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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주인인 20년형 장기 임대주택 만든다는데…전세 없어질까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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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8-29 08:40:24

    ▲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추진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정부가 기업이 장기로 임대하는 20년형 장기 임대주택을 만들기로 발표하면서 전세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28일 "전세 일변도의 임대주택에서 벗어나 국민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기업이 참여하는 20년 장기임대주택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날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서울 용산구 '베르디움 프렌즈'를 찾은 박 장관은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추진'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전세는 효용을 다했다"면서 "악질적인 전세사기범도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전세금을 내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앞으로 이런 추세가 구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도입해서 전세 말고도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줘서 전세를 서서히 없애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보증금을 대폭 낮춘 대신 월세를 내야 하니 월세 부담 자체는 있을 것"이라며 "전세의 경우에도 전세금을 국민은행, 신한은행에서 대출받으면 사실상 은행에 월세를 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기업형 임대주택 도입으로 전세가 없어질 것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장관의 발표에 대해 "보증금을 얼마까지 낮출지는 모르겠으나 결국 월세전환을 통해 전세를 서서히 가라앉게 한다는 것 같은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이 고금리라 그렇지 저금리 시대에는 전세처럼 세입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목돈을 저금리에 빌려쓰면서 2년이 지나면 다시 돌려받는 돈과 달마다 일정 금액을 내는 것과는 느낌상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전세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집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전세로 나가는 이자보다 훨씬 싸게 월세를 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기업에게 임대주택을 맡기면 기업도 이윤을 내야하기 때문에 월세를 무작정 싸게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얼마나 사람들이 선택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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