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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선녀’로 모바일 MMORPG 시장 두드리다, 티엘에스이엔티 노철 부사장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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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2-18 11:36:35

     

    “팔선녀의 인기요? 첫 작품치고는 괜찮은 성적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많이 접속할 때는 1,500명까지도 몰리니까요. 시간을 투자한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게임성이 인기 요인인 것 같습니다.”


    모바일 MMORPG ‘팔선녀’의 성적에 대한 물음에 답한 티엘에스이엔티(TLSENT) 노철 부사장의 말이다. 그를 만나기 전 여러 궁금증이 있었다. 신생 모바일게임사가 첫 작품으로 모바일 MMORPG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대륙 분위기가 물씬 피어나는, 무협 장르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통할 수 있었을까. 이날 그를 만나보니 기우였던 것 같다.

     

    ▲ 티엘에스이엔티 노철 부사장


    “요즘 중국 게임의 완성도는 물론 기술력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팔선녀가 그 예로 적당하죠. 개인적인 생각으로, 특히 서버의 안정적인 부분은 우리나라보다 나은 부분도 있을 정도입니다. 중국의 특성상 워낙 많은 이용자를 버텨내야 했던 덕 아닐까요.”


    마지막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긴, 중국의 인구수가 우리나라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니까 말이다. 물론 티엘에스이엔티도 처음 게임을 가져올 땐 부담감이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고르고 골라냈다 한들 모바일 MMORPG는 꽤 무거우니 말이다. 다행히 팔선녀는 중국 특유의 방대한 콘텐츠를 무리 없이 선보였으며, 이용자의 호평을 얻어냈다.


    “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우리나라에 통할만 한 게임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그중에서 눈에 띈 개발사가 텐센트의 경력자들이 독립한 ‘성유’입니다. 서로 빠르게 출시하기를 원한다는 점과, 꾸준한 서비스를 원하는 등 마음이 잘 맞아 계약했습니다. 서로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쯤에서 잠시 티엘에스이엔티를 들여다보자. 이 회사의 설립 배경은 앞서 노철 부사장이 거론한 성유와 비슷하다. 겉모습은 지난해 11월 설립된 신생이지만, 속은 10년 이상의 경력자로 채워졌다. 구성원 8명이 대부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경력자인 것. 노철 부사장은 위메이드의 상무이사를 지내고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게임사업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노철 부사장은 자사의 장점을 ‘신뢰할 수 있는 운영정책’이라 표현한다. 현재 구성원 8명 중 절반이 운영팀에 속해 이용자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대게 모바일게임사가 운영적인 면은 외주에 맡기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노력이 돋보이는 일. 게다가 팔선녀는 MMORPG가 아닌가. 운영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초반 성적은 좋게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동유기’로 알려진 원작이 중국에서는 ‘팔선비협’이라는 무협 드라마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매력적이에요. 여기에 이용자의 명예욕를 자극하는 콘텐츠와 다양한 PvP 시스템이 게임의 재미를 더합니다.”

     

     

    ▲ 모바일 무협 MMORPG 팔선녀


    다시 팔선녀 얘기로 돌아오자. 팔선녀는 명나라 소설가 오원태의 ‘상동팔선전’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중화권에서 각종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인기 소설이다. 게임도 강호의 고수가 겨루는 무협 배경답게 다양한 전투 시스템을 지녔는데, 일반적인 PvP는 물론 쟁탈전, 문파전 등 대규모 PvP도 갖췄다. 자동 사냥, 자동 길 찾기 등은 모바일 MMORPG의 맛을 더해주는 양념과 같다.


    “RPG의 기본미덕, 육성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PvP를 즐기다 보면 다양한 보상과 명예도 얻을 수 있죠. 팔선녀는 무엇보다 ‘명예’를 강조했는데, 예컨대 강할수록 캐릭터 외형이 달라져 몰입도를 높입니다. 커뮤니티성도 좋고요.”


    짧게 이용자 반응을 들어보니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전 시간대에는 동시 접속자 500명가량을, 후 시간대에는 1,000명가량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성인 이용자층이 두터움을 비춰볼 수 있는 부분. 서버는 모두 4대가 돌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평균 플레이타임으로, 노철 부사장은 “평균 하루 1~2시간을 꼬박꼬박 즐기더라”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 따라잡는 시간이다.


    “게임 자체가 어렵지 않고 접근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합니다. 대략 6시간 정도만 붙잡아도 40레벨 정도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거든요. 45레벨 정도만 되면 거의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때부터 다양한 보스 사냥과 PvP를 즐기다 보니 플레이타임이 꽤 나오는 것 같네요.”


    이어서 노철 부사장은 현지화 수준에 대한 이용자 반응도 “만족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티엘에스이엔티는 설립 이후 두 달 동안 밤을 새우며 팔선녀의 현지화를 진행했단다. 운영팀이 중심이다 보니 중국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버그까지 잡아냈다는 설명. 이 밖에 이용자 인터페이스(UI)를 우리 입맛에 맞게끔 고치는 등 여러모로 신경 썼다.


    “팔선녀는 장기적으로 서비스할 게임입니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언제 서비스가 종료될지 몰라’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도록 말이죠. 업데이트 계획도 중장기적으로 짜놔 2~3달 간격으로 콘텐츠를 더할 예정입니다. 조금 공개하자면 결혼이나 추가적인 강화 시스템을 추가할 계획이에요.”

     


    팔선녀의 미래 청사진을 끝으로 인터뷰 막바지쯤 티엘에스이엔티의 비전도 들어볼 수 있었다. 티엘에스이엔티는 향후 플랫폼 사업자를 목표로 나아갈 계획이다. 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한 게임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개발사이자 퍼블리셔로 나간다는 포부. 노철 부사장은 “소형 개발사가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회사 차기작도 준비 중입니다. 이번에도 미드코어 장르가 될 것 같네요. 내부에서는 미드코어가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PC 온라인게임의 흐름과 똑같이 흘러가는 것이죠. 장기적으로 캐주얼보다 미드코어/하드코어 유저가 늘리라 예상합니다.”


    모든 대화를 마치며 일어날 때 노철 부사장은 “올해 안에 아담한 개발팀을 하나 꾸릴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5~6명 정도로 팀을 이뤄 자신들만의 게임도 내놓고 싶다는 생각이다. 팔선녀로 모바일 MMORPG 문을 두드린 티엘에스이엔티가, 캐주얼 장르가 대세인 모바일게임 시장에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더 기대되는 이유 아닐까.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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