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칼럼]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 요즘 IT는?


  • 백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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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1-04 16:28:19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이 있다. 무엇을 하던지 하나에 집중해서 그것에 대한 결실을 맺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요새 IT를 살포시 들여다보면, 정말 한 우물만 열심히 판다고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2010년 IT를 수놓았던 여러 기술 중 IT 엔지니어에게 크게 다가왔던 단어는 바로 클라우드(Cloud)다. 다양한 IT 기술이 한곳으로 어우러져, 시장의 요구 사항에 따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IT 인프라 및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게 하였으니, 시장의 입장에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기술이다.

     

                                <Windows Azure 기반으로 동작중인 응용 프로그램의 예제>


    하나의 응용 프로그램을 서버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 물리적인 하드웨어부터 기반 운영 체제, 그리고 각종 설정들을 별도로 구성할 것 없이, 필요 시 필요한 만큼 서비스를 제공 받고, 이 곳에 자사의 응용 프로그램을 탑재하여 바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용량에 따라 지불하면 되니.. 비용 절감과 빠른 비즈니스에 매혹되지 않을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체 클라우드의 예제가 아닌 PaaS(Platform as a Service)에 대한 예제에 불과하지만, 인프라스트럭쳐나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해보았을 때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청사진만 보고 있으면, 모든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로 이전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라는 모호성 속에 모든 데이터 및 응용 프로그램, 그리고 기반 인프라스트럭쳐를 본인이 아닌 타인의 관리에 맡긴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아닌 경우도 있다.

    필자가 세미나나 많은 분들을 만날 때, 잘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을 생각해보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바로 세탁소와 세탁기의 이야기이다. 세탁소는 서비스이며, 세탁기는 소프트웨어이다. 일상에서 우리는 세탁소에 맡겨야 할 세탁물과 본인이 직접 집에서 세탁할 세탁물을 구분해서 처리한다. 물론 어떤 규칙하에 이것은 세탁소, 이것은 세탁기라는 명제는 없지만, 필요에 따라 세탁소에 맡기는 경우도 있고, 세탁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속옷과 같이 개인적인 사안에 대해서 세탁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며, 특정 소재의 코트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경우도 거의 없을 것이다.

    클라우드도 비슷하다. 바로 요구 사항을 면밀히 분석하여,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보기가 늘어난 것이다. 약간만 이야기를 틀어보자. 항상 세탁소에 많은 옷을 맡기는 경우라면, 내가 세탁소용 기계를 사다 놓고 싶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기업에서 많은 양을 외부에 의뢰하는 것보단 우리 회사에 하나 배치해놓고 좀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게 한다거나, 정책에 따라 외부 의뢰가 안되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일상의 예제에서 2010년 시장에서 이야기하던 클라우드 단어들에 대한 정의를 굵직하게 살펴보았다. 외부의 세탁소가 공용 클라우드(Public Cloud), 우리 조직내 세탁소를 설치하는 사설 클라우드(Private Cloud), 그리고 세탁기인 소프트웨어(Software)…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정 기술에 대한(이 글에서는 클라우드) 도입이나 이용을 면밀히 살펴보다보면, 어느 하나로 정답을 정할 수 없는 경우가 근래에는 참 많다. 클라우드의 경우에도 도입 시나리오 중 일부는 공용 클라우드를 써야하고, 일부는 사설 클라우드를 써야 하며, 필요할 땐 이를 연결해서 써야 하는 경우…

    필자가 속한 마이크로소프트 기술의 예를 들어보면, 최근 오피스 제품의 서비스 기반인 오피스 365를 제시하였다. 오피스 365를 사용하게 되면, 대부분의 조직 내 서버나 사용자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서비스 기반으로 변경되게 된다. (100%는 아니다. 필요시엔 서버 서비스와 오피스 제품과 연계도 가능하다.)

    조직내 모든 사용자가 이러한 서비스 기반의 업무 환경에 100% 다 맞을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회사의 기밀을 다룬다거나, 서비스 기반에서 제공되는 기능보다 높은 수준의 기능을 요구하는 조직원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수 있다. 다시 두가지의 보기가 상존하게 된다.

    IT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이 둘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줘야 할 의무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서비스와 시스템에 대한 인증이 이에 해당된다. 점점 우물의 폭이 넓어져 간다.

    벌써 일각에선 하이브리드(Hybrid) 클라우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한 종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고, 클라우드와 클라우드가 적절하게 용도에 따라 다르게 배치되고 이용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또한 클라우드와의 연결, 그리고 이용에 관련되어서도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분명히 필요하다.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글을 시작할 때, 한 우물에 대한 속담으로 시작하였다. 속담의 의미는 100% 공감하는 이야기이지만, IT에서는 이제 그 우물이 하나의 요소 기술만이 아닌, 큰 그림의 기술 트렌드 단어로 살짝 바꿔 생각해보면, 본인, 나아가 조직에게 좀더 필요한 우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베타뉴스 백승주 (koalr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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