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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인터넷 TV 서비스, 시청자 표정까지 읽는다고?


  • 최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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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02-14 15:35:04


    인텔이 인터넷 TV 서비스 개발에 관해 입을 열었다. 인텔 칩을 쓴 셋톱박스를 새로 내놓고,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VOD) 등의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한다는 것. 아직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올해 말쯤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리라 짐작된다.


    인텔의 에릭 휴거스(Erik Huggers) 부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올싱스디지털(AllThingsDigital)의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인텔 TV에 관한 내용을 언급했다. 콘텐츠 제휴업체나 값 등은 알리지 않았지만, 인터넷 TV를 준비하며 콘텐츠 업체와 협의 중에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 인텔의 인터넷 TV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돌아다니던 얘기다. 2011년만 하더라도 인텔은 셋톱박스를 개발해 가상 케이블 TV를 운영하겠다고 말해왔다. 필요한 전문가 영입도 계속됐던 일. 현재 부사장직에 있는 에릭 휴거스 또한 BBC 출신이다.


    그런데 불투명한 입소문으로 여겨지던 일이 이제 인텔의 입으로 확인됐다. 인텔 TV를 연결하는 셋톱박스는 콘텐츠를 네트워크로 배포,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나올 예정이다. 또 셋톱박스엔 얼굴 인식 기능을 지닌 카메라와 마이크로폰이 함께 달려 시청자의 호응도를 분석하는 능력까지 지녔다.

     


    눈여겨볼 점은 얼굴인식 카메라다. 에릭 휴거스 부사장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 카메라는 시청자를 관찰한다는 내용이 내비친다. 이용자의 습관을 분석하고 식별할 수 있어, 맞춤형 광고를 보이거나 콘텐츠를 추천한다는 내용이다. 또 셋톱박스를 통해 다른 이와 TV로 영상 대화 등을 나눌 수도 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인텔은 지난해 4월 국내 기업인 ‘올라웍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인텔이 최초로 한국기업을 인수했다는 이유로 눈길을 끌었던 인수다. 주목받은 부분은 이 업체의 얼굴인식 기술인데,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람의 얼굴을 세밀하게 잡아낸다. 단순히 얼굴을 알아보는데 그치지 않고 눈, 코, 입, 눈썹 등의 변화를 읽어 표정 변화까지 알아챈다는 뜻이다.


    아마도 더 발전될 얼굴인식 기술을 생각한다면, 우리 앞에 등장할 인텔 TV는 상당히 똑똑할 일이다. 시청자의 성별과 나이 가늠 등은 기본일 일. 셋톱박스가 자동으로 미성년자의 성인물 시청을 제한하거나, 시청자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을 추천해줄 수도 있다. 에릭 휴거스는 “내 아이는 아동용 프로그램을 보고, 나는 내게 맞춰진 프로그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이 셋톱박스의 얼굴인식 기능에 상당히 기대하는 눈치다. TV가 시청자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콘텐츠 추천 등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인 맞춤 광고까지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와 성별, 기분 상태까지 따져가며 알맞은 광고를 내보인다는 것은 광고주의 구미를 크게 당길 일이다.


    하지만 이는 사생활 침해에 관한 우려도 낳는다. 내가 무엇을 보는지 뿐만 아닌, TV 보는 모습까지 누군가가 읽고,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은 썩 유쾌한 기분만 들지는 않는다. TV 보면서 표정관리하고 싶은 이는 없지 않을까? 과연 휴거스 부사장이 말한 “소비자들이 믿을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표현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베타뉴스 최낙균 (nakkoon@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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