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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선영 용산구의원, 與 이태원참사 대처 불만 탈당?...국힘 윤리위 징계 피해 ‘배지 먹튀’ 의혹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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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10-27 12:43:44

    ▲ 김선영 용산구의원에게 통보된 국민의힘 윤리위 통지서 ©베타뉴스

    ▲ 김선영 용산구의원이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에 입당하는 배경을 밝히고 있다. ©베타뉴스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 입당을 선언한 용산구의회 김선영 의원이 당내 징계를 피하기 위해 탈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연 시기에 대해서도 1주기를 맞은 이태원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달 국민의힘 윤리위 회부가 결정됐던 김선영 의원이 하필 이 시점에 10.29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힘의 조치와 사과가 미흡했다며 기자회견을 연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힘 탈당 및 민주당 입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10.29이태원참사에 국민의힘이 조직적으로 침묵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무력감 및 책임감을 느끼고 탈당한다며, 그간 용산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이태원참사에 진심으로 임하는 모습에 크게 공감해 입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김선영 의원은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 징계대상자로 결정돼 몇몇 용산구민은 이를 탈당 사유로 짐작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따르면 김선영 의원은 지난달 22일 12개월 이상 직책당비를 미납한 건으로 시당 윤리위원회 징계심의대상자에 회부됐다는 통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27일 김선영 용산구의원 기자회견에 함께한 민주당 용산지역위원회 의원들. 왼쪽부터 강태웅 용산지역위원장, 함대건 용산구의원, 김선영 의원, 황금선 용산구의회 부의장, 백준석 용산구의원, 김영호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 ©베타뉴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선영 의원은 지난해 6월 용산구의회 지방의원이 된 후 상향 책정된 직책당비를 12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았다”며 “이에 당헌 9조, 당비 규정 제3조3항 위반에 해당돼 윤리위 징계안건 대상자가 됐다는 내용의 징계회부통지서를 지난달 22일 김 의원에게 보냈으며, 국힘 용산당협에서도 이 통지서를 김 의원 본인에게 내용증명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영 의원은 같은날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 입당이 당비 미납에 따른 국민의힘 윤리위 징계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비 미납은) 지엽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는 밝히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당비 미납 관련 “일반적으로 당원이 당비를 밀린 경우 한꺼번에 내는 경우도 있다”며 (김선영 의원의) 민주당 입당이 징계를 피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다.

    또 김영호 위원장과 자리를 같이 한 강태웅 민주당 용산지역위원장은 "김선영 의원이 국민의힘 당비를 내지 않아서 문제가 됐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

    함대건 민주당 용산구의원은 "김선영 의원 징계 얘기는 민주당 입당이 결정된 후 나온 것"라고 해명였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미 올해초 다른 구의원들이 십시일반해 당비를 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김선영 의원이 이를 거절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당비 미납이 용산당협에서도 문제가 되기도 했고, 또 김 의원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알려져 동료의원들이 나선 사실이 있는데 당에서 안 도와줬다는 비난을 받을 일은 없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으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당 차원에서 구속된 박 구청장을 위해 탄원서를 써달라고 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태원참사 이후 국민의힘 대처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면 그동안 당내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왜 이제와서 뒤늦게 탈당을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자신의 판단이 늦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 27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김선영 의원 민주당 입당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베타뉴스

    또한 김 의원이 당비 관련 징계를 피하고, 이태원참사 1주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주목도를 높이려 한 것이라는 의심도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힘으로부터 징계가 불가피해지자 시간을 끌다가 이태원참사 1주기가 임박한 10월 말에 전격적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것.

    한편 김선영 의원은 민주당 입당으로 정치적 실리를 톡톡히 챙기게 됐다.

    김 의원이 국힘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가면 국힘 대 민주당 비율이 7대 6이었던 용산구의회 지형이 뒤집어지고 후반기 의장도 민주당 몫이 유력해 등 후반기 원구성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민주당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김 의원으로서는 남는 장사라는 분석이다.

    한 용산구민은 “(김선영 의원이) 구의원에 당선되고도 지역주민들과 소통은 제대로 하지 않고, 구청직원에 필요 이상의 간섭을 해 문제가 됐다고 들었다"며 "전부터 기초의원으로서의 본분에 충실하기보다는 중앙정치에 관심을 두더니 이제 와서 이태원 참사 핑계를 대며 당적을 옮기는 것이 자기 잇속만 차리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전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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