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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9연속 금리 동결...상반기 내 금리 인하 가능성 낮아” [일문일답]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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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2-22 20:04:58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공동취재단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고 22일 밝혔다.
     
    3.5%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아홉 차례 연속 동결로, 금통위원 7인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상반기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5월 전망을 지켜볼 것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부동산PF 사태가 빠르게 안정돼 가고 있고,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 상승요인에 미리 반영돼 있다며 '4월 위기설'을 일축했다. 
     
    이어 우리 금융시장이 환율 영향 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국제 금융시장과 연결돼 있어 미국 연준 금리에 종속적이지만은 않다고도 전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설명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 관련 "미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주요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었으며 주가는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또 대내여건에 대해서는 "국내 경기는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다만 소비는 높아진 물가와 금리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와 같은 2.1%로,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지난 11월 전망과 같은 2.6%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통화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상승률을 2% 수준으로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
     
    -새로 개편된 7인 체제 금통위원의 3개월 내 금리전망이 궁금하다.
     
    =향후 3개월 금리에 관해서는 저를 제외한 금통 위원 여섯 분 중에서 다섯 분은 3개월 후에도 3.5%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내셨고, 나머지 한 분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의견이셨다. 우선 다섯 분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2% 목표보다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 물가가 우리의 전망대로 둔화될 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점을 3.5%로 유지하는 견해의 주된 배경으로 말씀하셨다. 나머지 한 분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서 물가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셨다.
     
    -적어도 6개월 이내에는 금리인하가 어렵지 않겠냐 하셨는데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견해에 좀 변화가 있는지.
     
    =기본적으로 저희가 11월 전망한 것과 거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상반기 내에 금리 인하를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가 지나서는 어떻게 될 건지는 5월에 저희가 다시 경제전망을 할 때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지가 궁금하다. 지난 금통위 이후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전체적으로 좀 커진 모습이었는데.
     
    = 대부분의 금통위원들께서는 아직까지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다,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보다 상당히 높고, 그다음에 물가가 우리 전망대로 내려갈지는 좀 더 살펴봐야 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는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세계 전체적으로 마지막 마일에서 물가가 어떻게 될지가, 평탄하게 움직이지 않고 지금 굉장히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고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을 살펴보고 금리의 움직임에 대해서 논의하자는 것이 대부분 금통위원들의 생각이다.
     
    - 한국과 미국의 성장세나 물가 하락세를 고려했을 때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릴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미국 연준에 비하면 훨씬 시장의 기대와 저희들 예측이 훨씬 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됐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물가가 국내, 국외 요인에 의해 변화가 있을 수 있기 ‹š문에 당분간 물가 추세를 저희가 예측하는 바대로 가는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그 다음 금리정책의 방향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부동산 PF 구조조정 영향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하셨는데, 이게 경제 성장률 전망의 상방 요인보다는 하방 위험이 크다고 보시는 건지 궁금하다. 이와 관련해서 PF를 고려해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지.
     
    =우선 PF만 보면 당연히 하방 위험이 더 큰 편인데, 지금 경기를 전망할 때는 상방, 하방 요인이 다 있는 것 같다. 수출이 생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비가 나쁜데도 상쇄 효과를 보였다. 그래서 부동산 PF를 보면 하방위험이 큰데, IT 경기나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더 커서 경기는 어느 쪽으로 갈지, 지금 상·하방 위험이 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 태영 사태가 잘 정리되는 것에서 보듯 PF가 기본적으로 질서 있게 정리되고 있고, PF 문제는 미시적인 정책을 통해서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야지 금리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상이라도 내수가 나빠질 경우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시는지, 혹시 한국은행이 수출을 제외한 내수 부분의 잠재성장률도 추정하고 있는지.

     
    =우리 경제를 전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당연히 전체 성장률이지 내수만 보고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론적으로는 내수가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피부로 성장을 느끼기에는 내수 쪽이 훨씬 더 중요하고, 또 물가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이 수출보다는 내수 쪽에 아무래도 더 압력이 작동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화정책 전체를 할 때는 전체 물가 수준과 전체 GDP 성장률을 보고 있지, 따로 내수만 보고 하지는 않는다. 
     
    -물가가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고 말씀하셨는데, 전반적으로 금통위의 물가목표 수렴 기대가 이전보다 강화됐다고 봐도 되는지.
     
    =이번에 물가상승률이 2.8%로 낮아지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로 낮아진 것은 기저효과를 제거했을 때 떨어지는 추세로 가고 있다는 걸 한 번 더 확인해 준 것이다. 그래서 물가상승률이 왔다갔다 울퉁불퉁하겠지만 기조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느냐에 대해서는 그것을 저희들이 베이스라인으로 가정하고 있고, 낮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4월 총선 관련 공공요금 인상 같은 총선 이후에 미루어진 정책 영향으로 총선 이후에 다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통방문에도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때까지 확신하기 이르다 이런 표현이 등장했는데, 이번 물가 전망에 총선 영향이 어떻게 반영됐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공공요금을 조정할 지에 대해서 의견을 논의한 다음에 전망을 했기 때문에 지금 전망에는 지금까지의 공공요금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11월과 2월 전망치는 공공요금이 올해 상반기까지 오르고 있다가 그 뒤부터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가정을 해서 내 놓은 물가상승률 수치다.
     
    -금리 동결 역대 최장기 가능성도 언급이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혹시 부담이 없으신지.
     
    = 물가 경로가 예상대로 떨어지는 쪽으로 가면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좀 넓어지는 거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보고 그래야되기 때문에 지금 몇 번을 해서 최장 기간이냐 아니냐 이것과 관계없이 물가의 떨어지는 속도나 모양이 예상대로 되는지 그걸 보고 판단할 것이다.
     
