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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게임해보니] ‘문명온라인’ 파이널 테스트... 발전하는 재미 ‘쏠쏠’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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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07-17 12:48:50

    도전을 즐기는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유명 PC패키지 게임 ‘문명’을 MMORPG로 재탄생시켰다. 과거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가지고 RPG 장르를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 졌을 때, 업계는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구현할지 관심을 보였다. 지금까지 없었던 시도였고, 기획과 개발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자 송재경 대표와 엑스엘게임즈는 ‘세션’이란 제도를 도입해 ‘문명 온라인’의 핵심 시스템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시작과 끝’이 분명한 시뮬레이션 게임의 특징을 ‘세션’에 녹여 ‘문명 온라인’도 끝이 있는 온라인게임으로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 문명온라인 포스터.

    이런 과감한 도전은 올해 말 이용자들의 평가를 앞두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이에 앞서 ‘문명 온라인’ 최종 점검을 기하는 의미에서 지난 14일 파이널 테스트에 돌입했다. 정식 론칭 전 콘텐츠와 24시간 연속으로 운영되는 서버의 안정성 등이 평가목록에 올랐다.

    ◆마지막 담금질 시작한 ‘문명 온라인’은 어떤 모습?

    ▲ 게임의 분위기는 코믹하면서도 디테일한 맛이 살아있다.

    파이널 테스트로 만나본 ‘문명 온라인’의 매력은 튜토리얼 부터 느낄 수 있었다. 건물을 짓는 법, 전투를 진행하는 법, 도시를 세우는 법 등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를 설명해 주는 단계에서부터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났다. 한 문명의 시작과 발전을 단 10여분 만에 온라인게임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건 ‘문명 온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인 것 같다.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했을 때는 광활한 벌판에 나홀로 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MMORPG를 좋아하는 이용자라면 무작정 사냥을 시작하거나, 퀘스트를 부여하는 NPC를 찾기 마련. 하지만 ‘문명 온라인’은 첫 모험을 시작하는 모험가와 탐험가들에게 냉혹할 정도로 정보를 주지 않았다. 

    ‘문명 온라인’의 시작은 접속한 순간이 아니라 발걸음을 뗀 순간부터 시작됐다. 특정 지역을 방문하면 자동으로 퀘스트가 부여되고, 조건을 만족하면 보상을 받는다. 이때부터 MMORPG다워 진다. 익숙한 느낌이다. 


    하지만 기존 게임과 비슷하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문명 온라인’의 핵심 콘텐츠와는 멀어지게 된다. 게임의 목적이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명보다 먼저 발전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원작의 특징 살린 콘텐츠 ‘합격점’

    ‘문명 온라인’의 승리 조건은 ▲정복 ▲문화 ▲과학 3가지다. 정복은 말 그대로 ‘세계정복’. 다른 문명 3곳을 멸망시키면 승리한다. 문화 승리는 현실의 유명 건축물을 많이 지으면 달성되는 조건이다. 문명에 속한 도시의 70%가 문화도시 특성이고, 7개의 문화 건물을 지으면 승리한다. 과학 승리는 문화보다는 간단하다. 우주선을 만들어 발사에 성공하면 승리한다. 파이널 테스트버전에서는 정복과 문화 승리 두가지를 체험할 수 있다.
     

    ▲ 문명운라인의 승리조건은 정복, 과학, 문화 세 가지다.

    이런 승리 조건 때문에 이용자의 강함은 승리의 필수요건에서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 이기기 위해서는 도시를 건설하고, 건물을 세워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자원을 채취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석유, 강철 등 핵심 자원은 적은 양이 월드맵에 넓게 분포돼 있다. 따라서 각 문명의 충돌은 곧 자원전쟁으로 이어진다. 이용자의 강함은 캐릭터의 레벨보다는 문명 발전에 따른 장비 아이템의 변화와 더 밀접하다. 

    이는 돌칼을 든 사람보다 강철도나 총을 든 사람이 더 강한 이치와 같다. 따라서 이용자가 아무리 사냥에 능숙하고, 많은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승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몬스터와 같은 NPC와의 전투는 자기만족의 수단, 혹은 문명 발전에 필요한 부가 기능일 뿐이었다. 이는 원작의 특징이자 ‘문명 온라인’의 장점이기도 한데, ‘문명’ 시리즈의 특징을 기대한 이용자들에게 기대치 보다 높은 이용자 경험(UX)을 제공한다.

    ◆1인용 게임 ‘문명’, ‘우리의 문명’으로 진화

    ‘문명 온라인’의 목적은 선택한 진영의 승리다. 문명은 일종의 ‘종족’ 개념인데 저마다의 특징을 가진 것도 동일하다. MMORPG의 요소를 차용했지만, 목적이 다르기에 캐릭터를 육성하는 법과 운영하는 법은 차이가 난다.

    ▲ 인류의 문화는 불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문명온라인도 인트로 영상에서 이점을 강조한다.

    원작과 ‘문명 온라인’의 가장 큰 차이는 당연하게도 게임을 함께 즐기는 이용자의 수다. ‘나의 문명’이냐 ‘우리의 문명’이냐다. 원작은 이용자 1명이 즐기는 게임인 만큼 모든 결정을 플레이어가 결정하게 된다. 가상의 세계에서 절대적인 지도자(지배자, 도개자로 봐도 무방하다)로 활동한다. 이용자 혼자서 모든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을 진다. 

    반면 ‘문명 온라인’은 지도자가 아닌 가능성을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해야 한다. 건물을 지으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다. 직접 건물을 지을 터를 찾고, 건축자재를 가공하고, 건설해서 망치질을 하는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챙겨야 한다. 이 과정을 다른 이용자와 함께 할 수 있다. 현실 문명을 폭발적으로 발전시킨 ‘협동’과 ‘분업’을 ‘문명 온라인’에서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문명을 이용자들의 공통된 소유물, 즉 ‘우리의 문명’이라 표현한 이유다.

    ▲ 캐릭터 선택 화면

    이 순환구조와 시스템은 파이널 테스트에서 높은 수준으로 구현돼 있다. 건축은 편해졌고, 건물을 짓기 위해 망치를 든 순간부터 끊임없이 스킬을 사용해 속도를 내야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혼자서 도시를 건축할 때는 지루하고 힘든 느낌이지만, 도시 발전이 궤도에 오르면 사람이 몰리고 순식간에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짜릿한 순간이다. 망치질에 중독되면 저마다 문명채팅(채널 채팅)으로 일자리를 달라는 글이 쏟아진다. 많은 이용자가 ‘망치질(건축)’에서 재미를 느꼈다는 뜻이다.

    ◆의사소통 시스템 부재는 아쉬워


    ‘문명 온라인’의 옥에 티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의 문명’이란 점이다. 많은 이용자가 문명의 승리를 위해 저마다 노력하다 보니,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발전(테크트리)이 삼천포로 빠지게 된다. 정복 승리를 노리는 이용자, 문화 승리를 원하는 이용자, 과학 승리를 원하는 이용자가 섞여 있으니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원작 ‘문명’이 절대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발생하지 않았던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을 통일하기 위한 장치가 시스템 차원에서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숙련도도 문제인데, 게임을 잘 아는 이용자가 적다 보니 그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함은 확실하다. 그런데 누가 게임을 ‘잘하는’ 이용자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세션’제를 통해 매주 이용자 캐릭터가 진화하기에 실 서비스에서는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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