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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게이트, 용량은 UP 그러나 안정성은 Down?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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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9-28 11:31:55

    1956년 IBM에서 약 5MB 짜리의 하드디스크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55년이 지난 지금은 테라바이트급의 하드디스크가 보급화되고 있다. 처음 만들어진 하드디스크의 가격은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6,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이었고 24인치 디스크를 50여장 사용하여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 크기도 엄청난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데스크톱에는 보편적으로 3.5인치 크기의 디스크(플래터)가 내장된 하드디스크가 사용되고 있다. 현재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3.5인치 하드디스크 중 가장 큰 저장 용량은 3테라바이트(TB)지만 가격대비 용량을 고려한다면 2테라바이트 용량의 제품이 무난하며 실제로도 1테라바이트 제품과 함께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하드디스크의 저장 용량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응용프로그램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크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게임 하나가 차지하는 저장 공간의 크기는 수에서 수 십 기가바이트에 이르고 풀HD 화질의 영화 파일 하나가 최고 50기가바이트에 이른다. 또한 DSLR 카메라가 보급됨에 따라 압축된 사진 한 장도 수 십 메가바이트(MB) 수준이다.


    여기에 각 가정마다 100Mb/s급의 초고속 인터넷 연결이 보편화 되어 있다 보니 데이터의 크기가 기가급에 이른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것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저장 매체 중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알려진 하드디스크의 안정성에 최근 빨간불이 켜졌다. 그것도 시중에서 히트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씨게이트의 '바라쿠다 그린(ST2000DL003)' 모델에서 말이다.

     


    ▲ 안정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씨게이트 바라쿠다 그린 ST2000DL003

     

    CPU나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는 고장나면 애프터서비스 받아서 바꿔 끼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운영체제를 비롯해서 나만의 소중한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하드디스크가 고장이 나면 안에 담긴 데이터는 하드디스크 제조사에서도 보증을 해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수 십 만원의 비용을 들여 개인이 복구를 하거나 그냥 포기해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

     

    ◇ 안정성 논란, 처음이 아니다 = 씨게이트 하드디스크의 안정성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씨게이트의 7,200RPM 제품군 중 11세대 모델인 7200.11에서도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발생한 문제는 구입 기간에 상관없이 RSC (Reallocated Sector Count)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었다.

     

    RSC란 ‘섹터 치환 횟수’라 하며 이는 곧 하드디스크 내에 불량 섹터가 발생하여 이것을 정상 섹터로 대체하였다는 것이다. 이를 내버려 두면 배드섹터가 증가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에는 하드디스크 자체가 고장이 나기도 했었다.


    씨게이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품의 펌웨어를 업데이트 하였으며, 당시 문제가 발생하였던 CC31에서 시작하여 CC37 버전이 넘어서야 안정화가 되었다.

     

    ◇ 연이어 발생하는 안정성 논란 = 현재 씨게이트의 2테라바이트 주력 제품은 7,200 RPM 모델이 아닌 5,900 RPM의 '그린' 제품군이다.

     

    그린 제품은 디스크의 회전 속도를 5,900 RPM으로 낮추면서 소음과 발열을 줄였고, 회전속도를 낮추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성능저하 문제는 데이터 집적도를 높이는 것으로 해결한 제품이다. 하지만 이 제품에서 일명 ‘벽돌’이라 불리우는 인식 불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증상은 구매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하드디스크에서 특이한 소음이 발생을 하다가 급기야는 인식 불가 사태로 진행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하드디스크가 ‘돌연사’를 하는 것이며,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불특정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할 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와 같은 ‘벽돌’ 현상에 대한 문제 제기는 국내 유명 가격 비교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으며 아직까지 해결은 되고 있지 않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조사인 씨게이트 측에서도 인지를 하고 있으며 하드디스크 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진행하면서 문제해결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드디스크는 단순한 PC의 일개 부속이 아니다. 이곳에는 개개인의 소중한 추억이 담겨있거나 현업에 필요한,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자료들이 담겨있기도 하는 곳이다. 가뜩이나 소비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믿음'으로 하드디스크를 선택하는 경향이 큰데, 단순히 성능과 용량만을 경쟁하듯이 올려봤자 안정성 논란이 발생한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씨게이트의 명성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 명성 그대로 하드디스크 업계의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번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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