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6-05 22:30:24
6·4 지방선거 결과 부산시장에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당선되면서 게임계가 울상이다.
‘지스타 보이콧’ 사태를 야기한 서 후보가 부산을 이끌 새 수장이 되면서 과연 올해 지스타가 제대로 개최될지 고민이다. 개최지를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뜨겁다.
지난 4일 서병수 후보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꺾고 차기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부산 시민들은 친박 인사로 알려진 서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부산시를 게임메카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오거돈 후보는 아쉬운 패배를 안았다. 정당을 기반으로 한 선거를 펼치지 못하다 보니 상대편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에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스타 글로벌 위상 강화와 e스포츠 전용 경기장 건립 등 젊은 표심을 얻기 위한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지만 충분한 힘을 받지 못한 셈이다.
부산시장 선거 결과는 게임인들에게도 깊은 실망감과 허무함을 안겼다. 지난해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입법 발의한 게임규제법을 공동 발의한 서병수 후보가 부산을 이끌어간다는 소식에 허탈감을 느꼈다. 작년에 이어 제2의 지스타 보이콧을 예상하기도 했다.
반대로 서병수 당선인이 지스타를 보이콧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로운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남경필 후보가 지스타를 다시 경기도로 유치하지 않겠냐는 전망과 바람들도 SNS 등을 통해 터져 나왔다.
선거 기간 동안 오거돈 후보는 서병수 후보를 향해 “지스타 보이콧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서 후보는 공식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게시판에 답변 형태로 게임산업 진흥과 함께 규제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지스타 보이콧 책임론을 부정했다.
또 ‘수영강 엔터테인먼트 벨트’를 구축해 부산을 게임·문화·예술 도시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밝히고,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를 부산으로 유치했다는 공을 본인에게 돌렸다. 이해하기 힘든 주장이다.
지금이라도 서병수 후보는 답해야 한다. 지스타 보이콧을 야기한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고, 정부의 중독규제로 상처받은 게임인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 또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세부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어쩌면 부산시는 여름 바캉스 시즌 말고도 또 하나의 성수기를 만들어준 지스타 하나를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부산에 둥지를 튼 많은 게임사들의 이탈과 청년 일자리 감소로 상처가 번질 수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이제라도 시야를 넓혀 게임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부산시장의 품격과 안목을 갖길 희망한다.
베타뉴스 김태만 (ktma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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