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시장은 가정이나 사무실 등 고정된 장소에서만 사용하는 데스크톱보다 필요할 때 이동이 자유로운 노트북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흐름으로, 노트북과 넷북 등 이동가능한 PC 시장이 데스크톱 시장을 추월한 지도 오래됐다.

 

특히 기술이 발전하면서 데스크톱 못지 않은 성능을 구현한 고성능 노트북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데스크톱의 자리를 노트북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노트북의 몇 안되는 단점 중 하나가 확장성이다. 들고다닐 수 있는 구조상 CPU 교체, 메모리 및 하드디스크 용량 확장,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등이 쉽지 않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부 포트도 한정적이어서 허브를 사용하지 않고는 주변기기 확장도 상당히 제한된다.

 

물론 그런 확장성의 부족은 기본 성능의 향상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다. 보다 고성능의 CPU와 모바일용 그래픽 칩셋이 데스크톱용 못지 않게 빠르게 개발됨으로써 확장 불가로 인한 성능 격차를 더욱 줄여 나가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기본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용량의 급증가다.

 

◇ 속속 등장하고 있는 2.5형 고용량 하드 = 노트북은 내부 공간의 부족으로 인해 데스크톱에 비해 작은 크기의 부품이 사용된다. HDD만 하더라도 3.5형이 표준인 데스크톱과 달리 노트북은 훨씬 작은 2.5형 HDD를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HDD는 구조적으로 원형의 자기 디스크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만큼, 디스크 크기가 크고 기록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다. 현재 기술로 3.5형 HDD는 2TB(테라바이트) 용량의 제품까지 나온 상태다.

 

2.5형 HDD도 어느덧 1TB까지 도달한 상태다. 작년 7월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장당 333GB 용량의 플래터를 사용한 2.5형 1TB 제품과 750GB 제품을 선보인바 있다.

 

하지만 첫 2.5형 1TB 제품은 일반 노트북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12.5mm 두께의 제품이었다. 노트북 표준 2.5형 HDD의 두께는 9.5mm이기 때문에 들어갈 공간이 좁기 때문. 결국엔 OEM 및 SI(system integration) 분야에 주력할 수 밖에 없었다.

 

올해는 사정이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서두에서 밝힌 대로 최근 데스크톱을 대체할 목적의 고성능 노트북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를 받쳐줄 수 있는 고용량 HDD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존처럼 2대가 아닌 1대의 HDD만으로 노트북에서 1TB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용 HDD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도시바도 이번에 새롭게 12.5mm두께의 2.5형 1TB 제품을 선보였다. 이는 작년 WD혼자 제품을 내놓고 있을 때와 달리 서서히 2.5형 고용량 HDD에 대한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 고성능 노트북의 경우 제품 크기보다 성능을 더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 9.5mm보다 3mm 더 두꺼운 1TB HDD 장착을 위한 공간 확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현 시점에서 1TB HDD를 장착하게 될 노트북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가를 형성할 가격도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노트북에서도 보다 확실한 1TB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며, 데스크톱이 그랬던 것 처럼 어느 순간 보편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 웨스턴디지털의 2.5형 1TB HDD 'WD 스콜피오 블루 1TB'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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