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6-28 18:21:31
모터스포츠로 다져진 크루즈 1.8L 터보가 실제로 양산된다면 어떨까?
모터스포츠의 목적 중 하나는 양산 자동차를 위한 기술 개발에 있다. 연일 우승 소식을 전하고 있는 쉐보레 크루즈 레이싱카를 바라볼 때면 이 명제가 자꾸 떠오른다.
쉐보레 크루즈 레이싱카는 1.8L 배기량으로 280마력이 넘는 출력을 내니 제네시스 쿠페 200 터보 정도는 가볍게 제쳐 버릴 것이다. 제네시스 쿠페 200 터보는 출력이 210마력에 머물기 때문이다. 그나마 스포티지 T-GDI에 실린 2.0L 터보 GDI가 264마력을 토해내지만 큰 덩치를 끌어야 하니 민첩함은 떨어진다.
물론 최고의 성능을 위해 세심하게 튜닝한 레이싱카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양산차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모터스포츠를 통해 기술을 획득하고, 그를 통해 양산차의 성능을 개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쉐보레 크루즈는 이미 가능성 검증을 마친 상태다. 슈퍼2000 클래스를 휩쓸고 있는 레이싱카 뿐 아니라 2.0L 디젤 모델에서 단단한 보디와 하체, 안정감 있는 운동성능을 확인했다. 무거운 디젤 엔진을 품고도 그렇게 잘 달렸으니 1.8L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고 달리는 모습은 얼마나 짜릿할까?
쉐보레 크루즈 1.8L 가솔린 터보 모델이 나온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이 무척 재미있어질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다양성이 없다. 경형, 소형, 준중형, 중형, 대형까지 차 크기로 구분된 수직적인 계층 구조만 존재할 뿐이다. 여기에서 벗어난 녀석들은 찬밥 신세가 되거나 기껏 독특한 형태로 만들어도 결국 계층 구조 안에 편입되고 만다. 현대 벨로스터가 그렇다. 독특한 디자인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할 법도 하지만 결국 아반떼와 별반 다르지 않은 준중형일 뿐이다.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도 다양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의 상징으로만 여겨지던 수입자동차가 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둔 이유도 바로 다양성에 있다. 폭스바겐 골프를 보라.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1.6 TDI 블루모션부터 핫 해치의 대명사로 통하는 골프 GTI까지 다양한 모델이 존재하기에 해치백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1974년부터 지금까지 2천600만 대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지 않은가.
베타뉴스 황영하 (red@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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