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4-12 17:58:49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독자적인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1일 연합뉴스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에 인터넷은행 설립 의향을 조사한 결과, NH농협금융지주를 제외한 4곳이 "당국이 인허가만 내준다면 인터넷은행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넷은행을 더 허용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만 확인되면 언제라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라이선스(허가)를 추가로 기존 금융지주에 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은행연합회에도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을 세운다면 설립 형태는 지주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과 시행령 등에 따라 금융지주사가 100% 인터넷은행 자회사를 갖는데 법적 제약은 없다. 금융지주사가 지배할 수 있는 금융기관(표준산업분류에 따른 금융업·보험업 영위 금융기관)에 인터넷전문은행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로서 '지분율 50%이상' 규정만 만족하면 된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은행을 원하는 이유는 기존 은행만으로는 폭발적으로 커지는 비대면 금융거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작년 18개 국내은행·우체국의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자금이체·대출신청 금액은 1일 평균 58조6천579억원으로 2019년보다 20.6%나 뛰었다.
특히 대출 서비스의 경우 지난해 인터넷뱅킹으로 신청된 금액이 하루 평균 4천842억원으로, 2019년(1천925억원)의 2.51배에 이르렀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약 25조4천억원)은 전북은행은 물론 광주은행의 총수신(연말 기준, 23조7천억원)을 넘어섰고,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도 최근 10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도 인터넷뱅킹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혁신 과정에서 내부 조직간 갈등도 있고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는 등 몸이 무거운 게 사실"이라며 "별도의 인터넷은행을 통해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 실험을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단 금융당국의 입장도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크게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은행연합회가 제출한 금융지주사 수요 조사 결과와 7월로 예정된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대략적 추가 인허가 수와 일정, 설립 조건 등을 제시하게 된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
- 목록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