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가계대출 속도 조절”...하나·KB등 은행권 주담대 금리 올린다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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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7-03 13:17:28

    국민銀, 주담대 금리 0.13%p인상...시중은행들도 "검토 중"

    가계대출이 크게 늘면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려 가계대출 관리에 나선다.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5조30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3년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최근 금리 인상에 나섰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시 금리 조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p) 축소했다고 3일 밝혔다. 즉 대출금리를 인상해 감면 금리 폭을 낮춘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이날부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가입 이후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6개월 주기로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기존 연 3.0~4.4%에서 연 3.13~4.53%로 올랐고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주담대(신규 잔액 코픽스 기준) 금리 역시 연 3.65∼5.05%에서 3.78∼5.18%로 인상됐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주담대 금리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나머지 신한·NH농협·우리은행 등의 시중은행들도 순차적으로 금리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이달 실시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시기를 오는 9월로 연기함에 따라 주담대 막차에 타려는 수요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는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08조5723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3415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5월(5조2278억원)보다도 증가 폭이 커졌다.

    당국도 꺾이지 않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일 임원 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금융시장 여건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복합적 위험요인이 산재해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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