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스프레이만 있으면 작품 ‘뚝딱’ 그라피티 아티스트 이준길


  • 콘텐츠팀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1-01-20 18:48:37

    부의 거리로 통하는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그 뒤쪽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또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 한강공원 압구정나들목은 때때로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되기도 하며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종종 이용된다.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압구정나들목은 그라피티를 하는 이들에겐 ‘성지’로 통할 정도로 잘 알려진 곳이다. 여기에 오면 입구부터 각종 낙서들이 반긴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진짜 작품이 눈 앞에 펼쳐진다. 대체 누가 여기에 그라피티를 그린 것일까.

     

    알고 보니 GFO(Graff For One)라는 그라피티 아티스트 모임의 작품이다. 최근 독특한 매력을 가진 ‘캐년 그라피티 시리즈’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는 아스비스 코리아의 소개로 GFO 팀의 리더 이준길 씨를 만났다.

     

     

    데스원(Deathone)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준길 씨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중학교 때부터 그라피티라는 새로운 문화에 푹 빠진 만큼 젊은 나이에 비해 상당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가 그라피티에 본격적으로 뜻을 둔 1999년도엔 국내에서 그라피티를 하는 사람이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만큼 국내 그라피티의 역사는 짧으며 환경 또한 열악했다.

     

    현재는 국내 그라피티 인구도 많이 늘어 인터넷 카페 회원 수가 수천 명에 달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라피티를 제대로 하는 사람은 서울에 채 100명이 되지 않는단다. 그 중에서 프로라 부를 만한 사람은 10~15명에 불과하다.

     

    바닥이 좁은 대신 인연은 끈끈하다. 결성 4년째를 맞은 GFO는 총 인원 일곱 명이다. 특이하게도 여자 및 일본인 멤버도 끼어 있다. 그들은 추운 겨울 날씨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품을 그리는 데 매진할 만큼 열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GFO를 이끄는 이 씨의 실력은 해외에서 더 알아준다. 일찌감치 미국, 독일, 일본을 왕래하며 세계적인 그라피티 아티스트와 적극적으로 교류한 덕이다. 미국 LA의 코피(Kopye), 독일 캔투(Cantwo) 등 이쪽 세계에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인사와도 수 차례 공동 작업을 한 바 있다.

     

    문자를 멋지게 그려내는 와일드 스타일이 그의 장기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힙합 브랜드 MF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시크릿 뮤직비디오에서 그라피티를 지도하는 등 이 씨는 이쪽 바닥에서 내로라 하는 전문가로 통한다.

     

    우리나라에서 이 씨처럼 그라피티 아티스트를 직업으로 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불러줄 곳이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진 편이라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은 그리 넓지 않다. 그라피티 아티스트가 제대로 대접 받는 해외 환경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아스비스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그라피티 시리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라피티 전문가의 평가가 궁금해 던진 질문에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아닌, 아마추어의 작품인 것 같다”며 전문가다운 날카로운 안목을 보였다.

     

    이어 “비록 작품으로 따졌을 때 수준 자체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그라피티의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하다”며 이로 인해 그라피티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라피티에 대한 호응이 늘어나는 것은 그에게도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이다.

     

    ▲ 아스비스 코리아가 선보인 캐년 그라피티 시리즈

     

    그라피티는 이미 미술보다는 문화의 범주에 가깝다. 그라피티를 동경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이너한 문화인지라 시작이 결코 만만치 않다. 어떻게 하면 될까. 이준길 씨는 “스프레이를 들고 어디든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라피티의 첫 걸음”이라며 과감하게 그라피티에 뛰어들 것을 조언했다.

     

    아스비스 코리아는 캐년 그라피티 제품군을 통해 그라피티의 매력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지원사격한다는 전략이다. 아스비스 측은 조만간 캐년 그라피티 시리즈 입점 행사로 이준길 씨와 함께 그라피티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타뉴스 콘텐츠팀 기자 ()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531040?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