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풀HD 플레이어 대중화의 기수, BK인포컴 트랜스포터 QN100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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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6-25 23:40:02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디빅스 플레이어'시장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적은 용량으로도 고품질의 음성, 사진,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영상 압축 기술의 발달은 눈부시다. 과거에는 CD 한 장에 지금 기준으로 ‘열악한 화질’인 비디오 CD(MPEG1) 한편을 담는 게 고작이었지만, 디빅스 압축 기술의 탄생으로 인해 DVD급 화질의 영화 한편을 CD 한 장에 담을 수 있게 됐다.

     

    한 때 ‘고화질의 기준’이었던 DVD(480p)도 이제는 같은 용량에 훨씬 고품질의 720p, 1080p급 영상을 제공하는 MKV(h.264) 포맷의 등장으로 시간이 갈수록 빛이 바래고 있다.

     

    그로 인해 전통적인 광학 미디어 기반 플레이어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그러한 디지털 포맷 파일들을 바로 재상할 수 있는 소위 ‘디빅스 플레이어’로 불리우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의 위상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특히 블루레이를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해 전달하는 DVD이하 플레이어들에 비해, 디빅스 플레이어는 네트워크 기능을 포함한 보다 인터랙티브한 가정용 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지녔다. 덕분에 적지 않은 기업들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디빅스 플레이어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외장하드디스크 관련 제품으로 잘 알려진 BK인포컴도 그러한 배경에 힘입어 디빅스 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한 기업 중 하나이며, 이번에 자사 브랜드로 ‘디지털 콘텐츠를 전달하는 짐꾼’이란 의미가 담겨있는 ‘트랜스포터(Transporter) QN100’을 선보이게 됐다.

     

     

     

     

    심플한 외형의 HOST방식 플레이어

    주로 외장 HDD 제품들을 선보이던 BK인포컴이 디빅스 플레이어를 선보였다는 것에서 의구심을 갖는 독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디빅스 플레이어와 외장 HDD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BK인포컴의 풀HD 지원 '디빅스 플레이어' QN100

     

    디빅스 플레이어의 주요 제품들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주로 HDD를 저장장치로 내장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HDD를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외장형 기기’하면 떠오르는 것은 다름 아닌 외장 HDD. 바꿔 생각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외장 HDD 제품들에 디빅스 재생기능을 더하면 그것이 바로 디빅스 플레이어가 된다는 말이다.

     

    BK인포컴이 디빅스 플레이어를 내놨다는 것은 당연 그만한 기술을 갖췄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고 BK인포컴이 그쪽 분야에서 완전 초보업체라고 하면 어폐가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해외 시장에 OEM방식의 디빅스 플레이어를 제조 및 공급하고 있는, 상당히 잔뼈 굵은 기업이다.

     

    성인 남성의 손만한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지닌 QN100

     

    어쨌든 그러한 배경 속에 BK인포컴의 독자 브랜드 제품인 ‘트랜스포터 QN100(이하 QN100)’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됐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보아온 디빅스 플레이어에 비해 QN100의 덩치는 상당히 작다.

     

    내장 HDD가 없는 QN100은 외장 HDD 등 USB저장장치가 필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QN100은 내장 HDD 대신 외부 저장장치를 연결하고, 부가 기능도 최소화해 영상/사진/음악 재생에만 최적화시킨 ‘호스트 플레이(Host play)’ 방식의 디빅스 플레이어기 때문이다. 이는 일전에 베타뉴스에서 소개한 바 있는, HDD 전문기업 WD의 ‘WD TV’와 같은 컨셉이다.

     

    BK인포컴의 일부 외장HDD모델과 닮은 외형

     

    외형을 들여다보면 BK인포컴에서 선보여 왔던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의 외장 HDD 제품들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살짝 펄(pearl) 느낌이 가미된 플라스틱 재질과 더불어, 반듯한 직선과 적절한 곡면의 조화로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면서 깔끔한 디자인, 상단의 물방울무늬 통풍구 등은 BK인포컴의 외장HDD 브랜드인 ‘데이터스테이션’ 일부 모델과 과 많이 닮았다.

     

    QN100의 전면부 구성도 단순하다. 무선 리모컨을 위한 적외선 수신부를 중심으로, 전원과 랜(LAN), HDMI 및 USB 연결 상태를 나타내는 LED 램프들이 차례대로 배치되어 있을 뿐이다. 자체 저장장치를 갖추지 않은 ‘호스트 플레이어’인 QN100이라면 당연히 USB 포트를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면에 그런 USB 포트가 없다는 것은 디자인상 다소 아쉬운 부분.

