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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개선됐나? 용량 부족 문제 여전한 HP 기본 잉크 카트리지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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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11-25 15:08:10

    요즘 프린터 값, 참 많이 내렸다. 일반 프린터도 아니고 스캔과 복사 기능까지 갖춘 복합기 제품도 5~6만원이면 쓸 만한 제품을 살 수 있을 정도니 말 다 했다.

     

    프린터 값이 워낙 내린 탓에 요즘엔 잉크 카트리지 값이 더욱 비싸게만 느껴진다. 보급형 프린터 제품의 경우 잉크 카트리지 두어 번 바꿀 돈이면 새 제품을 사는 쪽이 오히려 더 싸게 들 정도다. 바로 이것이 소비자들이 잉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소비자들 사이에서 몇 년째 돌고 있는 소문이 있다. 바로 일부 프린터 업체의 제품의 경우 구입 시 기본으로 포함된 잉크 카트리지가 따로 판매하는 잉크 카트리지에 비해 용량이 절반 또는 1/3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HP의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는 편이다.

     

    안 그래도 잉크 카트리지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이를 유쾌하게 받아들일 리 없다. 실제로 몇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 이러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된 적도 있다. 베타뉴스를 비롯해 이미 여러 곳에서 이슈가 되었던 내용이지만 아직도 이를 모르는 소비자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소비자를 위해 베타뉴스는 최근 이와 관련한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요즘 나오는 HP 프린터 제품은 시중에서 따로 판매되는 카트리지와 동일한 용량의 잉크 카트리지가 제공된다는 것이다. 베타뉴스 기사를 통해 언급된 HP 데스크젯 F2410 제품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HP 관계자는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꽤나 반길 만한 일이다. 또한 베타뉴스가 정정 보도를 해야 할 상황이다. 과연 정말일까? 그래서 베타뉴스가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해 봤다.

     

    ▲ 과연 HP 번들 잉크의 용량은 개선됐을까? 베타뉴스가 직접 확인해 봤다
     

    ◇ HP 프린터의 기본 잉크 용량, 과연 바뀌었나 = 2009년 8월 출시된 HP 데스크젯 F2410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잉크젯 복합기 가운데 하나다. 6만원 초·중반의 값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프린터와 스캐너, 복합기 기능을 모두 갖춰 인기가 높다.

     

    제품 포장을 뜯으면 번들 잉크가 함께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잉크 카트리지의 포장을 보면 비매품이라고 쓰여 있다. 카트리지의 형태는 같지만 정식 판매되는 제품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 HP 데스크젯 F2410에 포함된 흑백 번들 잉크(왼쪽)와 별매 잉크 카트리지(오른쪽)

     

    제품명 또한 정식 판매되는 잉크 카트리지와는 다소 다르다. 기본으로 들어 있는 잉크 카트리지는 흑백이 CC639W, 컬러가 CC642W으로 표기되어 있다. 반면 따로 판매하는 잉크 카트리지의 경우 흑백이 CC640W, 컬러는 CC643W의 제품명을 가진다.

     

    ▲ 번들 잉크와 별매 잉크는 제품 코드에 차이가 있다

     

    제품 코드가 다르다고 해도 잉크 용량은 같을 수 있으니 테스트에 들어갔다. 테스트를 위해 먼저 HP 데스크젯 F2410 복합기를 연결해 드라이버를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도 정품 HP 카트리지는 기본 잉크 카트리지보다 더 많은 양의 잉크가 들어있다고 나온다. HP 측에서 공식적으로 표기한 내용이다. 따로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하기 위해 테스트에 들어갔다.

     

    ▲ 정품 기본 HP 카트리지의 출력량이 더 많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 출력량에서도 차이가 있을까. 베타뉴스가 직접 이를 간단하게 확인해 봤다. 표준 설정에서 아래와 같은 형태를 가진 문서를 연속 출력하는 것으로 기본 잉크 카트리지와 별매 잉크 카트리지의 출력량을 확인했다. 잉크 카트리지의 소진 시점은 특정 색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때를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 별매 잉크 카트리지를 썼을 때엔 기본 잉크 카트리지를 쓸 때보다 무려 139장이나 더 인쇄물이 출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테스트 환경에 따라 다소 결과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번들 잉크와 별매 잉크가 3~4배 수준의 출력량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카트리지에 포함된 잉크 용량이 다르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적어도 HP 데스크젯 F2410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잉크 카트리지는 별매 제품과 분명한 용량 차이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 캐논 프린터는 잉크 카트리지 용량에 차이 없어 = 이와는 대조적으로 캐논 프린터 제품군은 기본 포함된 잉크 카트리지 용량이 별매 카트리지와 딱히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뉴스 프린터 벤치마크에서도 몇 차례 확인된 바 있다.

     

    확인 삼아 동급 제품인 캐논 픽스마 MP258로 직접 테스트 해 본 결과 해당 제품에 기본 제공되는 잉크 카트리지의 출력량은 별매 카트리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본 잉크 설치 상태에서 픽스마 MP258은 HP의 별매 잉크 카트리지를 썼을 때보다도 40여 장 더 컬러 문서를 인쇄했다.

     

    ▲ 캐논의 경우 번들 잉크 카트리지가 시중 판매 제품과 동일하다

     

    HP 데스크젯 F2410과 캐논 픽스마 MP258이 비슷한 값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구입 시 출력량이 서너 배 가까이 차이난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문제다. 적어도 초기 유지비 면에서는 캐논 쪽이 아무래도 앞설 수 밖에 없다.

     

    ◇ 여전한 HP 기본 잉크 용량, 반복되는 잉크 논란 = 확인 결과 HP 프린터의 기본 잉크 용량은 여전히 별매 제품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모든 제품을 테스트 해 본 것은 아니지만 테스트를 거친 데스크젯 F2410은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연 HP 데스크젯 F2410 복합기를 구입한 이들 가운데 몇 명이나 HP 프린터의 기본 잉크 카트리지 용량이 별매 잉크 카트리지의 용량보다 적다는 것을 알까. 이를 모르고 구입한 소비자라면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잉크가 부족하다는 경고에 황당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HP 프린터의 품질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소비자는 HP 프린터의 초기 잉크 카트리지 용량이 별매 잉크 카트리지에 비해 다소 적다는 점을 미리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제품을 사기 전에 누군가 이를 알려주기를 마냥 바라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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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기사

    ▶ 허울뿐인 프린터 출력 속도 표기, 이대로 괜찮은가

    http://www.betanews.net/article/477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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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betanews.net/article/47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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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즐기는 프린터’로 하반기 시장 공략 나선 한국엡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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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린터업계, 하반기 ‘포토프린터’에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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