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생명 연장의 꿈을 꾸던 윈도우 XP가 결국 1년의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4년 4월 8일부로 윈도우 XP에 대한 모든 지원을 완전히 종료하기 때문이다. 8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한 한국MS는 이와 같은 사실을 밝히며, 이날 이후 보안 업데이트를 포함한 어떤 기술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전했다.

 

 

연장 지원이 종료되면 윈도우 XP는 추가 업데이트나 최신 드라이버 지원, 온라인 기술 지원은 물론, 추가로 발견된 취약성에 대한 보안 패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종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 코드 등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한국MS는 안전한 PC 사용을 위해 지원 종료 시점 이전에 상위 버전의 윈도우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MS 백수하 상무는 “최초의 국산 자동차 포니에 최신 자동차에 쓰이는 적외선 센서, 내비게이션 등의 자동 제어 장치를 장착하기 어렵다. 이는 윈도우 또한 마찬가지로, 윈도우 XP에 최신 보안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제품에 대한 출시 후 기본으로 5년 일반 지원을 하고 있으며, 기업 고객을 위해 5년 연장 지원을 제공한다. 이는 2002년부터 이런 수명 주기를 시행하고 있는데, 윈도우 XP는 이러한 정책이 발표되기 이전에 출시된 제품이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수명 주기 정책을 수립하기 전이다 보니 예외적으로 윈도우 XP에 대해선 일반 소비자까지 연장 지원을 실시해 왔다.

 

윈도우 XP는 여전히 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글로벌 IT시장조사업체인 스탯카운터 자료를 보면 2013년 3월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가운데 32.9%에 해당하는 1490만대가 윈도우 XP를 운영체제(OS)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평균 23.4%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보안 위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6월 발간한 2012년 상반기 보안 동향 리포트(Security Intelligence Report, Volume 13)에 따르면 윈도우 XP SP(Service Pack)3 버전은 윈도우 7 SP1 보다 보안 위협에 3배 이상 취약하며, 윈도우 비스타 이상의 버전에 비해 약 2배 높은 1000대 당 약 9.5대의 감염률을 보였다. 특히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최근 발표한 ‘악성코드 은닉 사이트 탐지 동향 보고서’의 ‘2013년 1월 악성코드 유포지 국가별 현황’에서도 전세계 악성코드의 57%가 우리나라로부터 유포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국내의 보안 환경은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특히, 금융 서비스, 전자상거래, 전자정부 대민서비스 등 민감하고 중요한 서비스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는 오늘날의 복잡한 환경에서 2001년 출시된 윈도우 XP로는 지속적으로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웹서핑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터넷 익스플로러(IE) 9 이상 버전이 지원되지 않고 IE 6~8 버전까지만 지원되는 것도 윈도우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이유다.
 
금융보안연구원 성재모 정보보안본부장은 “우리나라는 7.7 디도스 공격이나 최근 3.20 사이버 테러 등과 같은 보안 위협에 지속해서 노출되고 있다”며 “출시된 지 11년이나 된 윈도우 XP 는 IE6나 IE7 등 오래된 웹 브라우저와 함께 악성코드 감염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다양한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연장 지원마저 완전히 종료되며 그 위험성이 매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늦기 전에 상위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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