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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만덕~센텀 대심도 지하철 인근 터널구간 토사 붕괴 늑장 대처 '논란'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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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3-02 15:19:55

    ▲ 해운대 방향 터널 막장 토사유출지 현장. (사진은 현재 그라우팅 시공 모습) © (사진제공=부산시)

    이틀 지난 27일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운행속도 70km서 25km로 줄여
    市 "전동차 서행 운전 조치, 부산교통공사 자체 매뉴얼에 따라 취한 것"

    지난달 25일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이하 대심도) 터널 공사현장에서 토사가 유출된 후 이틀이 지나서야 인근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에 대한 서행운행 조치가 이뤄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만덕∼센텀 대심도 공사는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중앙로를 거쳐 해운대 재송동 센텀시티 수영강변대로를 지하 40m 이상 깊이 터널로 연결하는 사업으로 2019년 9월 착공, 2024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2일 부산시에 따르면 25일 0시40분께 부산 동래구 미남교차로 근처 지하 60m 지점에 있는 만덕∼센텀 대심도 터널 공사현장 천장에서 25t 덤프트럭 40여 대 분량인 토사 750㎥가 쏟아졌다. 당시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다.

    문제는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이 같은 날 오전 11시께 부산시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이후 감리의 현장 확인은 25일 오후 9시30분에야 이뤄졌고, 부산시의 현장실사도 다음 날 오후 3시가 돼서 진행돼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사고 사실을 시민에게 알리지도 않고, 정확한 사고발생 원인도 밝히지 않은 채 사고 이틀째인 27일에 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운행속도를 70km에서 25km으로 줄이는 조치를 진행했다.

    사고가 휴일 심야에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감리의 현장 확인과 부산시의 현장실사가 늦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해운대방향 터널 막장부(STA. 3+660m지점 충렬대로일원)

    이에 대해 심성태 부산시 건설본부장은 "사고 직후부터 도시철도 3호선 노선 인근에 설치된 침하계로 모니터링한 결과 지반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 본부장은 또 "토사유출에 따른 영향 범위가 반경 10m 이내로 분석됐고, 도시철도 3호선 터널과는 32m가량 떨어져 있어서 영향이 없을 것으로 봤다"면서 "도시철도 노선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해 늦게라도 부산교통공사에 사고 사실을 통보했고, 전동차 서행 운전 조치는 부산교통공사가 자체 매뉴얼에 따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부산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2일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터널 토사유출에 따른 도시철도 긴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날 현장 점검을 통해 비상상황 대응 태세 등 도시철도 안전관리 전반을 점검하고 각종 재난·사고 대응 매뉴얼 개선과 도시철도 전구간에 걸쳐 안전에영향을 미치는 지하 공사 현황을 전수 조사토록 부산교통공사에 주문하는 등 안전한 도시철도 운행을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박대근 건설교통위원장은 "도시철도 3호선 미남역∼만덕역 구간은 사고 현장에서 불과 32m 떨어진 곳으로 지난달 25일 토사유출 사고 이후에도 전동차 운행이 계속되다가 27일 오후 5시 이후에야 시속 70㎞에서 25㎞로 서행 운전하도록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안전불감증이 아닐 수 없으며 이러한 부산시의 밀실행정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의 발인 도시철도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앞으로도 도시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의정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번 사고와 관련, "늑장 부실 대응에 책임이 있는 관계자에 대한 엄정한 조치와 함께 시민 안전에 대한 부산시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사고가 발생한 구간은 그동안 건설사와 부산시가 지반이 튼튼한 곳이라고 주장해 왔던 곳이다. 사고 발생지역으로부터 도시철도 3호선 만덕~미남역 구간이 32m밖에 되지 않으며 아파트와 주거지가 밀집된 곳으로 초등학교까지 있어 자칫 사고의 위험이 확대될 수도 있는 지역이다"고 우려했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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