     

    수수한 외형에 비해 화려한 구성의 후면 입/출력부


    QN100의 전체적인 외형이 심플한 반면, 제품 뒤쪽의 각종 연결부는 화려하기 그지없다. 왼쪽부터 전원 입력을 위한 어댑터 단자, 대형 고화질 HDTV 등과 연결하기 위한 HDMI 포트, 디지털 사운드를 전송하기 위한 옵티컬(광) 및 코엑시얼(동축) 단자, 아날로그 출력을 위한 컴포지트 영상 출력 및 RCA 스테레오 단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보급형을 노리는 호스트 플레이어지만 LAN포트가 눈에 띈다

     

    그리고 맨 오른쪽 끝으로는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RJ-45규격 포트와 USB 방식의 각종 저장장치 연결을 위한 USB 2.0 호스트 포트가 달려있다. 랜 포트는 둘째 치고, 하나뿐인 USB호스트 포트가 그것도 뒤쪽에만 있는 것은 정말 아쉽다. 물론 그런 단점도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

     

    리모콘으로만 QN100의 각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이전에 소개한 WD TV처럼 BK인포컴의 QN100도 출력 구성이 상당히 극단적이다. 영상 출력 방식 중에서 가장 낮은 품질의 컴포지트와, 가장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는 HDMI 딱 두 가지 출력만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디빅스 플레이어라면 컴포넌트 출력을 지원하지 않는 것이 큰 단점이 될 법도 하지만, 그에 앞서 QN100이 최소한의 필수 기능만 갖춘 호스트 플레이어임을 잊어선 안된다.

     

    BK인포컴 측에 따르면 QN100의 목표는 “최소한의 비용 투자만으로도 최고급 디빅스 플레이어 못지않은 멀티미디어 재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 시점에서 최고 품질의 영상 출력이 가능한 HDMI를 지원하고 있으니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물며, 최근의 HDTV들은 HDMI를 기본 제공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컴포넌트 출력이 없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까지는 되지 못한다.

     

    연결하는 디스플레이 장치가 HDMI를 지원하면 궂이 컴포넌트까지는 필요없다

     

    일부 기능을 과감히 뺀 만큼 그만큼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지사. QN100은 비슷한 재생 능력을 갖춘 디빅스 플레이어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10만원대 초반의 가격대로 출시됐다. 그런 맥락에서 단 하나뿐인, 그것도 뒤쪽에 위치한 USB 호스트 포트 역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통합 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1.3규격 지원 HDMI케이블을 덤으로 제공(초회한정)

     

    저렴하게 출시됐다고는 하지만 QN100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고급형 디빅스 플레이어에서나 볼 수 있는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부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집이나 사무실의 PC나 NAS 등의 지정된 공유폴더에 저장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끌어다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조작계와 그 속에 담긴 강력한 성능


    매우 간결한 구성의 QN100 메인 화면


    QN100을 TV에 연결하고,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을 통해 전원을 켜주면 심플하면서도 쉽게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 구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화면을 볼 수 있다. 풀HD 해상도의 HDTV에 HDMI로 연결했음에도 불구하고 UI 해상도가 다소 낮은 것은 아쉬운 부분.

     

    TV와 연결 후 콘텐츠가 들어있는 USB 저장장치만 연결하면 재생 준비 완료

     

    그렇다면 QN100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 능력은 어떨까? 10만원 초반의 가격대에 맞춘 최저한의 재생 기능만 갖췄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QN100은 최소한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최고급 못지않은 재생 환경 구축이 목표다.

     

    QN100의 콘텐츠 탐색기 화면

     

    아이언맨(720p, MKV) 재생 화면
     
    FF7 AC 컴플리트 버전(1080p, MKV) 재생화면

     

    300(720p, MKV) 재생 화면

     

    복잡하게 재생 가능 포맷을 늘어놓을 것 없이 간단하게 설명하면, QN100은 최대 1080p 풀HD 해상도(1,920×1,080)의 MKV(H.264) 포맷도 아무런 문제없이 지원한다. 현재 디빅스 플레이어로선 최상급 포맷을 지원한다는 말은 그 이하 포맷들도 거뜬히 재생 가능함을 의미한다. 그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 듯.

     

    음악이나 사진 등은 둘째 치고, 고품질 영상 콘텐츠 분야에서 아직까지 국산보다는 외산이 더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어디서든 마찬가지. 따라서 디빅스 플레이어에서의 자막 지원 능력은 지원 포맷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러 종류의 자막 표시도 확실하다

     

    예전부터 OEM 제품을 주로 공급하고 있던 BK인포컴으로서도 그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 어떤 영상을 재생하든 자막이 첨부되어 있으면 확실하게 보여줌은 물론이다. 또 동영상 파일 자체에 자막이 있거나 여러개의 다른 언어로 된 자막이 있으면 재생 중 언제든지 다른 자막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2개 언어 이상으로 인코딩됐을 경우 음성 역시 선택 및 교체가 가능.

