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3-21 22:08:16
잡스는 갔지만 애플은 건재하다. 그 건재함의 증거가 바로 새로운 아이패드다. 출시한 뒤 하루에 100만 대씩 팔린 것을 보면 뉴 아이패드에 대한 여러 악평들을 초라하게 만들어 버린다. 지금까지 여러 채널을 통해 뉴 아이패드 소식을 접했지만, 역시 직접 만져보기 전에는 그것의 진가를 알지 못한다.
베타뉴스에서도 뉴 아이패드를 발표한 그날 팟캐스트 ‘나는 호구다’ 호외 편을 편성해 한 시간 넘게 뉴 아이패드의 특징과 전망, 국내 출시에 어려움 등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뉴 아이패드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신 분은 출퇴근 시간에 ‘나는 호구다’ 팟캐스트 호외 편을 들어 보시라.
● 해외 배송 결코 손해 아니야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인 뉴 아이패드에 대한 궁금증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아이패드용 태블릿 매거진 <이츠비>를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 이츠비 매거진이 뉴 아이패드에서 어떻게 보일지 무척 궁금했다. 결국 3월8일부터 애플 홈페이지(www.apple.com)에서 사전 주문이 시작된 것을 보고 바로 주문했다. 미국 LA에 있는 형 집으로 배송을 시키고 한국으로 다시 배송 받는 방법을 택했다.
애플 홈페이지에서 주문한 뉴 아이패드는 Wi-Fi 64GB 화이트 모델이다. 판매가격은 699달러이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재활용 비용(Recycling Fee) 6달러를 받는다. 여기에 61.16달러의 세금이 더해져 최종 결제한 금액은 766.16달러다. 우리 돈으로 84만3천 원 정도다.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미국 LA로 주문하면 766.16달러를 결제해야 한다.
뉴 아이패드는 3월12일 배송을 시작해 애플이 말한 출시일인 16일에 맞춰 도착했다. 곧바로 에어보이익스프레스를 통해 미국 LA에서 한국으로 보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발송 비용은 30달러다. 16일에 미국 현지 주소지에 도착했지만 금요일 오후에 받아서 주말을 지나 19일 배송이 시작되었다. 뉴 아이패드는 그날 출발하는 아시아나 OZ283편에 실러 한국으로 날아왔다.
21일 세관에서 통관 중인 화물에 대한 세금을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세금, 통관료, 보관료를 합한 금액은 8만4천640원이다. 여기에 배송료를 포함하면 11만8천540원이 해외 구입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로 달려가 직접 뉴 아이패드를 받았다. 감격스러운 순간이다. 얼리어댑터라면 공감할 것이다.
최종적으로 뉴 아이패드 Wi-Fi 64GB 화이트 모델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총 비용은 96만1천540원이다. 미국 출시 가격인 699달러를 오늘(3월21일) 환율로 환산하면 78만7천773원이고 여기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하면 86만6천550원이다. 애플코리아가 환율을 그대로 적용해서 판매한다면 10만 원 정도 더 지출한 셈이지만 국내 출시가 언제일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찍 받는 비용으로 이 정도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2011년 5월 아이패드2를 애플 한국 스토어에서 구입했을 때 89만 원을 지불했다.
특히 아이패드2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고 구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뉴 아이패드 해외 구입은 만족스러운 결과다. 아이패드2 Wi-Fi 64GB 화이트를 국내에서 구입할 때 89만 원이었다. 해외 가격은 역시 699달러인 상황이고, 그 때는 환율이 좀 더 낮았을 때이니 이번 뉴 아이패드 해외 구입 가격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한 상황이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뉴 아이패드의 국내 출시 가격은 90만 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 아이패드를 먼저 사용해 보고 싶은 얼리어댑터라면 미국, 호주 등 1차 출시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구입하는 것이 절대 손해가 아님을 알려드리는 바이다. 한데, 일본은 조심해야 한다. 일본은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포함된 화물은 항공 배송이 불가능하다. 기자가 알고 있는 한 분은 일본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구입을 했지만 항공 배송이 거부되면서 직접 가지러 가거나 배를 통한 배송밖에 할 수 없어 2주나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드디어 뉴 아이패드 개봉
사무실로 달려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스를 열었다. 뉴 아이패드 상자는 아이패드2 상자보다 조금 작아졌다. 불필요한 포장재를 줄인 셈이다. 내부 구성은 아이패드1, 아이패드2와 비슷하다. 본체가 있고, 간단한 사용 설명서, 충전 어댑터와 케이블이 끝이다. 다른 부속품은 없다. Wi-Fi 모델이 아닌 4G 모델이라면 SIM 카드 슬롯을 빼기 위한 꼬챙이(핀)가 하나 더 있을 것이다.
