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거수기 오명 이사회 변화 바람 일까…금융지주,사외이사 늘리고 여성비중 높이고


  • 박은선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4-03-04 10:52:21

    당국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 유도에 금융지주 이사회 정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 대거 임기 만료와 함께 이사회의 물갈이 폭이 주목된다.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 감시·감독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른바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에 대한 쇄신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하고 있어서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30% 안팎으로 높이고, 전체 사외이사 수를 늘리며 경영진의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제히 이사회 구성 다변화와 기능 실질화에 나서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30% 안팎으로 높여 성비 불균형을 개선하고, 전체 사외이사 수를 늘려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우선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사진은 서울 한 시내에 우리 신한 국민 등 주요 은행 ATM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모습 /이하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사외이사 37명 중 27명의 임기가 이달로 만료되는 가운데 연임 한도를 채웠거나 스스로 사임하는 일부 사외이사의 후임을 정하는 과정에서 사외이사 수가 소폭 늘어나고 여성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우선 우리금융은 퇴임하는 송수영 사외이사를 대신해 이은주 서울대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교수 등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기로 하면서 사외이사 총수는 6명에서 7명으로, 그 중 여성은 1명에서 2명으로 각각 늘어난다. 여성 비율이 16.7%에서 28.6%로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남성으로만 이뤄졌던 사외이사진에 여성 경제학자인 최윤정 연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가 영입했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가 8명에서 9명으로 증가한다. 이중 여성이 1명에서 2명으로 늘어 여성 비율은 22.2%로 상승한다. 하나금융은 주영섭 전 관세청장, 이재술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여성), 이재민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이번주 초 주총 안건을 공시하면서 사외이사 추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사외이사 중 성재호 이사가 신한카드 4년, 신한지주 5년 등 9년을 채웠다. 이윤재 이사는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수를 9명으로 유지하면서 여성 이사를 2명에서 3명으로 증원해 여성 비율을 33.3%로 높일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사외이사 7명 중 3명으로 여성 비중이 42.9%에 달하는 KB금융은 이번에 임기가 끝난 김경호 사외이사 후임으로 한국금융연구원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을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 7명 중 2명(28.6%)이 여성인 농협금융의 경우는 이번 주총에서는 멤버 변동 없이 사외이사 수와 여성 비중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날 이 금감원장은 "배당 제도 개선 등 주주환원 제고 방안은 물론 주주총회 내실화, 주주와 이사 간 소통 촉진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금융지주의 이사회 정비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30개 핵심 원칙을 담은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발표한 바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460842?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