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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칩셋 오류’ 폭탄 맞은 PC시장, 상반기 향방은?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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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2-11 17:04:59

    올 겨울 근래 들어 유래가 없을 정도로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PC 시장도 정초부터 난데 없는 ‘인텔 6시리즈 칩셋 오류’라는 폭탄을 맞고 휘청이고 있다.

     

    차세대 CPU 제품군의 화려한 출시와 더불어 졸업 및 입학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PC 신규 구매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고대했던 PC 업계에 말 그대로 찬물을 쏟아 부은 격이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수정된 칩셋이 장착된 보드는 4월 경이 되서야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그렇다고 그 때 까지 PC 업계와 소비 시장 모두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갑작스런 ‘시련’을 맞은 2011년 상반기 PC 시장을 미리 간단하게 짚어봤다.

     

    ▲ 정초부터 PC 시장을 뒤흔들어놓은 인텔 6시리즈 칩셋 오류

     

    ◇ 데스크톱 시장은 침체, 노트북은 사정이 좀 낫나 = 잘 알려진 것처럼 이번 문제는 인텔 최신 6시리즈 칩셋의 결함으로 인한 것이다.

     

    레퍼런스 규격을 기준으로 총 6개의 SATA 포트 중에서 SATA 6Gbps를 지원하는 0번, 1번 포트 말고 SATA 3Gbps의 2번~5번 포트에 하드디스크나 광학 드라이브(ODD) 등을 연결하면 장기적으로 성능 및 기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이번 칩셋 오류의 골자다.

     

    PC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베이스’가 되는 메인보드 칩셋에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CPU는 물론 그래픽카드, 메모리, 하드디스크, 케이스, 파워 등 주요 부품 어느 것 하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게 됐다. PC를 새로 구입하면 이들 부품들도 새로 같이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완제품 PC 외에도 졸업·입학 시즌 특수를 노렸던 조립 PC 쪽의 부품 업계 역시 1분기 동안은 어느정도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트북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본래 확장성에 제한이 큰 노트북은 SATA 포트를 0번과 1번 외에는 잘 쓰지 않는다. 하드디스크와 ODD를 한대씩만 쓰면 추가로 SATA 포트를 쓸 일이 없는데다, 요즘은 아예 ODD가 빠진 제품도 많다.

     

    때문에 초기 인텔의 리콜 계획 발표에 일부 PC 제조사들은 2번~5번 SATA 포트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칩셋 재공급을 요청했으며, 인텔도 이를 인정하고 협의 및 테스트를 마친 제조사에게 칩셋 공급을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국내의 경우 삼성, LG, TG 등 대부분의 노트북 제조사들이 제품 환불 또는 교체를 선언하고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SATA 포트를 3개 이상 쓰는 하이엔드급을 제외하고 2세대 코어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들이 4월 이전 하나 둘 다시 나올 가능성은 크다.

     

    ▲ 일찌감치 2세대 코어프로세서 기반 PC들을 출시한 삼성과 LG,

    TG 등 국내 주요 PC 제조사들은 발빠르게 리콜에 나섰다

     

    ◇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 대안은? = 한편, 인텔 플랫폼의 신규 PC 시장이 불투명해지면서 대안으로 AMD 플랫폼 PC가 떠오르고 있다. 노트북 쪽에서도 AMD의 차세대 ‘APU’를 탑재한 이른바 ‘HD 넷북’들이 일부 제조사를 통해 출시돼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인텔의 칩셋 오류 발표에 이후 AMD 주가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MD의 제품 및 플랫폼 마케팅 부문 부사장 레슬리 소본(Leslie Sobon)은 뉴스와이어와 인터뷰에서 “인텔의 SATA 버그로 인해 소비자들이 AMD로 돌아서고 있다”고 밝혔다.

     

    ▲ 교체만으로 성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

     

    그런가 하면 신규 PC 구매 대신 핵심 부품의 ‘업그레이드’로 돌아서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PC 구매를 위해 준비한 예산으로 그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쉽사리 구입하지 못했던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나 대화면 모니터 등으로 업그레이드를 선택하고 있는 것.

     

    국내 한 그래픽카드 업체 관계자는 “인텔 칩셋 문제가 불거진 설 연휴 이후, 일부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의 판매량이 20% 가까이 급증했다”라며 “일선 매장들의 요청에 재고가 따르지 못하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사용하고 있는 PC가 코어2 듀오급 이상이라면 굳이 2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갈아타지 않고 그래픽카드를 고성능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거나, 모니터를 좀 더 대형 제품으로 바꾸기만 해도 체감 성능 향상의 폭이 상당히 크다.

     

    ▲ 더욱 넓고 큰 대형 모니터로 업그레이드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마지막 방법은 수정한 칩셋이 적용될 예정인 4월까지 일단 기다리는 것이다. 이미 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6시리즈 칩셋을 사용하고 있는 이들의 경우, 하드디스크와 광학 드라이브를 하나씩만 쓴다면 SATA 0번, 1번 포트에만 연결해 사용함으로써 성능 저하 문제 없이 PC를 그대로 쓸 수 있다.

     

    또 메인보드 제조사가 별도 컨트롤러를 통해 제공하는 추가 SATA 포트도 이번 칩셋 오류와 연관이 없기 때문에 추가 SATA 포트가 있는 메인보드 구매자라면 우선 그쪽을 이용해서 교환 전까지 쓰면 된다.

     

    어쨌든 이번 인텔 칩셋 문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PC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남길 전망이다. 이에 휩쓸린 PC 관련 기업들도 이 위기를 넘길 타개책을 마련하느라 고심중이다.

     

    PC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도 이러한 시장 상황을 보다 상세히 파악하고, 무조건 ‘최신 제품을 사야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자신에게 맞는 합리적인 구매를 다시금 고려해 볼 때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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