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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올해 주담대 증가율, 10년 만에 '0%' 전망...고금리 여파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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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9-09 15:22:18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이 매달 수 조원씩 급증하며 비상이 걸린 반면, 올해 유럽 은행들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제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유럽인들이 주담대를 일으키지 않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 고금리로 인해 올해 유럽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0%로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의 올해 주택담보대출이 전혀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의 분석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EY가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유럽은행감독청(EBA) 및 각국 중앙은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로존의 주택담보대출은 2022년 4.9% 성장에서 올해는 전혀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4년의 최저 성장률 0.2%를 밑도는 수준이다.

    EY는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이 회복되면서 3.1% 성장하고, 2026년엔 4.2%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의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오르면서 유로존 대출자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받기를 꺼렸다. 유럽중앙은행(ECB)는 2022년 금리를 0%에서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인 4.0%까지 끌어올렸다가, 지난 6월에는 4.25%로 낮췄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함에 따라 향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EY는 차입 비용이 감소하고 생계비 부담이 완화하며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기업 대출과 소비자 신용도 증가할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기업 대출은 지난해 0.1% 감소했으며, 올해는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EY는 프랑스와 독일의 성장세에 힘입어 2026년에는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들이 연체된 대출로 인한 손실이 다소 증가할 것이지만, 이는 대출 기관에 큰 위험을 가져오지는 않겠다고 EY는 전망했다. 부실대출은 올해 전체 대출의 2%에서 2025년과 2026년에 2.3%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2013년 유로존 채무 위기 당시의 최고치인 8.4%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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