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대한민국 포털이 살 길은?


  • 윤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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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0-11 16:34:31

    한때 대한민국에는 참으로 많은 포털들이 존재했다. 지금도 건재한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종이호랑이가 된 야후,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합병되어 사라진 라이코스, 엠파스, 파란, 네띠앙 등이 있었다.

    이들이 서비스되고 있을 시점만 해도 사이트 순위 상위권은 죄다 포털의 차지였다.

    그런데 과연 지금도 그럴까? 포털 전성시대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빅3 포털을 제외하고, 그래도 이름 대면 대부분의 사람이 알 수 있을 정도의 이름 있는 포털들은 순위에서 보이지도 않는다.

    ▲ 10 9일 기준 랭키닷컴 종합포탈 순위(자료출처: 랭키닷컴)

    이는 랭키닷컴 순위를 보면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가 부동의 빅3를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인스MSN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검색 포털이라는 카테고리를 탄생시킨 장본인인 야후가 전체 순위 24위에 랭크되어 있어 더 이상 포털이라 불리기도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나마 개방형 포탈을 표방하고 있는이 의외로 선전하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란은 얼마전 서비스가 종료되어 순위에서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고, 드림위즈, 천리안2.0, 코리아닷컴, 프리챌 등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 그들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는 쇼핑몰과 언론사닷컴 사이트들이 진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 구글의 약진이 신선해 보이기까지 한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웹 생태계는 지금 이순간 대 변혁의 시기를 겪고 있다 할 수 있다.

    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시시각각으로 엄청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정보통신 시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적응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과거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정보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자금적으로 여유가 없는 기업에서 이러한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둘째는 대한민국 웹 생태계가 네이버에게 과도하게 의지하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엄청나게 많은 인터넷 사용자가 네이버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트래픽을 나눠 갖고자 하는 수많은 웹사이트들이 네이버로 몰려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특히 언론사닷컴 사이트의 경우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통해 뉴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많은 방문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언론사닷컴의 순위가 수직 상승하게 된 것이다. 과연 네이버의 독주는 언제까지 계속 될까?

    트래픽이 네이버로 과도하게 몰리면서 중소규모의 포털들은 살길이 막막해졌다. 사용자들이 찾지 않는 사이트에 광고할 광고주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네이버의 독주는 어중간한 포털들의 살길을 가로막은 꼴이 되었다.

    왜 대한민국 사용자들은 획일적으로 네이버만 찾고 있는 것일까? 물론 변화의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네이버 사용자수는 절대적이다. 네이버에 의해 획일화 되어가는 사회! 이는 대한민국 인터넷 사용자들이 한번씩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결국 대한민국 웹 생태계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네이버에게 과도하게 주어졌던 권력을, 트래픽을 분산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한 형태의 포털들이 다시 등장하게 되고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지금 우리 웹 생태계는 네이버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획일화 되어가고 다양성을 상실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베타뉴스 윤상진 (genie.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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