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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주 만에 나온 빈라덴 게임.. 직접 해보니


  •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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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5-11 16:53:27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이 게임으로 상품화 되고 있다. 빈라덴이 죽은 지 1주일 만에 그의 사살작전을 다룬 온라인게임이 나왔다. 미국 게임사가 만든 온라인게임 ‘쿠마워’에서 빈라덴 사살작전을 내용으로 다룬 콘텐츠를 추가했다.

     

    ‘쿠마워’는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테러와 분쟁을 게임으로 재구성한 FPS게임이다. 실제 벌어진 사건들을 재현해 추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되며, 지금까지 100여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자는 각 에피소드를 온라인으로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다.

     

    에피소드마다 실제 사건에 참여했던 병사의 인터뷰나 관련영상물을 볼 수 있으며, 전투가 벌어진 장소와 구체적인 전술 등 실제 작전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에피소드가 추가될 때마다 논란도 많았다. 실제 벌어진 사건을 다루다보니 고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1996년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잠수함으로 남한을 침투한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을 다룬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다. 후세인 체포한 작전, 알카에다 핵심간부 알자르카위 사살작전 등 미군이 테러리스트를 응징하는 내용들이 많다.

     

    마지막 107번째 에피소드로 빈라덴 사살작전을 다루면서 논란이 재점화 됐다.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다룬 게임인데, 충분한 검증 없이 관련 콘넨츠를 내놓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마저도 미군의 증언을 토대로 재현된 내용이라 미군 홍보용 게임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용자는 미국 특수부대 편에서 빈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해 사살하는 임무를 받는다. 게임은 파키스탄 시내에 있는 빈라덴의 은신처를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게임이 시작되면 다른 팀원들과 함께 건물 1층부터 잠입해 들어가 2층에 있는 빈라덴을 사살해야 한다.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여러 곳에서 문제 장면들이 많았다. 빈라덴을 지키는 부하가 대부분 여성으로 묘사됐고, 이들은 빈라덴을 위해 대신 죽는 역할로 나온다.

     

    게임 속 빈라덴은 총을 가지고 이용자들을 공격하다 사살 당한다. 빈라덴이 여성을 인간방패로 사용했고, 총을 쏘며 저항했다는 미국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간혹 비무장 민간인들을 죽이는 장면도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빈라덴 죽음 1주일 만에 만들어 내놓은 졸속으로 내놓은 게임이라 그런지 그래픽부터 조잡하다.

     

    캐릭터의 답답한 움직임은 최근 나온 FPS에 비해 한참 뒤떨어딘다. 호기심으로 한두 번 해볼 만하지만, 오래 할 만한 게임은 아니었다. 미국 내 소비자 반응도 엇갈렸다. 빈라덴의 죽음을 상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테러리스트의 죽음을 게임에서 대신 체험할 수 있어 통쾌하다는 의견이 대립된다. 쿠마워는 인터넷으로 내려 받아 7일 동안 무료로 즐길 수 있으며, 그 뒤에는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

    한편 빈라덴의 죽음 후 그를 조롱하는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빈라덴이 미군 기지를 향해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모습을 비꼬는 플래시 게임도 나왔다. 스마트폰 게임 ‘폴른 프리드(Falling Fred)’는 빈라덴 캐릭터를 새로 추가한 버전을 새로 내놓았다.

     

    이 게임은 캐릭터를 절벽에서 떨어뜨려 안전하게 땅에 착지시키는 방식의 게임인데, 중간에 설치된 장애물에 걸리면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거나 몸이 산산 조각나는 등 잔인한 표현으로 유명하다. 게임속 빈라덴은 마치 지옥에 떨어지 듯 온 몸이 산산조각나는 캐릭터로 나온다. 

     

    비록 테러리스트 빈라덴은 죽었지만, 미국 게임속 빈라덴은 쉽게 눈을 감지 못할 듯 하다. 히틀러, 스탈린, 후세인처럼 미국 '게임'에 나와 미국식 '정의'의 심판을 받고 최후를 맞는 미국의 '적'들 처럼 말이다.

    <온라인게임이라서 그런지 친절하게 한글버전도 있다>


    <쿠마워 후세인 체포작전 미션>


    베타뉴스 이덕규 (pres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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