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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4, 격투 ‘혼’ 깨우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갔다


  • 전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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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2-13 15:44:58

    과거 게임을 즐겨왔던 유저라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열광하며 게임센터에 들락거리던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그 중 ‘스트리트 파이터 2’는 전 세계적으로 대전 액션 열풍을 일으키며, 많은 유저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작품이다.


    게임센터에서 100원으로 느낄 수 있는 흥분과 짜릿한 손맛은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품답다”라는 감탄과 함께 유저들의 기억 한켠에 아직까지 남아있다.


    물론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후속작 ‘스트리트 파이터 3’가 출시되긴 했지만 블로킹과 같은 쉽지 않은 시스템으로 ‘초보자들이 즐기기 어려운 게임’으로 인식되며 대중성을 잃어갔다. 전작의 명성을 살리지 못한 단점들로 일부 마니아들만이 즐기는 게임으로 변모한 작품은, 게임사의 한 획을 그엇던 작품의 후속작이라는 석연치 않은 수식어를 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듯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오랜 침묵을 깨고 ‘스트리트 파이터’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3편의 실패 요소라 여겨지는 어려운 시스템은 "함께 즐기는 놀이"라는 개발자의 모토와 함께 과감히 던져버렸다.


    간편해진 게임 시스템과 함께 3D로 제작됐지만 2D를 즐기듯 편안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조작감은 한층 더 쉽고 빨리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전작의 아쉬움을 넘어서 최신 기술이 접목된 이번 작품은 이미 발매 전부터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대전 격투 유저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콘솔 타이틀 예약판매 접수 2일만에 두 플랫폼 모두 완전 매진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 스트리트 파이터 4, 류와 캔의 가슴 떨리는 대결이 다시 시작된다 = 이번 작품에서 유저들에게 가장 큰 환호를 받은 부분은 바로 원점으로의 회귀였다.


    아직까지 스트리트 파이터 2가 게임센터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역임을 감안해 볼때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다.


    또 1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 등장한 작품인만큼 비주얼적인 요소는 대폭 강화됐다. 이번 작품에 적용된 수묵화 느낌의 화려하고 강렬한 그래픽은 마치  한편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들게한다.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오프닝 영상


    각각의 캐릭터들의 기술을 쓸때마다 터지는 현란한 이펙트, 특히 필살기를 쓸 때 수묵화 형식의 확대방식은 전율 그 자체다.


    이와 함께 복잡한 연속기나 복잡한 시스템을 버리고 한방씩 치고 받는 호쾌한 액션은 올드 게이머들에게 노스텔지아를 선사함과 동시에 접근성을 높여 많은 신규 유저를 유치할 수 있도록한 부분이다.


    ◇ 스트리트 파이터 4만의 새로운 시스템 ‘보다 쉽게, 보다 긴장감 넘치게’ = 이번 작품을 단순히 2편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리메이크작으로 치부한다면 큰 오산이다. 개발자가 전작의 단순한 리넘버링 수준으로 개발하려다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4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이번 작품이 가진 특징을 보다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2D느낌으로 즐기는 3D 게임. 말그대로 획기적인 게임이 탄생했다


    각 캐릭터들의 밸런스를 더욱 다듬었으며, 게임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됐다. 바로 ‘세이빙 어택’과 ‘울트라 콤보’다.


    세이빙 어택이란 중손과 중발을 같이 누르면 발동돼는 기술로 적의 공격 1타를 가드한 후 바로 공격에 들어가는 가드 캔슬 개념의 시스템이다.


    버튼을 떼지않고 계속 누르고 있으면 모으기가 가능하며, 세이빙 어택을 성공 직후 대쉬나 기술 등을 경직없이 사용할 수 있어 캐릭터별 콤보의 시작이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세이빙 어택이다.


    이와 함께 일발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울트라 콤보’란 시스템이 등장했다. 상대방을 가격하거나 기술을 사용해야 게이지가 축적되는 EX게이지와 달리 울트라 콤보를 위한 리벤지 게이지는 ‘데미지를 입어야’ 올라간다. 일종의 분노 게이지인 셈.


