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강달러’ 환율, 17개월 만 장중 1,400원 터치...“상단 1450원대까지 열어둬야”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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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6 16:44:36

    급등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이 17개월 만에 1400원선까지 올라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가운데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되면서 ‘강달러’ 현상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불확실성 증폭에 불안심리로 환율 상단을 145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 원/달러 환율이 결국 17개월 만에 1,400원선까지 올라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한 영향이다. 사진은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하사진=©연합뉴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31분께 1,400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 중 1,4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환율이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을 감행 하며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것도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커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06.3을 넘어서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하는 가운데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최근 글러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치솟은 16일 전일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394.5원에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표시된 환율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증시에서 투매 양상이 나오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굉장히 강해졌다"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중동 확전 우려까지 겹치면서 달러는 더 강해지고, 원화는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불안심리로 인해 역외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환율 상단을 145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강달러 압력 확대에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해지면서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환율 급증세에 외환당국은 외환 변동성 완화를 위한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신중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환율 움직임과 외환 수급에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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