     

    사운드에 있어서도 5.1채널 이상 출력은 외부 디코더나 리시버등에 HDMI 또는 디지털 출력(옵티컬/코엑시얼)을 이용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다만 돌비디지털(DD)의 경우는 자체 디코딩 기능을 갖췄지만, DTS방식의 경우는 외부 디코더/리시버가 필요하다. 이는 하드웨어 문제라기보다는 라이센스의 문제기 때문에 제조사 및 제품을 탓할 수는 없다.

     

    사진 감상 모습

     

    음성 파일 재생기의 모습

     

    디빅스 플레이어 자체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기능을 갖춘 만큼, QN100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사진과 음악 파일 재생기능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기본적으로 따로 사진 검색 또는 음악 검색 모드가 구별된 것은 아니고, 동영상과 같이 콘텐츠 탐색기에서 원하는 사진/음악 파일을 선택하면 재생이 된다.

     

    특히 음악 파일의 경우는 한 번 재생을 시작하면 별도의 재생기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검색 및 사용이 편하다. 반면 사진의 경우, 썸네일(조각그림)모드가 없어 일일히 확인하지 않고서는 어떤 사진이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은 단점.

     

     QN100이 워낙 제품 자체가 작고 가벼운 만큼, 업무상 출장을 나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때 PT파일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 USB 메모리에 넣고, 노트북 대신 QN100을 들고 나가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유용한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기능


    폼으로만 달려있지 않은 LAN포트

     

    요즘은 한 집에 2대 이상의 PC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다보니 인터넷 공유기 역시 상당히 보편화가 되어 있다. 그러한 공유기들은 자체적으로 허브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2대 이상의 PC를 연결하면 가정 내 작은 네트워크 환경이 만들어 진다.

     

    자동 및 수동으로 네트워크 설정이 가능

     

    QN100의 네트워크 기능 지원은 그럴 때 여러모로 유용하다. 공유기나 허브를 통해 QN100를 네트워크에 접속 시키면 미리 공유해 놓은 내 PC에 저장된 영화나 음악, 사진 등을 바로 끌어다가 재생할 수 있다. 즉 별도의 USB 장치에 저장하는 수고를 덜어도 된다는 것.

     

    베타뉴스 사무실서 사용중인 NAS에도 문제 없이 접속 가능

     

    공유 폴더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최근 사무실 등지에서 주로 쓰는 NAS도 문제 없다. 실제로 베타뉴스 사무실에 설치된 NAS에 저장된 720p 영화를 QN100은 끊김 하나 없이 부드럽게 재생함을 보여줬다. BK인포컴 측에 따르면 720p까지는 10/100급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무난하게 재생이 가능하나, 1080p는 기가비트급 네트워크가 아닌 이상 조금 벅차다고 한다.

     

    이 기능을 잘 이용하면 회의나 미팅때 사용할 자료들을 미리 NAS등에 저장시켜두고, 회의실의 프로젝터나 대형 HDTV에 연결된 QN100에서 바로 불러와 재생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10만원 초반대 디빅스 플레이어에서 이만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한다는 것 자체가 대견하다.

     

    ◇ 풀HD 디빅스 플레이어의 대중화를 이끈다 = 최근의 디지털 IT기기들은 크게 나누어, 집어넣을 수 있는 기능을 모두 집어넣는 ‘컨버전스’ 기기와 꼭 필요한 기능에 최적화시킨 ‘디버전스’ 기기로 양분되고 있다.

     

    컨버전스 기기들은 하나의 기기로 다양한 기기의 서로 다른 기능을 즐길 수 있어 다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다만 이런 저런 기능들을 집어넣다보니, 가격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대부분의 컨버전스 기기들의 단점이다. 최근의 고사양 디빅스 플레이어 역시 그러한 컨버전스 기기에 해당된다.

     

    반면 최소한의 기능을 갖추고, 그에 최적화된 디버전스 기기는 꼭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저렴한 가격대가 강력한 무기가 된다. TV 및 라디오 수신, 녹화 및 타임시프트 등 꼭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과감해 빼버리고 저장장치까지 외부 연결로 돌려버린 QN100은 대표적인 디버전스 모델이다.

     

    디버전스 기기는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특정 분야에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해당 기능을 갖는 기기의 ‘대중화’를 직접 이끌 수 있다는 점이다.

     

    QN100이 확실히 차별화되면서 파격적이기도 한 10만원 초반대의 가격을 갖는 것에는 ‘저렴하면서도 쓸만한 디빅스플레이어의 본격적인 대중화’라는 바램도 담겨있다고 BK인포컴 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하나 쯤 있을만한 기기로 꼽히는 디빅스플레이어건만, 30만원대를 넘는 가격으로는 대중화에 무리가 있다는 것.

     

    그 말대로, 지금껏 비싼 가격이 부담스러워 디빅스플레이어 구매를 망설였다면 BK인포컴의 QN100을 한 번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겉모습만 봐서는 다소 미덥지 못할지 몰라도, QN100의 내면에 잠재된 매력은 생각 이상의 만족감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것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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