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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리니지2, 온라인 게임의 시민혁명 '바츠해방전쟁'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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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5-26 00:48:20

    6월 4일 선거를 앞두고, 서로를 비난하는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게 언론에 알려지고 있다. 올바른 정치 선거 운동을 바라는 것은 투표권이 있는 한 국민의 욕심일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공약과 정책으로 깨끗한 선거운동을 기대하지만, 눈살을 찌푸리는 상대 후보의 비난이 난무한 것이 6·4 선거의 현주소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지만 전 국민은 슬픔에 잠겼다. 안타까운 세월호의 소식은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 해외로 도피하려는지 책임을 규명할 우두머리는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경찰의 추격을 피해 사라졌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에 정의는 살아있는지 의심스럽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는 차세대 리더를 뽑는 투표를 진행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심코 보던 중간발표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현재의 리더 유재석이 아닌 평소 비호감을 일삼으며 배신의 아이콘을 도맡은 노홍철이 1위를 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현 대한민국 정치를 비웃듯 무한도전 후보들의 연합이 이루어진다. 정치가 코미디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순간이다.


    중간선거 1위를 했던 노홍철의 선거전략은 간단했다. 거리로 나서서 국민을 부모로 모시겠다는 말 한마디와 고개 숙인 선거 운동이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지금 현 정부는 어떠한가? 세월호 슬픔이 한창일 때 사복을 입은 경찰이 자식을 잃은 부모들 틈 속에서 사찰을 감행했다. 그 와중에도 국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감시를 한 것이다.


    최근 11주년을 맞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는 국내 온라인 게임 비주얼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킨 온라인 게임이다. 이 게임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사건은 민초의 반란 '바츠해방전쟁'이다.


    '바츠'는 온라인 게임의 서버명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여기서 해방전쟁이 붙은 것은 한 서버를 장악한 권력 집단의 횡포에 맞서 일반 유저들의 자유를 향한 전쟁을 말한다.


    정식 서비스전부터 리니지1를 즐긴 길드가 리니지2의 바츠 서버를 장악하고, 무자비한 정책과 횡포로 일반 유저를 괴롭혔다. 자신들만의 선을 긋고, 제한된 사냥터에서만 플레이하도록 했다. 이를 어기면 일반 유저들은 무자비하게 학살당했다.

     

    바츠서버에서는 공포정치가 이루어졌다. 자신들의 세력이 아닌 다른 세력에게 색깔을 씌우고, 차별한 것이다. 게임 안의 기본적인 시스템과 게임 룰이 악인에게 적용되면 악법이 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후 일반 유저의 연합 세력과 내복단의 등장으로 전쟁이 일어난다. 악의 세력에 맞서 자유를 향한 전쟁은 4년간 벌어졌고, 결국 일반 유저들이 뭉친 연합군이 독재정치를 일삼았던 악의 권력집단을 몰아냈다.


    여기서 내복단은 다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말한다. 바츠 서버에서 게임을 하지 않은 일반 유저들이 악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주고자 바츠 서버로 몰렸다. 바츠 유저를 위해 캐릭터를 만들어 길을 막고, 죽음으로 칼받이를 해준 것이다. 온라인 게임은 서버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많은 유저가 한 서버에 몰리면 다운이 되고, 게임 플레이가 느려진다.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전국에서 참여한 일반 유저들의 참여가 솔선수범 이루어진 것이다. 이 전쟁에 참여해 게임을 즐긴 유저만 20만 명이다.


    자유를 찾은 일반 유저들은 '바츠해방전쟁'을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자유를 찾은 연합 세력이 다툼으로 분열되고, 또 분쟁이 일어난다. 권력에 대한 욕심과 다툼은 또 다른 악을 만든 것이다. 이는 인류가 문명을 이루며,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인류의 역사는 건설과 전쟁에서 진화했다. 개발사인 엔씨소프트조차 리니지2를 개발하고 서비스할 때도 유저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며, 게임을 즐길지 몰랐다. 인류의 역사가 게임 안에서 그대로 4년간 벌어진 것이다.


    리니지2의 '바츠해방전쟁'이 말하는 것이 바로 자유에 대한 기본 인권 보장과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달라는 간절한 외침이다. 



    베타뉴스 김태만 (ktman21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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