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중동혁명으로 바라본 소셜미디어


  • 윤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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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3-30 09:41:09

    중동이 심상치 않다. 튀니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까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혁명에 성공한 곳도 있고 실패한 곳도 있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그 중심에 소셜미디어가 있다는 것이다.

     

    예전의 시위와 같이 어떤 사건을 발단으로 커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움직인다. 이번 이집트 시위가 계획된 배경에도 어김없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등장한다.

     

    2011년 1월 25일 이집트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가입자들은 30년 동안 장기집권 하면서 온갖 부패의 상징이 된 무바라크 대통령 반대 시위를 벌이자는 내용을 전달받았다. 한 청년단체가 국경일인 이날 집회를 열자고 제안했고, 8만9000명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것. 트위터를 통해 해쉬태그 #Jan25, #Egypt로 전 세계적으로 '트윗 시위'를 진행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조직을 만들어 약속된 시간, 장소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렇게 시위가 열리기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되었기 때문에 시위가 시작되면서 엄청난 파급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현장이 생중계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작성한 뉴스글, 사진, 동영상 등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상황이 이쯤 되자 이집트 정부는 인터넷과 모바일 망을 전면 차단했다.

     

    하지만 이집트 시민들은 프록시 사이트, 가상 네트워크망,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우회 수단을 통해 반정부 시위 관련 내용 끊임없이 전달하려 했고, 그 소식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구글은 이집트에서 유선전화로 전화를 걸어 현지 상황을 말하면 이를 #egypt라는 해쉬태그가 붙은 음성트윗으로 트위터에 자동 전달되는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기도 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생각해보라. 그 당시 광주는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다. 언론 조차도 정부에 의해 통제되면서 그 실상을 외부에 알릴 길이 없었다. 그때 만약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시위 현장이 전세계로 생중계 되었다면 그렇게 무자비한 진압이 가능했을까?

     

    지금 우리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살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통제불능이다. 통제하려고 하면 더욱 급속도로 퍼져나간다. 촛불시위 때 정부에서 강경 진압하지 못했던 배경에도 소셜미디어가 있었다. 이제 무언가를 은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수많은 목격자들은 진실을 혼자만 알고 있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소셜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통제의 대상이 아닌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소통 채널로 말이다. 그것이 소셜미디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


    베타뉴스 윤상진 (genie.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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