성장 가능할거라 믿기 때문이다.
Q : 전장 플레이 타임이 2~30분인데 의도한 것인가?
처음에는 지금 규모의 3배 정도였는데 그만큼 피로감이 있더라. 처음엔 지상을 아예 없애려고 했었다. 내부 테스트에선 비행선을 몰고 가지 않고 제트팩 플레이를 많이 하더라. 그래서 함포를 싣고 다니며 함께 겨루는 플레이를 유도했다. 이처럼 피로함을 느끼지 않고 격렬한 전장을 만들기 위해 사이즈를 줄였다.
Q : 체험버전에서 진행로를 일자로 한 것도 피로도 때문인가?
맞다. 실제로 전투 후 어느 정도 학습이 되면 배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제트팩과 함께 날아다닐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복잡해지기 때문에 줄인 것이다.
Q : 전장이 전통적 게임과 다르게 비공정으로 싸우는 팀배틀 형식을 담은 것 같다. ‘롤’이나 ‘오버워치’처럼 단판대결을 염두에 둔 것인가?
개발팀에 주문한 게 ‘웰메이드가 아닌 괴작을 만들어보자’다. 남다름으로 승부하고자 했다. 어찌 보면 현재 게임산업에서 다른 모습을 봤기 때문일지도 있는데, 갈 수 있는 길이 그것 뿐이었다. 잘 만들기 어렵다면 다른 시도를 한 것이고 그래서 그런 느낌이 날 것이다.
Q : 주력 연령층은 어느 정도 될까?
다양한 연령층에서 플레이 테스트를 여러 번 했다. 참고로 ‘에어’가 논타겟팅 기술이 있지만 타겟팅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다양한 조작거리가 있어서 연령이 낮은 사람이 적응을 빨리 할 것이다. 20대와 개발팀이 테스트를 했는데 바로 져서 놀랐다. 의도는 안 했지만 젊은 분들이 적응하기 쉬운 게임일 것이다.
Q : ‘배틀그라운드’ 이후 ‘에어’ 개발팀에 영향을 미친 것이 있나?
특별히 그런 건 없다. 프로젝트마다 영향을 많이 준다. ‘배틀그라운드’를 보고 감명 받아 월드콘텐츠를 강화해 단판의 재미를 적극 수용하기도 했다. 인적 부분이나 개발에 영향을 준 건 없지만 이런 재미가 있다는 걸 배웠고 관계가 깊어서 만드는 방향성에 영향은 줬다. 물론 사기도 진작됐다.
Q : 기대하는 PC방 순위는?
1등하고 싶다. 하지만 4~5위라도 순위에 오래 머무르며 사랑 받는 게임이 되고 싶다. 그래야 차기작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웃음)
Q : 지난 번 공개된 트레일러와 현장의 플레이 버전이 다르다. 플레이 버전이 최적화가 잘 된 것처럼 보이는데?
그 영상은 행사 1시간 반 전에 겨우 완성된 영상이고 4K 해상도로 만들어졌다. 그만큼 부하가 걸려서 버벅이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직접 하다 보니 다소 부족한 부분이 보였을 것이다. 4K로 만든 이유는 내부에 4K 장비가 있어서 그렇게 만들었는데 압축 과정에서 손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4K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오해가 있었던 듯 싶다. 게임을 해보면 오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유저가 몰리는 RvR 게임에서 렉은 숙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Q : ‘에어’의 다중 플랫폼 가능성은?
그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준비하고 있다. 내부의 우수한 기술을 적용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참고로 아직은 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추후 콘솔에 대비하면 자연스레 지원할 것이다.
Q : 포스터가 남자 캐릭터 위주여서 불만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포스터 캐릭터의 경우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게 유리하다고 봤기 때문에 정한 것이다. 고객 중엔 다양한 취향을 가진 분들이 있고 특정 표현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개발 자유도가 높아서 경영진에 휘둘리지 않는다.
Q : 요즘 게임들의 이름을 보면 부르기 좋은 이름을 약자로 하고 이를 적당한 단어로 끼워맞추는 경우가 많다. ‘에어’는 어떤가?
처음에 공개된 ‘프로젝트W’는 팀 이름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만들 때 부유도만 남아서 땅을 차지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첫 번째 이름은 ‘더 월드’였다 그 후 중간에 이름을 두 번 바꿨는데 함축적 이름을 고르다가 ‘에어’가 반응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고유명사인 만큼 상표권 등록이 어려웠다. 그리고 2번째 후보인 ‘어센트’가 있었는데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그래서 이를 조합해 현재의 이름을 만들게 됐다.
Q : 초기 로딩이 매우 긴 느낌인데?
긴 게 맞다. CBT까진 해결이 어려울 것이지만 론칭 전까진 잡을 수 있다. 기술적으로 어렵진 않다.지금은 거대한 땅을 미리 다 불러오다 보니 로딩이 긴 것이다. 그 이후 대륙 안에선 굉장히 쾌적하다.
Q : 지역마다 특산품과 주거지가 있는데?
조금만 노력하면 채집과 제작이 가능하다. 아이템은 주거지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주거지를 준다. 만렙이 되면 이사를 가게 된다. 집 짓는 수량은 많다. 한 진영에 700개 정도 지을 수 있고 채널마다. 서버에 진영까지 하면 상당한 양이다. 만렙 때 지을 수 있는 주거지가 그 정도다.
Q : 아직 알려지지 않은 특색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월드퀘스트가 종류별로 5개씩 있고 만렙까지 18~20개 정도 준비돼있다. 연출에 많이 신경 못썼지만 퀘스트 자동 생성에 신경썼다. 저는 좋아하는데 개발자는 싫어한다. ‘에어’에선 위치 기반 자동 생성 퀘스트를 적용했는데 나는 이것을 높게 보고 있다. 골라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위치 기반이라 동선의 꼬임 적고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악용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게임 자체가 가상이니 일탈도 가능다고 보고 상호 작용하며 조율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하고 싶은 콘텐츠를 막지 않고 놔두는 것이 옳다고 본다.
Q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남다른 도전인 만큼 남다른 버그도 많다. 개발자로서 힘든 게 많은데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셔야 우리들은 도전한다. 많이 이해하고 봐주시면 용기 내어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CBT를 많이 해주시고 희망의 메시지를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
베타뉴스 박상범 (ytterbia@daum.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