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성인영화 배우를 모델로 사용한 드라고나온라인,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청소년이용가 등급을 꺼리고 있다. 오히려 청소년 등급을 획득한 게임도 내용을 바꾼 후 재심의를 신청해 성인용으로 둔갑하는 실정이다. 올해 흥행한 게임들도 대부분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다. 최고 흥행작 ‘테라’는 개발 단계부터 성인전용으로 만들어졌다.

 

청소년 이용불가인데도 동시접속자 수 20만 명 이상을  모으며 올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청소년용으로 서비스된 ‘다크블러드’는 표현수위를 높여 성인용으로 다시 서비스한 후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15세 등급을 받은 ‘황제온라인’은 게임 내 아이템 현금거래 지원을 위해 18세 이상 성인회원만 가입을 받았다.

 

‘드라고나 온라인’에선 일본의 유명 성인영화 배우를 게임모델로 사용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주로 청소년게임을 서비스한 넥슨도 올해부터 성인게임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불멸 온라인’, ‘영웅시대’ 등 넥슨의 신작들은 대부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다. 이중 ‘불멸온라인’은 10만 명 가까운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내년에 나올 기대작들도 성인용이 대세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는 18세 이상 성인용 버전만 나온다. 출시때마다 성인과 청소년버전을 함께 내놨던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만은 성인전용으로 출시한다.

 

디아블로3 못잖은 기대를 받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도 일찌감치 성인게임으로 못 박았다. 직장인들을 타겟으로 하는 웹게임은 성인게임의 비중이 더 높다. 이처럼 국내 게임시장에서 성인물이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표현의 자유’라는 근본적 이유 외에도 다양한 원인들이 있다.

 

무엇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게임은 수익의 대부분을 성인층에 의존하고 있다. 아이템을 팔아 수익을 얻는 부분유료화 요금제가 정착하면서 성인의존율이 더 놓아졌다. 돈이 없는 청소년들은 게임의 이용자수는 늘려주지만, 수익성은 높지 않다.

 

게임사 입장에선 캐시아이템을 많이 구입하는 성인층의 구미에 맞게 콘텐츠를 만들 수밖에 없다. 리니지의 경우 한때 게임등급을 12세에서 18세로 상향한 적도 있었지만 매출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용자가 1만 명도 안 되는 성인게임 중 한 달 수익이 수십억이 넘는 것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게임사도 청소년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규제도 심하고 심의조건도 까다로워 청소년용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해외에선 청소년용으로 발매된 스타크래프트2가 한국에서만 성인등급을 받아 게임사가 일부 내용을 수정해 재심의를 받았다. 콘텐츠를 수정하는데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사로써는 적잖은 부담이다. 여기에 온라인게임 셧다운제나 아이템 현금거래 금지법 등 정부의 규제정책도 성인게임을 부채질하고 있다.

 

셧다운제가 시행되면서 게임사들은 청소년 이용차단에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데 인력과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청소년게임에서 아이템현금거래금지 법안도 준비되고 있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때문에 신작게임의 경우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청소년을 포기하고 성인용으로만 내놓은 경우도 많다.

 

수익은 적고 부담만 큰 청소년게임 대신, 표현과 서비스가 자유로운 성인게임에 집중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성인게임이 늘면서 선정적이고 폭력적 콘텐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앞세운 성인게임들이 양산된다면 국내시장도 일본처럼 저질 성인게임이 시장을 잠식해 나갈 우려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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