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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가 아닌 최저가의 린필드 '누구의 잘못인가?'


  • 강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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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9-15 15:09:15

    "새롭게 게이밍 PC를 조립하려던 L씨. 고민 끝에 최근 발매된 '린필드(코어 i5·코어 i7)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바로 가격 확인을 위해 최저가 사이트를 찾았다. 조금이나마 더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허사였다. 최저가에 판다던 대부분의 사이트는 재고가 없거나 PC를 조립할 경우에만 그 가격에 준다는 얘기만 들었기 때문."

     

    지난 9월 8일, 인텔은 중급형 CPU 시장을 평정할 '인텔 코어 i5·i7(린필드)'을 공식 발표했다. 이 제품은 앞서 선보인 인텔 코어 i7(블룸필드)의 설계 구조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춰 주목을 받고 있는 제품.

     

    이 제품이 공식 발표되고 약 1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CPU가 본격적으로 알려짐에 따라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층도 조금씩 린필드에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판매도 조금씩 호전 양상을 띄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고자 최저가 사이트를 찾는 소비자는 대부분 위의 상황에 직면한다. 최저가에 구입하고자 매장에 문의하거나 방문하면, 재고가 없다고 하거나 PC를 조립해야 그 가격(최저가)에 판매한다고 고지하기 때문이다.

     

    최저가 사이트의 판매 정보 불일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또는 누가 상황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안타깝게도 이를 바라보는 업계 전문가들은 '둘 다'라고 지적한다. 판매자와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결국 이런 폐해를 낳았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전문가는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소비자와 손님의 관심을 더 끌어보려는 판매자의 이기심이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상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시점 = 요 몇 년 사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이런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업계 전문가는 잃어버린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면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최저가 사이트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제품에 최저가가 먼저 명시되기 때문에 이를 경쟁으로 생각하는 업체가 고의로 최저가를 등록한다는 것. 이에 최저가 사이트는 제품에 대한 '평균가'를 크게 등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솔직히 용산의 오프라인 매장의 신뢰도는 거의 0에 가깝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이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렵지만, 소비자와 상인 사이의 신뢰도 구축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 '상도'를 서로 지켜나간다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본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얘기다. 지금 같은 경제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소비자는 최저가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고 판매자는 양심껏 판매한다면 전문가의 말대로 어느 누구도 피해보지 않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모든 업체가 소비자를 속여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모든 소비자가 최저가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몇몇 부도덕한 소수의 인원 때문에 전체가 소위 '용팔이'나 '진상'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차세대 중급형 쿼드코어 CPU로 떠오른 '린필드(코어 i5·i7)'


    베타뉴스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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