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MS의 델 비상장화 지원, 무엇을 노렸나?


  • 우예진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3-02-07 21:52:32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델의 비상장화를 위해 20억 달러를 지원한다고 보도하면서 델과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대신, 타 PC 제조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MS가 델에 자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판매 분야에서 협력 중인 양사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MS는 델 이전에도 스마트폰에 MS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노키아에 지원했고, 검색 엔진 빙(Bing)을 위해서 야후에 자금을 제공한 적도 있다.

     

    델에 지원하게 된 20억 달러는 MS에 있어서 미미한 자금이다. MS는 작년 말 683억 달러의 보유자금 유동성이 있고, 매월 약 20억 달러 가량 현금이 생긴다. 하지만 MS가 델의 채권자가 될 경우 제휴를 맺고 있는 다른 하드웨어 제조사와의 마찰도 우려된다. 이번 자금 지원은 휴렛팩커드(HP)나 레노보, 에이서 등 다른 PC 제조사에게 델을 편애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MS가 자사 브랜드의 태블릿 서피스를 발매하면서 HP와 레노보는 구글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노트북을 제조하기 시작했었다.

     

    MS는 2월 5일 “PC 업계 속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MS 플랫폼 상에서 사업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파트너를 지원하는 일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이번 자금 지원 후 델의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하지 않을 전망이다. MS의 투자 배경에 대해 상세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자금 지원은 이사회 자리 확보나 주식 보유, 혹은 전략적 제휴와 관계없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델의 마이클 델 최고 경영 책임자(CEO)는 작년 8월 동사 이사회에 비공개화를 처음으로 타진했다. MS가 이번 거래 참가를 검토한 것은 작년 12월 또는 그 이전의 일이다. 하지만 프라이빗 에퀴티(PE=미공개주) 투자 회사 실버 레이크 파트너즈의 요구에 응하는 형태로 대화에 참가한 것은 지난 달 부터다.

     

    이번 비공개화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실버 레이크와 델은 양사 모두 244억 달러의 바이아웃을 완료하는데 MS의 자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서피스를 둘러싼 논쟁을 둘러싸고 실버 레이크는 MS와 델의 강한 연대를 이끌기 위해 자금 지원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MS 전문가 중에는 델에 대한 투자는 윈도우를 둘러싼 이해관계를 유지한 채 중요한 파트너를 유지하기 위한 영리한 내기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대략 윈도우를 탑재한 신형 PC 10대 중 1대는 델의 제품이며, 컴퓨터 서버라는 법인용 제품 시장에서도 MS의 고객이다. 서버에도 MS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다.

     

    하지만 델의 비상장화가 주주에 의해서 승인되면 굳이 MS의 소프트웨어에 집착할 필요가 없어진다. 애널리스트 중에는 델이 MS 윈도우로부터 벗어나 구글 크롬이나 안드로이드 등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PC나 태블릿, 스마트폰, 서버 등을 제조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베타뉴스 우예진 기자 (leejik@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