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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IT 시대, ‘친환경’ 하드디스크가 뜬다!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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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6-22 18:01:22

    최근들어 가전뿐만 아니라 PC분야에도 그린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PC가 내는 발열과 소비하는 전력이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는 무턱대고 성능만 높인 탓이다. CPU부터 주 칩셋, 그래픽 카드, 심지어 하드디스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후끈’하게 달아오를 지경. 이렇다보니 여름철 PC를 쓰는 것이 괴로울 정도다.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 바로 ‘그린 IT'다. 요즘엔 고성능보다는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많다. CPU를 비롯한 PC 주요 부품들은 ‘저전력 고효율’로 가는 추세다.

     

    하드디스크 또한 예외는 아니다. 주요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은 그린 IT 추세에 발맞춰 저전력 설계를 특징으로 한 ‘친환경’ 하드디스크를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2세대 친환경 하드디스크 F2EG

     

    ◇ 친환경 하드디스크, 무엇이 다른가 = 하드디스크가 환경을 생각한다니, 쉽게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친환경 하드디스크란 과연 어떤 제품을 뜻하는 것일까.

     

    친환경 하드디스크는 기본적으로 전력 소모량을 줄인 저전력 하드디스크라 보면 된다. 전력 소모를 줄인 것과 친환경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이는 지구 온난화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전력 소모량이 많을수록 온실 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늘어난다. 전력 소모가 적은 친환경 제품을 쓰게 되면 화력 발전소가 필요한 전력을 만들 때 생기는 이산화탄소 양이 줄어든다. 전력 사용 감소로 인한 에너지 절약 및 유지 비용 절감이라는 이점도 생긴다.

     

    제품 하나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사실 그리 크지 않다. 그렇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회사 PC 하드디스크를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바꾼다면, 나아가서 세계 모든 PC에 친환경 하드디스크를 쓰면 어떨까. 그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화석 연료를 사용해 온 것이 오늘날 지구 온난화 문제를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친환경 제품은 전력 소모가 적으니 발열 또한 적다. 많은 PC가 돌아가는 사무실이라면 실내 온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실내 온도가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에어컨 사용량도 줄어든다. 저전력으로 인한 발열 감소는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로 이어진다.

     

    PC 사용 환경도 더욱 쾌적해진다. 친환경 하드디스크는 발열도 낮고 소음도 적기 때문이다. 진동과 발열이 적으니 제품 수명 연장 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만 하다.

     

    제조 과정에서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쓰지 않는 것도 친환경 하드디스크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의 친환경 하드디스크는 유럽의 전기전자제품 유해물질제한지침(RoHS) 인증, 할로겐 프리 등의 친환경 생산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 친환경 하드디스크, 어떤 제품이 있나 = 내로라 하는 주요 하드디스크 제조사들은 친환경 하드디스크를 주력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WD는 ‘그린파워(GreenPower)' 기술을 적용한 ‘캐비어 그린’ 하드디스크 제품군으로 친환경 하드디스크 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그린파워 기술은 인텔리파워, 인텔리시크, 노터치 램프 로드, 스테이블트랙 등의 기술을 통칭한다. 일반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보다 전력 소비량이 40% 낮아 1년 사용을 기준으로 자동차가 3일 쓸 때 생기는 양 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세대 에코그린(EcoGreen) 시리즈인 F2EG로 토종 친환경 하드디스크의 자존심을 세운다. 삼성전자의 독자 기술인 에코트라이앵글(EcoTriangle) 기술을 적용해 저전력·저소음·친환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브롬계 난연제와 할로겐족 화합물이 포함되지 않은 회로 기판(PCBA) 등 친환경 부품을 쓰고 RoHS 환경 규제도 만족한다. F2EG는 플래터 한 장에 500GB 기록 밀도를 가져 장당 334GB 기록 밀도의 1세대 제품보다 자료 처리 능력이 10% 높다.

     

    씨게이트 테크놀로지는 표준 데스크톱 하드디스크보다 50% 가량 소비 전력을 낮춘 바라쿠다 LP(Low Power)를 내놓았다. 1분에 디스크가 5,900번 회전하는 이 제품은 최대 2TB의 저장 용량을 가진다. 바라쿠다 LP는 종전 드라이브보다 시스템 전력 비용이 적으며 소음 또한 낮다. 제품 작동 시 발열 또한 적어 시스템 수명 연장에 한 몫 한다.

     

    ◇ 그린 IT 시대, 하드디스크도 이제 친환경으로 = ‘그린 IT’ 바람이 거세다. 그린 IT는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 ‘친환경’은 이제 선택을 넘어 필수 요소로까지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린 IT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월 ‘그린 IT 전략’을 내걸고 IT 분야의 에너지 고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그린IT·녹색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013년까지 1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그린 IT를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7월 1일부터는 냉장고 등 17개 가전제품에 에너지소비효율등급과 더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 표시를 의무화 한다.

     

    하드디스크도 이제 친환경 제품인지 따져보고 살 때가 됐다. 열도 적고 조용하니 쓰기 좋고 전기 요금까지 절약된다. 나아가 환경 보호에도 이바지한다니 친환경 하드디스크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지금 친환경 하드디스크를 쓰고 있다면, 환경 보호에 미약하게나마 일조하고 있다고 자부해도 좋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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