아이패드2(왼쪽)와 뉴 아이패드(오른쪽)의 화면 확대 사진
뉴 아이패드는 PC와 연결해 아이튠즈를 실행하지 않아도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ID를 입력하고 아이클라우드를 활성화 시키면 아이클라우드에 저장된 인터넷 즐겨찾기, 연락처, 사진 등 정보들을 바로 내려 받는다. 미국에서 구입했지만 iOS 5.1에는 한국어가 기본으로 담겨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뉴 아이패드를 처음 켜고 느낀 것은 역시 깨끗한 화면이다. 4배 높아진 해상도가 선사하는 감동은 아이폰3GS에서 아이폰4로 진화했을 때와 또 다른 차원이다. 작은 아이폰 화면으로도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는데, 커다란 아이패드 화면이 고해상도로 펼쳐지니 정말 눈물이 날 지경이다.
특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가독성면에서 압도적이다. 인터넷 페이지를 열어보면 화면을 확대하지 않고도 작은 글씨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게 보여준다. 아직 <이츠비 매거진>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해 글씨가 선명해지지는 않지만 아이폰 앱을 아이패드에서 실행했을 때처럼 가운데 조그맣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츠비 매거진>은 아이패드2와 뉴 아이패드에서 똑같이 보인다.
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앱은 아직 많지 않다. 애플이 만든 키노트, 페이지, 넘버 정도는 모두 선명하게 나오지만 다른 애플리케이션, 특히 그림은 아이패드2와 똑같이 보인다. 다만, 전자책을 볼 때는 높아진 해상도가 빛을 발한다. 기존에 구입했던 ‘김제동이 만나러갑니다’, ‘닥치고 정치’ 등 전자책 앱은 글씨가 훨씬 또렷하게 보이기 때문에 글을 읽기 좋아졌다. 결국 뉴 아이패드의 높아진 해상도는 전자책 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뉴 아이패드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으로는 <인피니티 플레이드2>, <에어 슈프리머시>, <오더&카오스온라인>, <리얼레이싱2 HD> 등이 있고 내가 구입한 앱 가운데는 <아스팔트 6:아드레날린 HD>가 있다.
아이패드2와 뉴 아이패드에서 각각 <아스팔트 6:아드레날린 HD>를 직접 실행해 봤다. 4배나 높아진 해상도를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전혀 버벅거림 없이 매끄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차가 파손될 때, 짜릿한 드리프트를 할 때, 강력한 부스터로 앞 차를 들이 받을 때 등 어떠한 순간에도 멈칫거리지 않았다.
뉴 아이패드로 한참을 게임을 즐기다. 아이패드 2를 쥐고 운전을 하려니 유리창에 뿌연 안개가 끼어 있는 상황에서 운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 가지 아이패드 2가 좋은 점은 더 가볍다는 것이다. 그냥 하나씩 들고 비교할 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중력센서를 이용한 레이싱 게임처럼 아이패드를 계속 흔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 차이가 느껴진다. 뉴 아이패드로는 한 시간 이상 레이싱 게임을 하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다.
※뉴 아이패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체험기는 <이츠비 매거진> 4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개봉기 및 첫 사용 동영상 보러가기
베타뉴스 황영하 (re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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