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2-08 18:08:43
인텔이 8일, 여의도 인텔코리아 본사 사무실에서 샌디브리지 기반 2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짝을 이루는 6시리즈 칩셋(P67/H67, 코드명 코어포인트) 이슈와 관련, 인텔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위한 긴급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미국 현지시간 기준으로 인텔은 지난 1월 31일, 자사의 코어포인트 기반 6시리즈 칩셋에 문제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반품 및 신제품으로의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밝혀진 인텔 6시리즈 칩셋의 문제는 칩셋에서 기본 제공하는 총 6개의 SATA(시리얼ATA)포트 중에서 0번, 1번 포트를 제외한 2번~5번 포트에 하드디스크나 광학 드라이브 등의 저장장치를 연결 시, 장기적으로 성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공식 발표에서도 인텔은 이점을 확실하게 인정했다. “품질 및 신뢰성을 강조하는 인텔 입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냥 덮고 넘어가지 않고 성실하게 전말을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는 것이 인텔 측의 설명.
다만, 이번 문제는 메인보드의 핵심 부품인 ‘칩셋’에서 발생한 것이며, 샌디브리지 기반 2세대 코어 프로세서 자체에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때문에 기존 문제 칩셋 생산을 즉시 중단했으며, PC 제조사들의 리콜 및 교체 요구를 최대한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빠르면 이달 2중순부터 문제가 수정된 새 칩셋을 신속하게 공급할 예정이지만 새 칩셋의 구체적인 공급 일정은 아직 밝히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또 인텔의 방침과 상관 없이 PC 제조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반품 및 교환 등에 대해서는 해당 제조사의 품질 기준에 달린 문제임으로 인텔 측에서 뭐라 할 사항은 못된다고 선을 그었다.
언젠가 밝혀질 이슈를 숨기지 않고 먼저 스스로 밝힘에 따라 인텔 자사는 물론, PC 업계 및 소비자의 오해와 피해를 최소화시킨다는 것이 인텔 측의 입장인 셈이다.
◇ 원칙은 공급 차단, 하지만 일부 제조사에는 칩셋 공급 재개 = 초기 발표와 달리 정식 발표에 추가된 ‘일부 업체에는 문제 칩셋을 지속 공급할 것’이라는 항목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었다.
인텔은 이미 문제 있는 제품의 생산 및 출고를 차단했으나, 일부 PC 제조사들이 문제가 발생하는 2번~5번 SATA 포트를 쓰지 않는 조건으로 문제가 있는 칩셋 공급 재개를 요청했다는 것.
하지만 확장 개념이 희박한 대다수 노트북은 0번과 1번 포트 외에는 추가 SATA 포트를 쓰지 않아 해당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2번~5번 포트만 쓰지 않는 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이에 인텔은 다시금 철저한 테스트를 통해 0번, 1번 포트만 사용 시에는 문제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으며,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제조사에 한해서만 기존 칩셋 공급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업체의 구체적인 목록은 밝히지 않아 추후 논란의 불씨는 남게 됐다.
▲ 일부 제조사(주로 노트북)에게는 요청에 따라 칩셋이 지속 공급될 예정이다
◇ 소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아야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 = 하드웨어에 대해 잘 모른 상태서 새로 PC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과, 이러한 문제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제품 판매를 우선하려는 일부 악덕 업체들에 대한 대응 방침도 밝혔다.
인텔은 “인텔과 제조사 및 판매자가 그런 문제가 있음을 먼저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전달하고, 소비자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구입한 경우라면 딱히 문제삼을 수 없다”라며 “물론 인텔은 유통 및 판매처들이 ‘문제가 있는 제품’임을 소비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해당 이슈가 공론화 됨으로써 행여 일부 업체가 이를 악용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당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노트북과 달리 저장장치 확장 가능성이 큰 데스크톱의 경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로선 데스크톱 관련 제조사가 노트북보다 많은 만큼 해당 제조사들의 입장 및 요청 등이 완전히 취합되지 못했다는 것.
이에 기본적으로는 문제 칩셋 공급을 중단하는 한편, 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추가적인 대응책을 마련 및 발표할 예정이라고 인텔 측은 밝혔다. 또 이번 칩셋 문제로 인한 각종 보상 등의 계획도 추후 다시 발표하겠으며, 올해 상반기 마케팅 계획의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급한 불은 껐으나 추후 후폭풍은 무시 못해 = 한편, 인텔이 한 발 앞서 ‘고해성사’를 함에 따라 문제 해결의 바통은 인텔에서 칩셋을 공급받아 PC 완제품 또는 메인보드를 만드는 제조사와 이를 유통하는 업체 측으로 넘어오게 됐다. 최종적으로 소비자와 맞닿아 있는 것은 인텔이 아닌 제조사 및 유통사이기 때문.
다행스럽게 대부분의 PC 완제품 및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해당 문제의 빠른 진화를 위해 반품 및 교환 계획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트북의 경우는 ‘0,1번 포트만 쓰기 때문에 문제없다’라고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TG삼보 등의 업체들이 앞장서 환불 등의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아수스와 기가바이트, MSI 등 주요 데스크톱용 메인보드 제조사들도 요청 소비자들에게는 환불을 추진하는 한편, 추후 교체 물량이 공급 및 확보되는 대로 전량 교체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앞서 제기한 일부 악덕 업체의 횡포 가능성, 수정된 칩셋의 공급 시기, 문제 칩셋과 수정 칩셋의 공존 가능성, 추후 보상 절차 및 내용과 이에 대한 갈등 등은 올해 상반기 PC 시장의 주요 이슈로 계속 남게 될 전망이다.
또 PC 업계의 가장 성수기라 할 수 있는 졸업 입학 시즌에 맞춰 이번 칩셋 이슈가 발생함에 따라 인텔의 새 CPU에 맞춰 새해 전략을 준비해온 PC 시장 전반에 상당시간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다.
▲ 혐의(?)는 벗은 2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지만 판매 전략에는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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