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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감씹기] 스마트폰의 핵심!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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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9-10 11:20:05

    친절한 B씨와 IT 감씹기 -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쿼드코어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갤럭시S3를 시작으로 이제 새로운 스마트폰은 쿼드코어를 들고 나온다. 내 아이폰은 A5라고 하는데 이건 대체 뭐지? 갤럭시 노트 해외판은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국내판은 스냅드래곤을 썼다고?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스마트폰에게 AP란?

    PC에서 CPU는 Central Processing Unit, 중앙처리장치다. 사람으로 치면 뇌에 해당하는 중요한 부품이다. 똑똑한 스마트폰에도 CPU와 같은 것이 있다. 바로 AP(Application Processor)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라 부르는 AP는 PC로 따지면 CPU를 포함하며 그래픽 처리를 하는 GPU, 캐쉬 메모리와 GPS를 모두 품은 하나의 칩이다. 그렇기에 스마트폰 AP는 CPU보다 하는 일이 더 많고 중요하다.

    모든 AP는 ARM으로 통한다

    애플 A5. 위쪽 글씨를 보면 ARM이라고 쓰여 있다

     

    스마트폰 AP를 얘기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 바로 ARM(암)이다. 왠 ‘팔’이냐고요? ARM(Advanced RISC Machine)은 AP 개발회사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태블릿은 거의 대부분이 바로 이 ARM 기술로 만들어진 AP를 품고 있다. 아, 스마트폰의 0.1% 정도는 인텔 프로세서다. PC의 절대강자 인텔도 모바일 기기에서는 존재감이 없는 상황이군.

    암튼, ARM은 반도체 회로 설계 회사다. ARM은 모바일 프로세서만 만들고 반도체 제조회사에 라이센스 비용을 받고 판매한다. 반도체 제조회사는 ARM 아키텍쳐를 바탕으로 입맛에 맞는 AP를 만들고 있다. 200개가 넘는 AP 업체가 ARM에 라이센스 비용을 내고 있으니 ARM의 수익률은 꽤 짭짤하다. 최근 애플이 ARM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추측성 기사들이 있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쉽지 않아 보인다. ARM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 스마트TV,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기에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 퀄컴, TI 등 다양한 AP제조사들이 ARM 아키텍쳐를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ARM은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저전력 프로세서이며, 코어 제작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AP업체가 자체 아키텍쳐를 개발하는 것보다 ARM 라이센스를 구입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절감 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AP에 쓰이는 ARM 기술은 코어텍스(Cortex)라는 코드명으로 구분된다. 코어텍스는 대뇌 피질이라는 뜻으로 ARM이 개발한 모바일 AP 회로 기술이다. 아이패드1에 쓰인 코어텍스-A8에서 코어텍스-A9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코어텍스-A15까지 개발된 상태다. 코어텍스-A9은 A8에 비해 25% 높은 성능을 낸다. 또한 멀티코어가 가능해 2~3배 높은 AP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 나온 코어텍스-A15는 A9에 비해 연산 능력은 2배, 그래픽 성능은 3배 정도 좋아졌다. 게다가 4개의 코어를 하나의 칩에 넣는 쿼드 코어 AP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고성능 모바일 기기에 적합하다.

     

    스마트시대를 연 장본인의 선택 - 애플 A 칩

     

    ▲ 애플 A4 칩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스마트시대를 연 장본인 애플은 ARM 아키텍처를 가장 잘 활용한 회사다. 사실, 애플이 아니었다면 ARM이 모바일 AP의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까 싶다.

    애플은 아이폰3GS까지 삼성전자 AP를 쓰다가 아이패드1부터 직접 설계한 AP를 내놓았다. 바로 ARM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아이폰에 최적화 시킨 A 시리즈 칩이다. A칩은 애플 단일제품으로 1년에 하나씩 신제품을 공개할 때 함께 선을 보인다. 이름은 A4, A5, A5X로 IT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어떤 게 신형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칩 설계는 애플이 하지만 제조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하고 있다.

    애플 첫 A칩은 아이패드와 함께 선보인 A4다. A4는 ARM 코어텍스-A8을 기반으로 애플이 설계, 삼성전자가 생산했다. 싱글코어 프로세서로 1GHz 속도로 작동하며 아이패드를 시작으로 아이폰4, 아이팟 터치 4세대에 쓰였다. A4 후속작 A5는 누구나 예상한 듀얼코어 프로세서이다. ARM 코어텍스-A9 코어가 1GHz로 작동한다. A5는 아이패드2에 처음 실렸으며 아이폰4S도 같다. 아이폰4S는 아이폰4에 비해 성능은 2배 그래픽 성능은 최대 7배 빠르다. 아이폰4S가 발표되었을 때 똑같은 생김새 때문에 옆그레이드라는 말이 많았는데 실제 4와 4S의 AP 성능차이는 2배 이상이고, 체감 성능도 확연히 다르다.

