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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젤렌스키의 '리얼' 정치..한·우크라 수교 30주년 기념 화폐 전시회를 다녀와서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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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8-10 20:37:36

    [베타뉴스=김선영 용산구의원, 미국변호사] 얼마 전 우크라이나 대사관으로부터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회 관련 문의가 와서 통화를 하게 되었다.

    노어노문학 전공자인 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도 교환학생을 했고 러시아에서도 유학을 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통화를 하면서 무심코 러시아어를 썼다. 그랬더니 대사관 담당자가 못 들은 척을 하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유학 시절, 내가 키이우에 체류할 당시 그곳에선 러시아어가 통용됐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양국 간의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는 듯 했다.

    올해 한-우크라이나 수교 30주년이되는 해라 우크라 대사관은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서 나의 지역구인 용산과도 협력하기를 바라고 있다.

    앞서 기획한 전시로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서 오는 11월 13일까지 열리는 ‘화폐로 만나는 우크라이나’ 특별전을 소개할 만 하다. 

    나는 우크라 대사관 초청으로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소속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아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 김선영 용산구의원이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화폐 특별전을 관람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화페박물관 류현정 과장, 김선영 용산구의원, 김일다 학예연구사 ©베타뉴스

    우선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를 모티브로 한 기념주화였다. 80년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것은 물론 우리 뇌리 속에도 깊게 남아있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바로 이 체르노빌이 현 우크라이나 영토 안에 있다. 체르노빌 폭발 사고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노력으로 이곳에 새로운 자연생태계 재탄생한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형성된 제한구역의 자연이 회복되어 가면서 이곳에 우크라이나 토종마 ‘프셰발스키’를 풀었더니 멸종 위기에 있던 프셰발스키의 개체수가 증가하였을 정도로 환경이 잘 복구되었다는 것. 전시장에 야생마 문양이 새겨진 주화가 전시되어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는 ‘마이단 네잘레즈노스띠’라는 독립광장도 특기할 만하다. 이 광장에는 지난 2013년 유럽과의 통합을 지지하며 독립을 위해 싸우다 전사한 ‘유로마이단’ 독립군들이 잠들어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들을 ‘100인의 의인’(heavenly 100,hundred)'으로 추대해 예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노문학 전공자인 나도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 있을 정도로 이번 전시는 우크라이나의 화폐의 시초와 발전 뿐 아니라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우크라이나의 역사와 문화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 이 전시는 고대 노어노문학 은사이신 허승철 교수의 자문을 받은 결과 더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쓸수 있었다고 큐레이터는 전했다.

    여담으로 수년전 전 나의 지인이기도 한 김소연씨가 슈뢰더 전 독일 총리와 결혼식을 올렸을 때, 푸틴 러시아 총리가 친히 공연단을 보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며 슈뢰더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제법 막역한 것 같다고 독일 친구들에게 전하니 반응이 영 마뜩찮다.

    슈뢰더 전 총리가 푸틴이 보낸 공연단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러시아 국영기업 가즈프롬 이사 재직시 거액의 급여를 받은 것이 파다하게 알려진 마당에 청렴한 독일국민으로서는 고운 시선으로 보기 쉽지 않다.

    이 만남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역겹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어쨌거나 전쟁이 지속되면 피해를 보는 것은 당사국 국민들이며, 또한 전세계적 악재가 아닐 수 없다. 가톨릭 신자인 나로서는 어떻게든 평화가 빨리 오기를 기도할 뿐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나는 우크라이나 화폐 역사 이외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고, 그로 인해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대할 때는 한일관계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주지하게 됐다. 안타까운 현재진행형 역사이다.

    다시 한번 아름다운 전시회에 초대해준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담당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앞으로 이외에도 새로이 기획되는 한-우크라 수교 30주년 전시회가 잘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김선영 의원 ©용산구의회

    <김선영 용산구의원>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졸

    미국 노스웨스턴대 법학석사

    미국변호사

    힌국석유공사 법무팀 근무 

    (현) 용산 라선거구 구의원 (후암동, 용산2가동, 이태원2동)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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