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칼럼] TGIF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


  •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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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8-09 14:20:03

    TGIF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잘 알려진 패밀리 레스토랑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본디 뜻인 “주말! 잘 보내!”라는 뜻의 Thanks Got It Friday라는 말은 몰라도 말이다.

     

    하지만 요즘 시사상식 문제에 이렇게 답을 했다가는 절반 정도의 점수 밖에 받지 못할 것이다. 새로운 뜻이 생긴 까닭이다. Twitter/ Google / iPhone / Facebook이라고 답을 해야 요즈음 IT를 따라가고 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만큼 트위터 구글 아이폰 페이스북이 해당 분야에서 따로, 그리고 같이 만들어 내는 위력이 워낙 큰 까닭이다. 심지어 무섭기조차 할 정도다.

     

     

    일번 타자인 트위터는 이미 단순한 인터넷 문자 메시지의 역할을 넘어선 지 오래다. 처음 선보였을 즈음에는 140자의 단문에 무엇을 담을 것이며, 과연 누가 얼마나 쓸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 지금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80%가 활용하며 언론으로서 대접까지 받고 있는 것이 트위터이다.

     


    두 번째로 소개하지만 영향력으로만 따진다면 구글은 마땅히 첫 번째에 소개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검색으로 시작했지만 인터넷 광고로 쌓은 부를 바탕으로 운영체제와 브라우저, 지도, 메일 등을 착실히 준비하더니 어느덧 스마트폰에서 아이폰과 시장을 양분하는 절대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범적인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스마트폰까지 선보였고, 얼마 있으면 구글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쓰는 노트북이 선보일 것이 거의 확실하다. 안드로보이라는 초록 괴물은 귀여운 생김새와는 달리 식성도 무척 좋은데 과연 그 끝이 어디일지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다. 

     


    아이폰은 그 자체가 스마트폰의 대명사이다. 국내에 선보인 지 불과 일 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거의 100만대에 육박하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비슷한 휴대폰에 디자인을 조금씩 바꾸고 이런 저런 부가기능을 더해 장사해 오던 우리 소비자들에게, 전화는 단지 문자 보내고 통화만 하는 기계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폰은 너무도 정확한 모법 답안을 통해 보여주었다.

     

    비록 최근 들어 너무 승승장구 한 까닭인지 안테나 게이트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유독 우리 시장만 늦게 선보이는 얄미움이 없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의 매력은, 보다 정확히는 아이폰으로 쓸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의 매력은 잡스교로 개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수많은 광신도를 양산하는 최고의 무기임에 틀림없다. 여기에 아이패드까지 같은 I로 선보인다고 가정하면 그 영향력이 얼마나 더 커질것인지는 상상하기도차 두려울 정도다.

     

     

    페이스북은 비록 출발은 조금 늦고 유독 우리시장에서는 반향이 늦지만, 매우 강력한 소통의 도구라는 데에는 별 다른 이견이 없는 상태다. 지금은 주로 광고 등에서 처음 선보인 정도이고, 가장 우리시장에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아직은 성적표가 조금 좋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서비스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 단어는 생소하거나 혹은 알고 있다 하더라도 일부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물론, 애플제품을 쓰는 이들은 거의 대부분 디자이너였고, 구글은 강력한 검색능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은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었다. 그리고 맥킨토시 유저나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다른 분야에서 놀라운 성공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불과 4-5년 전까지 이른바 싸이월드로 대표되며 사실상 SNS시장을 만든 것이 우리 시장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국산품이 한 순간에 수입품으로 완전히 대체된 셈이다. 물론 아직 여전히 메신저만큼은 토종 네이트온이 경쟁자인 MSN을 사용자에서 두 배 이상 앞서고 있기는 하다. 물론 여기에는 SK텔레콤이라는 막강한 사업자와 아직은 죽지 않은 싸이월드 등의 뒷받침이 있기에 이 정도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절대적인 변수, 아니 상수가 있다. 바로 네이버가 적어도 한국시장에는 존재한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적어도 한국시장에서 앞서 설명한 거의 모든 것을 그들 나름대로 한국화하고 바꾸고 독점하고 그리고 성공했다. 포탈이 아닌 토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비대해지고 다양한 서비스를 독점했지만, 과연 앞으로도 이렇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적어도 지금 TGIF에 대응하는 그들의 전략과 무기는 낙제점이다.

     

    IT분야에서 미래를 말한다는 것은 날씨를 맞추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만약이라는 변수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TGIF는 이른바 “소통”을 위한 것들이다. SNS라는 영어로 말하지만, 따지고 보면 서로 이야기하고 떠들고 서로의 삶에 관여하는 것 아닌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우리보다 더 잘하는 민족도 그리 많지 않다. 과연 4-5년 뒤에는 어떤 서비스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고, 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상상만으로도 즐겁기도 하고, 마음 한 편이 조금은 무거워 지는 것이 2010년 여름, 솔직한 나의 심정이다.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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