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11-20 08:47:12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정부가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측정을 부동산 시세 변동폭만 반영해 산정하기로 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실제 시세와 공시가격과의 차이를 메꾸기 위해 시세의 평균 69%였던 공시가를 2030년까지 시세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던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국무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25년 부동산 가격 공시를 위한 현실화 계획 수정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서 국민의 경제적 부담, 공시가격의 거래가격 역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고, 윤석열 정부는 이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현실화 계획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 9월 시장 변동률 등을 반영해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인 '부동산 공시가격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선행조건인 '부동산 공시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법 개정 전까지 임시방편을 마련해야 했다.
정부는 결국 연구용역과 공청회,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년 시세반영률도 종전처럼 현실화 계획 수립 이전인 2020년 수준(공동주택 69.0%)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국토부는 "현행 공시법과 현실화 계획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올해 대비 내년 공시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며 "부동산 보유세 부담 증가, 복지 수혜 축소 등 현실화 계획의 부작용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현실화 계획의 부작용이 이미 확인돼 '합리화 방안'을 발표한 상황에서 기존 현실화 계획에 따른 높은 시세반영률의 적용은 불합리하다는 점, 국회 차원의 논의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공시정책의 변화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 종합 고려됐다"며 "올해와 동일한 시세반영률이 적용됨에 따라 내년 공시가격은 국민들이 기대하는 바와 같이 시장가치와 유사한 수준에서 변동될 전망"이라고"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초 현실화 계획상 내년에 78.4%까지 올라야 하는 공동주택 시세 반영률은 다시 기존 현실화 계획 수립 이전 수준인 69.0%에 맞춰진다. 표준주택(66.8%→53.6%)과 표준지(80.8%→65.5%) 반영률 역시 각각 낮춰진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도 서울, 특히 강남권 아파트의 보유세는 크게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급상승이 주 원인이다.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고 일부 하락하는 곳도 보이지만, 다음달까지 하락세를 이어간다 해도 지난해보다 아파트 공시가격이 증가했기 때문에 보유세도 그에 따라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정방안에 따라 산정된 202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말 부동산 시세를 반영해 내년 3월께 공시가격(안)을 발표하고, 열람을 거쳐 4월께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표준지와 표준주택은 올해 12월 중 공시가격(안)을 발표하고 내년 1월께 최종 결정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공시제도의 안정성 확보, 국민의 경제적 부담 경감, 국민의 혼선과 불편 방지 등을 위해서는 2025년 공시를 위한 기존 현실화 계획의 수정이 필요하다"며 "'합리화 방안'이 조속히 적용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상정된 '부동산 공시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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