    A5 후속 A5X는 뉴아이패드와 함께 공개되었다. 당시 쿼드코어라는 루머가 많았지만 아쉽게도 CPU는 듀얼코어 그대로고 GPU만 쿼드코어로 바뀌었다. 다음 아이폰5는 쿼드코어로 출시될 것은 확실시 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최강자의 선택 - 삼성 엑시노스

    삼성전자는 단말기 뿐 아니라 뛰어난 반도체 기술로 AP까지 직접 만드는 세계에서 아주 드문 회사다. 삼성전자 AP는 엑시노스(Exynos)라고 불리는데 그리스어로 스마트(smart)와 그린(green)이라는 뜻이다. 엑시노스 전에는 허밍버드란 코드명으로 AP가 있었다. 이 시절 삼성전자는 자사 휴대폰 이외에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 3GS용 AP를 만들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아이폰3GS는 삼성 옴니아2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뉴아이패드, 아이폰4S에 들어가는 AP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모두 엑시노스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퀄컴 AP도 쓴다. 갤럭시 노트1 국내판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1.5GHz 듀얼코어, 해외판은 엑시노스 1.4GHz 듀얼코어가 쓰였다. 단순히 작동속도만 보면 스냅드래곤이 더 빠를 것 같지만 성능은 큰 차이가 나지 않고 배터리 성능이나 발열 면에서 엑시노스가 훨씬 안정적이다. 갤럭시 노트가 다른 AP를 쓴 이유는 삼성전자가 아직 LTE를 지원하는 엑시노스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갤럭시S3는 국내최초 쿼드코어 스마트폰이다. 1.4GHz 속도로 작동하는

    ARM 코어텍스(Cortex)-A9 코어 4개가 들어 있다. LTE와 3G를 모두 쓰는 별도의 통신 칩이 있다.

     

    LTE는 내가 대세 - 퀄컴 스냅드래곤


    퀄컴(Qualcomm)은 독특하다. 세계에서 AP에 통신칩을 함께 넣을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유일한 업체이다. CDMA와 LTE에 대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AP와 통신칩을 합쳐 원칩으로 만들면 모바일 기기 내부 공간을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 전력소모량이 줄어든다. 최근에는 3G와 LTE 통신칩까지 하나로 통합시켰다.

    퀄컴은 원래 무선 통신 전문 기업으로 3G와 CDMA, LTE 관련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CDMA 통신칩 대부분이 퀄컴일 정도다. 이런 퀄컴이 만든 AP가 스냅드래곤(Snapdragon)이다. 스냅드래곤 1세대는 1GHz 속도로 2008년 후반기에 출시됐다. 당시 아이폰3GS가 싱글코어 600GHz였으니 스냅드래곤은 속도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2세대 스냅드래곤 S2는 작동속도를 조금 높이고 그래픽 성능을 강화했다. 하지만 스냅드래곤은 같은 코어텍스-A8 기반의 다른 AP보다 연산 능력이 떨어지고, 그래픽 성능이 낮아 스냅드레기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3세대 AP인 스냅드래곤 S3는 듀얼코어로 이전의 악평을 만회하려 한다. 그러나 다른 AP회사가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기술로 앞서나가기에 성능으로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통신칩과의 통합이라는 장점으로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퀄컴 AP를 쓰고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S4 Pro부터 쿼드코어로 출시한다. 제조공정을 45mm에서 28mm로 줄여 발열과 전력소비를 줄이며, 각 코어에 들어가는 전력과 작동속도를 따로 조절하는 비동기식 방식을 사용해 전력소비를 추가로 줄였다.

     

    그래픽 강자의 선택  - 엔비디아 테그라

     

    엔비디아(Nvidia)는 그래픽 프로세서 제조사로 유명하다. 엔비디아는 2008년 AP 테그라(Tegra)를 처음 공개했다. 그래픽 명가답게 테그라도 게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모바일 멀티 코어 경쟁에서는 타 업체보다 상당히 빠른 편이다.

    테구라라 불리는 이유?


    테그라1은 2009년 마이크로소프트 준(Zune) HD와 삼성전자 MP4 플레이어인 YP-M1 단 2개 제품에 쓰였다. 아이팟터치 대항마였던 YP-M1은 WMV9과 H.264 BP 코덱 영상만 재생 가능한 아이팟터치와 달리 인코딩없이 대부분의 동영상을 재생한다고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가진 많은 720p 영상이 720 MP/HP였는데, 이를 제대로 재생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결국 테구라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테그라2는 세계최초 듀얼코어로 주목을 받으며 세상에 나온다. 하지만 모바일 멀티미디어 성능을 강화하는 네온(Neon) 기능을 쓰지 못해 다른 회사 싱글코어 AP보다 동영상 재생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테구라’의 오명은 계속되었다.


    2012년 엔비디아는 세계최초 쿼드코어 AP인 테그라3를 만들었다. 코어텍스-A9 코어 4개와 다섯 번째 코어인 컴패니언 코어가 담겨 있다. 이 컴패니언 코어는 단순한 작업을 위해 쓰인 500MHz짜리 코어다. 컴패니언 코어만 사용하면 소비전력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감상, 문자 메시지, 웹 서핑 같은 단순 작업에서는 다른 코어를 끄고 컴패니언 코어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엔비디아의 주장에 따르면 HD 비디오 재생시 테그라2보다 전력소모량이 61%나 줄어든다. 테그라3는 테그라2보다 연산 능력은 5배, 그래픽 성능은 3배 더 높다. 여기에 테그라3에 최적화한 게임도 나온다고 하니 여러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테구라’의 이미지만 벗어버린다면 널리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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