    - 앞서 경총 강연에서 부동산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경계감을 말씀하셨다. 관련해서 이번 주 발표하신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주택 가격전망 CSI가 있는데 작년 9월에 110까지 갔다가 1월에 92까지 떨어진 뒤 이번 달에도 92를 유지하고 있다. 이 상황을 긍정적이라고 보시는지 또는 이 숫자들을 어떻게 해석하는 게 맞는지.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가 부동산 관련된 데에 자금이 너무 흘러간다는 것이다. 기업의 대출 중에서도 부동산 관련해서 대출이 많이 쏠려가고 지난 10여년 동안에 자금이 어디에 투자됐느냐를 보면 어떻게 생각하면 부가가치 창출이 적은 부동산 쪽으로 다 몰려가고 있고, 그것이 주택 가격이 올라가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다 그쪽에 관심이 있어서, 제가 망국이라는 표현까지는 안하겠지만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고 언젠가는 고쳐져야 된다.
     
    다만 금리 정책을 가지고 이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다. 금리 정책을 잘못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려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한국은행이 해야 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고, 그래서 금리나 이런 것들을 내릴 시점이 돼서 할 때도 이런 부동산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거시안정정책을 확실하게 해야 된다는 것이 지난 몇년간의 교훈이다.
     
    -물가는 높지만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씀했는데, 전보다는 물가 불확실성이 소폭이라도 줄어든 것을 의미하는 표현인지 궁금하다.
     
    = 물가 하락세가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그것이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그 이유 중에 중요한 것의 하나가 내수가 저희 생각보다 더 나빠진 것도 있기 때문에 경기 면에서는 나쁜 뉴스일 수 있다. 그렇지만 물가 안정세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물가가 내려가는 속도나 현재 우리의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국내 대출금리가 미국 정책금리에 의해서 변동되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리 정책의 독립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독립성이 사라졌다기 보다는 이제 우리나라 금융 시장도, 예전에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선진국 금융시장과 별개로 움직이고 우리 산업만이 좀 국제화됐었는데, 이제 서학개미, 여러 가지 해외투자 이런 것도 많이 늘어나고 그래서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선진국과 많이 연계가 돼서 같이 움직이는 정도가 과거보다 올라갔다고 봐야 될 것이다. 이때까지는 미국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면 환율 경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환율 경로뿐만 아니라 이자율 경로라든지 이런 것이 다양하게 직접 영향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이렇게 저는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통화정책이 독립적이 아니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통화정책이 고려할 면이 훨씬 더 많아졌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최근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는데 이게 부동산을 비롯한 중국 시장경기에 대한 관측이 궁금하다.
     
    =중국의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는 큰 부동산 사업 중에서 어떤 것이 살아날 수 있는지, 화이트 리스트, 그런 것들을 명시하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그런 정책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어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저희가 생각할 때는 올해는 4% 중반 이상으로 성장하게끔 부양책을 쓸 것이다 이런 기조하에 전망하고 있다.
     
    -시장에서 바라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총재님이 예전에 말씀하신 데에서 점점 조정이 돼서 지금은 6월 정도로 밀렸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셨는데, 연준에 대한 기대와 한은의 논의가 좀 반대로 가는 방향도 있는 것 같다. 이 상태로라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밀리고 한은은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게 되면 연준보다 더 빨리 금리를 내릴 수 있는 건지.
     
    =미국과 우리 금리정책이 기계적으로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제 미국이 피벗을 하면, 언제 할지는 모르지만 그런 국면으로 보면 역사적으로 볼 때 과거 경험을 보게 되면 각국이 차별화된 통화정책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지는 쪽으로 간다고 봐야 될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내린 다음에 반드시 내리고, 그 전에 할 가능성이 있냐 없냐 오늘 얘기하라고 그러면 답을 못 드린다. 다만 지금 여러 가지 빠르게 오르는 속도라든지 외환시장의 상황이라든지 전체적인 국제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볼 때 미국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거나 그런 분위기가 많이 잡히면 각국이 자기의 물가상승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차별화된 정책을 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더 커진다, 저희도 그것을 보고 이것이 미국의 통화정책이 우리 외환시장, 국내 경기, 이런 데에 주는 영향까지 다 종합해 가지고 판단해서 결정할 것 같다.
     
    -지난해 말에서 올해 상반기에 잠재성장률 재추정치가 발표될 거라는 보도도 많이 나왔었는데 언제쯤 발표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1%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달라.
     
    =이번에 기준연도 개편이 올 상반기에 있을 것이다. 기준연도 개편 작업이 끝나면 그 데이터를 가지고 잠재성장률을 추정할 것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하반기 어느 시점에서 잠재성장률을 새로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는 내부 모델로는 현재 우리나라 수준에서는 잠재성장률을 2%정도로 보고 있는데 지난 몇 달 전에 우리 연구원에서 나온 페이퍼에서 보시다시피 고령화 이런 것들을 잘못 다루게 되면 잠재성장률이 음의 숫자로 갈 수 있는 확률이 높게 나오는데 이것이 우리가 어떤 정책을 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오늘 금통위원 한 분께서 3개월 내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셨다. 이 분은 현재로써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낼 정도의 강한 의견은 아닌지 그게 궁금하다. 
    또 한 가지는 5월 전망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5월 물가가 한은 전망대로만 가면 금리인하 소수 의견을 낼 수도 있다, 이렇게 보시는지도 궁금하다.
     
    =오늘 향후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에 대해 의견 내신 분도 오늘 금리에 대해서는 동결하는 것으로 합의를 본 것이다. 4월에 다음 결정을 하게 될 테니까 3월에 성장이라든가 물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을 열어 놔야 된다 그런 말씀이셨다. 지금 5월 데이터가 똑같이 나오면 얼마로 하겠다 이렇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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