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삼성중공업 vs. 한국가스공사, LNG선 시험 운항 두고 갈등 촉발


  • 권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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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12-05 16:53:41

    ▲ 한국형 화물창 KC-1이 탑재된 LNG선 SK세레니티 ©삼성중공업

    [베타뉴스=권이민수 기자] 삼성중공업과 한국가스공사가 한국형 화물창(KC-1)이 탑재된 LNG 운반선의 선적 시험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지난 23일 동해상에서 예정 중이던 LNG 운반용 국적선 SK세레니티, SK스피카호의 LNG 선적 시험이 한국가스공사 측에서 돌연 입항 거부 및 연기를 통보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운항 재개가 늦어지며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관련 회사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삼성중공업의 주장이다.

    한국산 화물창 KC-1, 왜 다툼의 원인이 됐나

    KC-1은 한국가스공사와 조선 3사인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산 LNG 화물창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전 세계 LNG선 사업의 70%를 점유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할 만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LNG선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기술에 있었다. 해당 기술이 프랑스 엔지니어링사에 예속돼 LNG 선박당 약 1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부 유출이 지속된 것이다. 이에 한국가스공사와 조선 3사는 LNG선 기술 자립을 위해 공동으로 KC LNG Tech라는 기술사를 합작 설립해 KC-1을 개발하게 됐다. KC LNG Tech의 모회사는 한국가스공사다. 그리고 18년 2월과 3월에 건조된 2척의 LNG선에 KC-1이 적용되며 본격 운항을 시작했다.

    그러나, LNG선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는 두 번의 운항에서 콜드 스팟(Cold Spot)이 발생하며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 콜드 스팟은 화물창 내 초저온 상태의 LNG로 선체 온도가 허용기준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

    이후 해당 SK세레니티는 3차에 걸친 수리를 진행 후, 3차의 시험 선적을 진행한 바 있으며 올해는 SK세레니티와 SK스피카 2척이 보완 수리 후 4차 시험 선적을 예정한 상태였다. 이 4차 시험 선적을 앞두고 한국가스공사가 돌연 입합을 거부하고 연기를 통보하면서 삼성중공업과 한국가스공사 간 마찰이 생긴 것이다.

    ▲ 한국형 화물창 KC-1이 탑재된 LNG선 SK스피카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이유를 알 수 없는 입항 거부와 연기 통보는 부당해"

    삼성중공업 측은 "선적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인 16일 공문을 보내 '3차 선적 시험 시 발견된 콜드 스팟 발생 부위의 수리 결과'와 '콜드 스팟 발생 가능성 분석 자료 및 선적시험 중 콜드 스팟 발생 시 대처 방안' 등의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LNG선의 터미널 입항을 거부하고 연기를 일방 통보"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중공업 측에 따르면 ▲3차 시험 결과 발견된 콜드 스팟 부위는 이미 한국가스공사에 제출된 상태이며 ▲분석 결과, 수리 방법과 절차는 기술사인 한국가스공사, KC LNG Tech에서 준비하는 사항이고 ▲수리 결과는 선급에 기 제출돼며 관련 회사들에 공유된 바 있다. 즉, 서류가 미비하다는 한국가스공사 측의 주장과 달리 이미 서류 제출 및 협의가 끝난 상태인 것이다.

    또 ▲선적시험 중 콜드 스팟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급 규정상 허용 범위보다 안전한 상태로 확인됐고, ▲선적시험 중 콜드 스팟 발생 시 기술적 대처 방안도 관련 회사들과 협의를 통해 마련했으며, ▲선급들로부터 운항증명서를 발급받아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험 선적을 불허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삼성중공업은 주장했다.

    특히 삼성중공업 측은 베타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협의된 날짜를 앞둔 상태에서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한국가스공사의 통보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가스공사, "많은 비용 발생하는 만큼, 신중할 필요 있어"

    그러나 한국가스공사 측은 "이미 3차에 걸친 시험 선적 비용을 65억원 부담한 상태에서 4차 시험 선적에서는 약 72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라며 "시험 선적에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검증이 필요한데 한국가스공사는 수리 결과나 대처 방안 등의 검증 자료를 아직 공식 문서로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 시험선적 날짜를 두고 "잠정적으로 날짜를 예정했을 뿐이기에 갑작스러운 통보로 볼 수 없다"는 말도 베타뉴스에 전했다.

    국민 혈세로 만든 KC-1, 정상화는 언제쯤?

    국내 조선업 및 해운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막대한 국부 유출을 막겠다는 일념 하에 개발된 KC-1이지만, 수년째 항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발과 시험 선적에 많은 세금이 투자됐고 민간 기업의 손실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만큼, 양 사의 조속한 합의와 정상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타뉴스 권이민수 기자 (mins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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