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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고금리 그늘 ...4대 금융, 회수 포기 대출 2조원 육박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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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2-27 13:50:29

    1년 새 49% 증가...'추정손실' 역대 최대

    은행들의 건전성에 계속해서 경고 신호가 나오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회수 불가능으로 판단하고 사실상 포기한 대출 채권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증가율은 KB금융이, 손실 규모는 신한금융이 가장 컸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 국내 4대 금융그룹이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사실상 포기한 대출 채권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한 시내에 KB국민·농협·신한·우리은행 ATM기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말 기준 추정손실은 총 1조9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전년 말(1조3212억원)에서 1년 사이 48.8% 증가했다.

    금융그룹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KB금융 지난해 추정손실 규모는 3926억원으로 전년(2123억원) 대비 84.9% 급증했다.

    액수로는 신한금융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 추정손실 규모는 5759억원에서 7514억원으로 1년 사이 30.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2350억원에서 3430억원으로 46.0%, 우리금융은 2980억원에서 4790억원으로 60.7% 각각 증가했다.

    비상장회사인 농협금융은 그룹 연결 기준 추정손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계열사인 농협은행 기준 추정손실은 1179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금융회사의 자산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분류된다. 이 중 고정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여신이며 고정 이하 여신은 부실채권(NPL)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추정손실이 급증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둔화세가 이어지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 건전성이 악화된 원인이다.

    추정손실을 포함한 4대 금융그룹의 전체 고정이하여신도 2022년 말 5조3997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9378억원으로 4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그룹들은 연초부터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취약 차주에 대한 조기 신용평가, 고위험 차주 선별, 부실기업 대출에 대한 조속한 정리,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은 지난해에만 연간 8조9931억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 전년보다 73.7% 늘렸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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