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8-27 19:29:44
월스트리트저널은 MS 차기 CEO의 첫 번째 임무는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2010년 1월 아이패드를 발매하기 몇 개월 전, IT 업계는 MS가 개발한 시제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MS 엑스박스 발명자가 개발한 단말기는 쿠리어(Courier)로 책처럼 반으로 접을 수 있으며, 터치스크린에 그림을 그리거나 아이디어를 메모하거나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해 봄, 스티브 발머 MS 최고 경영 책임자(CEO)는 단말기 개발 중단을 명령했다. 2년 남은 윈도우 차세대판 발매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올해 전세계적으로 2억대가 넘는 태블릿이 판매될 전망이지만, 윈도우가 탑재된 제품은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MS 전현직 직원 및 업계 간부는 발머 CEO의 후임자가 누가 되더라고 기업 문화를 재구축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바꿔야 할 기업 문화란 눈앞의 안전한 이익을 우선하고 이노베이션을 배제하는 것이다.
MS는 오랫동안 오피스와 윈도우라는 인기 상품에서 높은 수익을 얻어 왔다. 하지만 MS의 성공 뒤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결과를 낳았다. MS에서는 대박보다는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더욱 높게 평가된다.
발머가 이끄는 MS는 몇몇 최신 제품을 만들어 냈다. 윈도우 스마트폰 전용 소프트웨어나 엑스박스용 모션 센서 키넥트 등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아이팟, 킨들처럼 사람의 생활 스타일이나 업무 방식을 아예 바꾼 상품은 거의 출시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MS는 이전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젊은 IT 기업 거의 모두가 MS 기술에 대해서 높이 평가했고 MS가 뛰어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했다. 하지만 현재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발머의 시니어 고문을 지낸 크레이그 맨디에 따르면 MS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은 이유는 부처 간 협력이 쉽지 않은 사내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발머는 지난 달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맨디는 차기 CEO는 보다 우수한 조직구조를 갖춘 MS를 물려받게 될 것이며,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망했다.
MS 홍보 담당자는 MS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있지만, 시장에 나올 만큼의 것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쿠리어 역시 극히 초기 시제품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MS가 다른 IT 기업에 비해 보수적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한다. 사원들은 레드몬드 버블(Redmond Bubble)을 이야기한다. 직원들이 레드몬드(MS 본사) 밖 IT 현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을 말한다. 직원 중에는 일자리를 잃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고,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는 신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
MS의 전 간부는 “스티브 발머 CEO가 사내 분위기를 위에서 만들기보다는 기업 문화가 그것을 밑에서 억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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