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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美·中 갈등 불확실성, 생존 자체가 가장 중요한 덕목”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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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9-23 09:00:13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국면에서 기업 자체의 생존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에서 SK나이트 행사에 앞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중국의 대만 공격에 따른 미중 충돌 가능성 등 극단적인 위기 상황을 염두에 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극단적인 갈등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지시하거나 검토한 적 있느냐'라는 질문에 "당연히 검토한다. '워스트(최악) 시나리오' 중에 들어가 있는 것들"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거기에 대한 준비를 얼마나 할 것이냐는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코스트(비용)가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그 상황이 발생하면 당연히 지금 이 코스트를 지불하는 게 맞는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발생) 안 할 수도 있지 않느냐. 이것은 확률 얘기이기 때문"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황이 발생) 안 하면 그냥 쓸데없는 돈을 썼다고 얘기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어떤 것은 '보험'이라고 생각하는 정도쯤의 행동으로 하고 있다. 저희만 그러는 게 아니라 한국에 있는 상당 부분의 기업(들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어떤 시나리오가 일어나도 최소한 생존하는 방향을 찾는 게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산업 육성법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전 세계가 지금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되고 있다"라며 "디커플링의 속도와 깊이, 어떤 부분이 강조되느냐에 따라 리스크가 더 클 수도, 기회가 더 클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 흐름이) 전개되는 중이라 딱 잘라 우리에게 유리하다, 불리하다로 말할 수는 없다"라며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그런 법을 만든 미국도 과연 유리할지 불리할지는 지나 봐야 아는 문제라고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 제정만으로는) 목적(미국 내 제조업 강화)이 잘 달성되느냐는 알 수 없는 문제"라며 "법을 만드는 것보다는 운용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어떻게 운용하고 어떤 속도로 하느냐, 이게 핵심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IRA로 한국 기업이 소위 '뒤통수'를 맞았다는 여론에는 "그렇게 볼 수도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게(그런 반응이) 전혀 도움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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