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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파적 금리인하’ 충격...원·달러 환율, 15년 만에 1450원 돌파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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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12-19 18:39:18

    원달러, 16.4원 뛴 1451.9원 마감

    원·달러 환율이 1450원선을 돌파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외환당국은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거래 한도를 650억달러로 증액하기로 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 19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에 따른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이 1450원을 웃돈 건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지난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17.5원 높은 1453.0원으로 출발했다. 개장 초반 1450원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오전 10시쯤부터 1440원 후반대로 소폭 낮아졌다. 오후 3시경 1450원대로 올라선 뒤 1451원 초반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 상승은 연준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 따른 것이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1bp=0.01%포인트) 내렸지만,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4번에서 2번으로 줄였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금리를 추가 조정할 때 더 신중할 수 있다"며 내년 금리인하의 속도와 규모를 줄일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금리 인하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으나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고에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급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향후 달러 강세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환당국은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예고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개장 전 "과도한 변동성에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겠다"고 각각 밝혔다.

    같은 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도 회의를 열어 해외투자 환(換)헤지(위험 분산) 비율을 최대 10%로 올리는 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8% 내린 108.05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8.27까지 올라 2022년 11월 11일(108.44)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48.50포인트(1.95%) 내린 2,435.93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1포인트(1.89%) 내린 684.36으로 장을 마쳤다. 양대 시장 지수가 나란히 2% 가까이 급락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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