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인터뷰

“20주년? 아직도 초심 잃지 않아” 씨앤씨 최상호 대표


  • IT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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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7-27 09:25:41

    업체를 만나면 보통 요즘 어떤지부터 묻는다. 지극히 형식적인, 동시에 안부를 묻는 질문이다. 뻔한 질문임에도 열에 예닐곱은 우는 소리를 한다. 요즘 시장 상황이 그만큼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하기 충분하다.

     

    개중에 신기하게도 예외인 업체가 꼭 있다. 말을 들어보면 그야말로 승승장구가 따로 없다. 과연 ‘불황’이란 단어를 알까 싶을 정도다. 정말 이런 기업 운영이 가능한 것일까.

     

    데이터 복구 전문 기업 씨앤씨(www.data114.com)가 딱 그렇다. 한두 해도 아니고 무려 20년이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궁금함을 참을 수 없던 베타뉴스, 서울에서 충북 청주까지 한달음에 쫓아갔다. 씨앤씨 최상호 대표를 만나 그 비결에 대해 슬쩍 들을 수 있었다.

     

    ▲ 씨앤씨 최상호 대표


    ◇ 씨앤씨, 20년간 거침없이 성장해 온 비결은? = 씨앤씨가 대체 어떤 회사이길래 이처럼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일까. 질문을 꺼내기가 무섭게 최상호 대표는 청산유수처럼 말을 이어갔다. 그 말 속에서 막힘 없는 탄탄대로를 달려온 씨앤씨의 여정이 그려진다.

     

    씨앤씨는 올해 7월 1일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1990년 하드 디스크 및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수리, 일본 후지쯔와 함께 마그네틱 헤드를 제조하며 사업을 시작해 온 것이 올해로 20년째다.

     

    처음엔 컴퓨터와 컴퓨터 주변기기(Computer and Computer peripherals)의 약자를 따 씨앤씨란 사명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앞을 내다보고 컴퓨터 주변기기 대신 정보통신을 뜻하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으로 변경했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화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을 뜻하는 C&C는 이후 여러 기업에서 널리 쓰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그 동안 씨앤씨는 연 매출 300억 원대, 직원 100여명의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며 원조 데이터 복구 전문 기업의 위용을 뽐냈다. 데이터 복구 서비스를 중심으로 LCD 및 각종 부품 수리 사업, 해외 업체 RMA 대행, 의료용 모니터 및 주변기기 판매 등 사업 영역도 착실히 늘려왔다.

     

    씨앤씨의 성장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20년간 기업을 유지해 오면서 한 번쯤 위기가 있을 법도 한데 놀랍기만 하다.

     

    비결은 탄탄한 회사 운영에 있다. 전문 경영인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단 한 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은 것은 물론 구조 조정을 해 본 적도 없다. 대금 결제 및 급여를 늦춰 본 적도 없다. 심지어 빚을 진 일도 전혀 없다.

     

    씨앤씨에겐 경제 위기도 남의 일이다. IMF 등 심각한 경제 위기 사태에서도 오히려 콧노래를 불렀다. 불황 땐 오히려 수리 서비스가 더욱 호황을 누린단다. 게다가 은행 금리가 올라 이자로만 직원들 월급이 나갈 정도였다고.

     

    올해도 청신호다. 2010년 상반기 실적도 작년보다 20% 성장했다. 이대로라면 당초 목표액인 360억 원을 초과 달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최상호 대표는 “지난 20년간 함께 회사를 이끌어 온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오늘날의 씨앤씨를 있게 한 것”이라며 임직원들에게 공을 슬쩍 돌렸다. 씨앤씨의 남다른 직원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씨앤씨에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7~8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씨앤씨를 믿고 꾸준히 거래해 온 주요 고객사 또한 회사 성장에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이에 씨앤씨는 남다른 기술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전문 분야인 데이터 복구 서비스의 입지는 여전하다. 여기에 추가로 새로운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메모리 카드,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 데이터 복구를 위한 장비 및 기술진을 확보하며 새로운 데이터 복구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LCD 수리 분야에서도 주요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LG 디스플레이 글로벌 서비스 경진대회에선 세계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중국 LCD 제조사인 BOE OT 국내 서비스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꾸준한 기술 개선, 넉넉한 수리용 자재 확보는 물론 관련 장비 개발도 타사보다 한 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반도체 장비 제조용 설계 인력도 대거 충원했다. 기계 및 전자 회로, 소프트웨어 설계 등의 인력을 추가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착실히 늘려 나가고 있다. 10월 15일이면 경기도 이천에 반도체 장비 제조 공장도 준공될 예정이다.

     

    그 밖의 사업 영역도 차근차근 발판을 다지고 있다. 의료용 모니터 바코(Barco)의 경우 올해 50% 성장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내년엔 100% 성장을 목표로 하며 아예 의료용 모니터 사업부를 씨앤씨메디칼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분사할 예정에 있단다.

     

    기타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도 꾸준히 구상 중이란다. 의료용 제품은 물론 게임용, 산업용, 광고용, 군사용 등 특화된 모니터 시장을 노릴 준비를 하고 있다. 3D 및 터치 기술이 적용된 디스플레이 장치도 개발 및 제조 중이다. 잘 하면 내년 초에 시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씨앤씨. 충분히 자랑할 법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최상호 대표는 마지막까지 겸손했다. 최 대표는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직원이 만족해야 한다’는 씨앤씨의 경영 철학이 묻어나는 한 마디로 인터뷰를 마쳤다.

     

    “그 동안 씨앤씨를 변함없이 아끼고 사랑해 주신 베타뉴스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데이터 복구 수리 전문 기업 씨앤씨를 응원 및 지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베타뉴스 IT산업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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