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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부터 갚자”… 10억 초과 고액 예금 증가세 10년 만에 꺾여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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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11-01 11:08:59

    올해 상반기 기업예금 전년比 24조원 ↓

    10억원이 넘는 고액 예금 증가세가 10년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불황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예금에서 거액을 인출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 기업들이 정기예금에서 거액을 인출해가면서 잔액 10억원이 넘는 예금 증가세가 10년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한 계좌의 총예금은 772조4270억원이었다. 지난해 말보다 3.0%(23조9210억원) 감소한 규모다.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잔액이 직전 반기보다 줄어든 것은 지난 2013년 6월 말 379조5800억원에서 같은 해 12월 말 362조826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초 이 잔액은 2018년 상반기 500조원, 2019년 하반기 600조원, 2021년 상반기 700조원 등 증가세를 이어왔다.

    10억원 초과 예금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정기예금 잔액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10억원 초과 정기예금 잔액은 538조 816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25조 7300억원(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10억원 초과 기업자유예금 잔액은 219조8900억원에서 222조5850억원으로 늘고, 저축예금 잔액은 11조5250억원에서 10조5380억원으로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고금리 수준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만기 도래 정기예금을 해지한 뒤 차입금을 상환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고액 정기예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고액 예금 계수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존 예금이 전 금융기관에서 감소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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