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2-22 11:37:12
내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8 출시를 앞두고 윈도우8 태블릿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윈도우8은 PC는 물론 태블릿에서도 쓸 수 있도록 메트로UI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트로UI는 윈도우폰7에서 도입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UI다. 메트로UI에 쓰인 아이콘이 기존 아이콘과 다른 점은 아이콘 자체에 여러가지 정보를 표시할 수 있고, 애니메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슬레이트PC에 윈도우8을 설치한 모습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슬레이트PC가 윈도우8 태블릿의 개발자용 레퍼런스로 알려졌다. 이미 윈도우8 개발자용 프리뷰 버전이 공개되어 있다 보니 슬레이트PC에 윈도우8을 설치하면 그대로 윈도우8 태블릿이 된다. 슬레이트PC 출시와 함께 이미 윈도우8 태블릿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진 셈이다.
윈도우8을 제대로 써 볼 수 있는 시스템은 삼성전자 슬레이트PC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일반인들이 슬레이트PC를 써 보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유는 가격 때문. 가격이 170만원에 육박한다.
와이파이용 아이패드2 가격이 64만원부터 시작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윈도우 태블릿의 벽이 너무 높은 것. 최근 아마존 킨들 파이어가 199달러에 나오면서 윈도우8 태블릿과의 격차는 더욱 크게 느껴 지게 되었다. 그래서 윈도우8 태블릿의 가장 큰 적은 가격과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것은 태블릿이 아니고, 태블릿PC다'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사람들은 결국 아이패드나 킨들 파이어와 같은 종류의 제품으로 인식할 것이다.
이미 아이패드2가 대중화 되고 있고, 킨들 파이어도 파죽지세로 팔려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볼 때 윈도우8 태블릿은 이들과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클라우드가 만들어 놓은 새로운 경쟁 환경
윈도우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이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 최대의 공신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고 생각 된다. 예전에는 모든 작업을 PC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로 했지만, 이젠 클라우드 환경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지메일로 메일을 주고 받고, 캘린더도 구글캘린더와 동기화 하고, 메모는 에버노트 등으로 하고 있다. 사진은 드랍박스 같은 어플로 PC로 옮기고, 문자는 카카오톡으로 주고 받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클라우드 세상에서는 어떤 플랫폼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쓰던 서비스를 이 기기로도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많은 작업들이 반드시 윈도우에서 하지 않더라도 다른 플랫폼에서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다.
어떻게 가격을 낮출 것인가?
윈도우8 태블릿은 태블릿 시장의 후발주자다. 선발주자인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싸워야한다. 항상 써 오던 윈도우 기반의 태블릿이라는 장점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 비슷한 가격이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삼성전자 슬레이트PC는 플래그쉽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 170만원의 가격으로는 대중화가 어렵다. 기존의 넷북처럼 40~50만원대의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여기에 4G LTE 등을 넣어 통신사의 보조금까지 받게해 초기 부담이 거의 공짜에 가까운 태블릿을 만들어내도 좋다.
윈도우 스토어 정책, 어떻게 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0년 반독점의 트라우마에 갇혀 있었다. 새로운 것을 하려 할 때마다 반독점의 대상이 되지 않을지 걱정해야 했다. 애플이나 구글의 선전은 반독점 소송의 가능성을 낮춰주는 측면도 있다. 앱스토어같은 혁신적인 것을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 못해 안 했을 수도 있지만 반독점 제소의 대상이 될 수 있어 피한 부분도 있으리라 본다.
윈도우 스토어에서 결제권을 갖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많은 수익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새로운 수익으로 인해 윈도우8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생길 수 있고, 윈도우8 태블릿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PC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입지가 확고하지만 태블릿 시장에서까지 확고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면서 태블릿 자체의 가격은 낮추는 형태로 가는 것이 태블릿 전쟁에서 선전할 수 있는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메트로 앱의 빠른 증가
기존 프로그램들도 사용할 수 있지만 태블릿의 장점을 살린 메트로 앱이 빠르게 증가해 줘야 할 것 같다. 애플 아이패드와 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에는 이미 많은 전용 앱들이 나와 있다. 앱 부분에서도 윈도우8 태블릿은 후발주자일 수 밖에 없다.
메트로UI를 지원하는 앱(어플)들은 이전 버전 윈도우용 프로그램들과 다른 형태로 개발된다. 각종 센서를 지원하도록 개발되는 것이다. 태블릿에서 최대의 만족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양한 API를 제공해 준다. 윈도우8에 최적화된 앱들이 많이 나와줘야 소비자들이 윈도우8 태블릿을 적극적으로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 앱의 빠른 증가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노력에 좌우된다. 예전처럼 슈퍼갑의 자세를 버리고 낮은 자세로 개발자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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