    EX 게이지와는 별개로 사용되며, 울트라 콤보 한방이면 게임의 전세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을만큼 위력적이니 세이빙 어택에 이은 울트라 콤보 연계기는 어찌보면 심리전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양념’으로 볼 수 있다.

     

    강력한 위력의 울트라 콤보


    ◇ 콘솔을 위한 특전이 한 가득 = '스트리트 파이터4'는 이달 12일, Xbox360과 플레이스테이션 3 플랫폼으로 각기 발매됐다. 게다가 단순한 아케이드 버젼의 이식만이 아니라 콘솔 유저를 위한 또 한 번의 양념까지 쳤다.


    콘솔 타이틀에는 타임 어택과 서바이벌 모드, 각종 기술과 연속기를 연습할 수 있는 오리지널 요소, ‘챌린지 모드’가 추가됐다.


    챌린지 모드는 제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적을 쓰러뜨려야 하는 타임어택, 정해진 체력으로 몇 명의 적을 물리칠 수 있는지 겨루는 서바이벌, 캐릭터마다 준비된 기술과 연속기를 연습하는 트라이얼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기술과 연속기를 습득할 수 있는 트라이얼 모드

     

    챌린지 모드를 통해 각종 칭호를 획득할 수 있다


    챌린지 모드는 주어진 시간안에 얼마나 많은 적을 쓰러뜨릴 수 있나를 가늠해볼 수 있는 타임어택과 체력이 다 소모되기 전까지 몇 명의 상대를 물리칠 수 있는지 겨루는 서바이벌 모드가 준비돼 있다.


    또한 각 캐릭터별로 기본기와 필살기는 물론 추천 연계기까지 연습해 볼 수 있는 트라이얼 모드가 추가돼 실력향상과 함께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콘솔 버전에서는 각각의 캐릭터의 스토리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 전 세계 유저들이 한데 모인 결투의 장으로 ‘접속’하라, 온라인 모드 = 스트리트 파이터 4가 초심으로의 회귀와 함께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바로 ‘온라인’이다.


    이미 아케이드에서도 4대의 기계를 연결해 랜덤하게 대결을 벌이는 ‘링크매치’가 도입됐으며, 콘솔 타이틀의 경우 각각의 플랫폼에 맞춰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하다. 대전 격투 게임의 묘미 중 하나인 ‘플레이어끼리의 대전’이 강화된 부분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대전의 경우 회선 속도나 플레이 횟수, 실력에 따라 상대방을 선택할 수 있어 게임 도중 접속이 끊어지는 일이나 실력 차이로 제대로 된 대전이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집에서도 쾌적한 환경에서 대전을 즐길 수 있게된 것.


    게다가 콘솔 유저를 위한 콘텐츠도 마련돼 있다. 캡콤 코리아 관계자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콘텐츠를 내려받으면 신규 코스튬이 등장한다던지 새로운 챌린지 모드가 생기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운로드 콘텐츠의 일환으로 등장한 캐릭터 코스튬


    ◇ 격투 게임에 목마른 유저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 = 10년만의 복귀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는 스트리트 파이터 4.

     

    물론 이번 작품이 과거의 영광을 다시 누릴 수 있을 정도의 ‘대작’이지만 꼭 완벽하지만은 않다. 화려한 그래픽과는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폰트, 한글과 영문과 일어가 공존하는 특정 장면, 플랫폼의 특성이라고는 하지만 다소 긴 로딩 등 조금 거슬리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자잘한 문제’는 강렬한 인상의 3D 그래픽과 세이빙 어택과 울트라 콤보를 이용한 고도의 심리전, 시원 시원한 액션 등 이번 작품의 명성에 흠집하나 낼 수 없을 정도로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완성도는 높다.


    베타뉴스 전준영 (june0601@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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