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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는 성공적인 선택” 홀로선 NHN엔터의 득과 실은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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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9-06 18:58:55


    홀로서기에 나선 NHN엔터테인먼트의 발걸음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 시장 집중 공략과 모바일 사업 강화가 핵심인 NHN엔터의 청사진을 세세하게 따져보는 분위기. 네이버와 떨어진 NHN엔터의 향후 전략이 득일지 실일지 주판알을 튕기는 모습이다.


    지난 8월 29일 NHN엔터 이은상 대표는 ‘미디어데이 2013’ 자리에서 “분사는 성공적인 선택”이었다고 단언했다. 네이버와 떨어진 덕에 포털에 관한 규제와 게임에 대한 규제가 중첩됐던 문제를 덜어내고, 조직 내의 의사 결정도 빨라졌다는 이유다.


    한게임은 분명 네이버 덕에 취한 이득도 많지만, 그 강력한 영향력에 뒤따르는 규제는 굴레로 작용했다고 평가받았다. 가뜩이나 한게임은 웹보드 게임에 관한 규제로도 고민이 많았던 상황. 이는 “한게임과 네이버는 트래픽을 주고받으며 큰 효과를 봤지만, 의사 결정이나 사업 간 시너지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이은상 대표의 말에서 비춰 봐도 실보단 득이 컸던 분사 결정으로 보인다.


    확실히 현재 NHN엔터의 행보는 무엇보다 ‘리스크’를 줄이는 데 집중하는 눈치다. NHN엔터는 올 하반기 한게임 외에 새 브랜드 ‘토스트(TOAST)’도 내놓을 예정이다. 위 플랫폼은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만 전문으로 서비스한다는 설명. 계획대로라면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에 대응하기가 한결 수월해지며, 한게임이라는 이름이 지닌 ‘웹보드게임 전문’이라는 인식도 개선될 수 있다.

     

    ▲ NHN엔터테인먼트 이은상 대표


    미디어데이 당시 이은상 대표는 “현재 매출 중 40%가 웹보드 게임에서 나오는데, 이를 내년까지 30%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40%라는 비중 또한 감소한 수치임을 생각하면 NHN엔터는 예부터 웹보드 게임의 무게를 줄이려 했던 모양새다. 그렇다면 어디서 웹보드 게임의 매출을 대신할 생각일까? NHN엔터가 내놓은 대답은 모바일이다.


    NHN엔터는 모바일 사업 강화를 핵심 목표로 꼽았다. 최근 NHN엔터의 모바일 게임 중 좋은 성적을 냈던 작품이 세계 시장 진출을 노린다. 월 매출 30억 원을 달성한 ‘피쉬 아일랜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타고 서비스될 예정이며, 똑같이 월 매출 30억 원을 기록한 ‘우파루마운틴’ 역시 대형 퍼블리셔 그리(Gree)를 통해 일본에 선보인다.


    NHN엔터가 모바일 시장 공략과, 아시아 지역부터 우선된 세계 시장 진출에 대해 장밋빛으로 계산하는 이유는 ‘라인’의 힘이 세다. NHN엔터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라인 전용으로 출시된 ‘라인팝’이 누적 내려받기 3,000만과 월 매출 70억 원을 기록했다. 아무리 NHN엔터가 분사한 몸이라지만, 한솥밥을 먹었던 이상 라인에 대한 정보는 누구보다 많이 알 일. 라인 전용인 차기작 ‘라인도저’와 ‘라인체이서’ 등을 준비하는 모습만 봐도, 라인과의 협업은 쭉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하반기 우리나라에 내놓을 모바일 신작 라인업은 더 있다. 캐주얼 퍼즐 게임인 ‘포코팡’과 RPG인 ‘레벨업!’, 축구 시뮬레이션 ‘풋볼데이’ 등 3종이 준비 중이다. 이 중 포코팡은 지난 5월 출시된 지 세계 시장에서 1,500만 내려받기를 달성했던 게임. 웹보드 게임 비중을 내린 대신 모바일 게임을 끌어올린 전략 또한 득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짚어볼 부분은 PC온라인 게임이 남는다. 하지만 여기서도 NHN엔터의 준비는 만만치 않다. ‘에오스’와 ‘아스타’, ‘팔(PAL) 온라인’, ‘드라켄상’ 등 MMORPG 4종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 시범서비스가 진행됐거나, 정확한 일정이 드러난 것을 봤을 때 4종 모두 연내 서비스는 기정사실인 분위기다. 만약 ‘킹덤언더파이어2’나 ‘메트로컨플릭트’, ‘프로젝트 R1’까지 다듬기를 끝낸다면 사실상 PC 온라인 게임 라인업도 부족함이 없다.


    결국 NHN엔터의 청사진에 관한 평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입이 모인다. 지금 당장 드러난 모습과 향후 계획만 짚어봤을 땐 꼬집힐 부분에 관한 대비가 철저한 상황. 실보다 득이 클 조건은 여러모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위 평가에 대한 정답은, 올해가 지난 뒤 NHN엔터테인먼트가 찍은 발자국을 확인하고 나서가 아닐까.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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