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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 시장의 도전자, ‘실리콘파워’의 매력은?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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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3-31 18:18:29

    스토리지(데이터 저장장치)는 IT 기기에서 핵심적인 요소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성능은 CPU · GPU가 좌우하지만 스토리지가 없으면 데이터를 보유하면서 원하는 시기에 이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원초적인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과거부터 수많은 기업이 스토리지 제조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아서 뚜렷한 실적을 남기는 경우는 드물다. 씨게이트, 웨스턴 디지털, 삼성전자, 마이크론, PNY 등 주요 기업도 수십 년 넘게 스토리지 기술 개발과 연구에 투자했지만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으니 후발 주자인 여타 기업들에게는 더욱 더 힘들 수밖에 없다.

    대다수는 스토리지 사업에서 원하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다른 분야로 사업 방향을 틀기 마련인데, 물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스토리지 제조사로서 처음 정한 길을 걸어 나가는 경우도 있다.

    ‘실리콘파워’(Silicon Power)는 꿋꿋하게 걸어가는 쪽에 속하는 기업이다. 2003년 대만에서 시작하여 무려 20여 년이나 스토리지 업계에서 명맥을 이어가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니 성과도 확실하게 쌓았다.

    다만 그런 현실과 별개로 실리콘파워는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기존 스토리지 제조사들의 명성이 워낙 화려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단순히 후발 주자라는 이유만으로 소비자들이 실리콘파워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 안타까운 일이다. 기존 스토리지 기업들과 경쟁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리콘파워는 어떤 기업이고 무슨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을까? 이번 기사에서 차근차근 살펴보겠다.

    ■ 2003년 첫발을 뗀 실리콘파워

    실리콘파워는 2003년 대만 타이베이(Taibei)에 본사가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DRAM을 비롯한 메모리 쪽 비중이 높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토대로 USB 메모리와 SSD 제품을 개발해 나갔고, 이후 대용량 스토리지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도 고려하여 외장 HDD 제품도 추가하였다.

    ▲ 다채로운 스토리지 제품을 보유한 실리콘파워©실리콘파워 유튜브

    사용자의 소중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보호하는 것을 브랜드 약속으로 내걸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비용을 절약하면서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스토리지 제품에서는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디자인에도 열성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그 결과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 ‘차이나 레드 스타 디자인 어워드’, ‘골든 핀 디자인 어워드’, ‘굿 디자인 어워드’ 등 세계 각지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시상하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실리콘파워는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을 보장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창립 초기부터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품질경영시스템(ISO 9001) 인증과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받았고, 유해물질 제한(RoHS) 지침도 준수하고 있다.

    ▲ 세계 각지에 거점이 있는 실리콘파워©실리콘파워 코리아

    실리콘파워는 사업 확장과 원활한 제품 공급 및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세계 각지에 지사도 설립하였다. 2005년에 설립된 네덜란드 지사를 시작으로 일본, 미국, 인도, 러시아에 지사가 설립되었고, 2011년에는 국내 고객 지원을 위한 ‘실리콘파워 코리아’ 사무실이 문을 열었다.

    한편 실리콘파워의 스토리지 제품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국내 시장에 공급되고 있지만 품목에 따라 유통사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제품에 문제가 생겨서 A/S를 받아야 하는 경우 사용자가 유통사를 혼동하기 쉬웠고, 해당 유통사가 실리콘파워 본사와 계약을 종료하면 아예 A/S를 못 받는 일이 생기기도 하였다.

    실리콘파워 코리아는 그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 A/S 센터를 서울 구로구에서 운영 중이다. 유통사 계약이 종료된 실리콘파워 제품이라면 통합 A/S 센터에서 문제를 해결해주므로 도움이 된다. 다만 유통사 계약이 끊기지 않은 경우에는 계속 해당 유통사를 통해서만 A/S를 신청할 수 있다.

    ■ SSD · 외장 HDD · USB 메모리 등 다양한 스토리지 생산

    실리콘파워는 SSD, 외장 HDD · SSD, USB 메모리 등 다양한 스토리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주요 제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다.

    ▲ 2.5인치 SATA3 SSD 실리콘파워 Ace A55

    PC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2.5인치 SATA3 SSD로는 ‘실리콘파워 Ace A55’가 있다. TLC(Triple Level Cell, 트리플 레벨 셀) 방식으로 셀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읽기 속도 최대 550MB/s, 쓰기 속도 최대 420MB/s를 제공한다. SSD 수명과 성능을 높이기 위해 3D 낸드와 SLC(Single Level Cell, 싱글 레벨 셀) 캐싱 기술이 적용되었다.

    64GB · 128GB · 256GB · 512GB · 1TB 모델이 있는데 그 중 128GB 모델은 2만 원 중반대이고, 256GB 모델은 3만 원 후반대여서 큰 부담 없이 보급형 PC에 SSD를 사용하고 싶을 때 적합하다.

    ▲ PCIe 3.0 x4 M.2 NVMe SSD 실리콘파워 P34 A80 M.2 NVMe

    고성능 PC에 필수품인 M.2(엠닷투) NVMe SSD로는 ‘실리콘파워 P34 A80 M.2 NVMe’가 있다. M.2 2280 규격이어서 길이 80mm 이상인 M.2 슬롯에 장착 가능하다.

    PCIe 3.0(또는 PCIe Gen 3) 인터페이스 4레인(x4)으로 작동하여 최대 대역폭이 SATA3보다 8배 가량 더 높다. TLC 방식으로 셀에 데이터를 기록하며 읽기 속도는 최대 3200MB/s, 쓰기 속도는 최대 3000MB/s이다.

    3D 낸드와 SLC 캐싱 기술도 적용되었고 256GB · 512GB · 1TB · 2TB 모델이 있다.

    ▲ 외장 SSD 실리콘파워 PC60

    휴대용 스토리지인 외장 SSD로는 ‘실리콘파워 PC60’가 있다. 크기 80 x 80mm x 11.2mm인 정사각형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SSD 본체가 들어있고 무게는 46g이다. 모퉁이 한쪽이 뚫려 있는 구조여서 고리와 줄을 연결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제품을 떨어뜨리거나 분실하는 염려를 줄여준다.

    최대 대역폭 10Gbps인 USB 3.2 Gen 2(또는 USB 3.1 Gen 2) 인터페이스가 적용되었고 USB 타입C(Type-C) 포트로 PC와 연결한다. 읽기 속도는 최대 540MB/s, 쓰기 속도는 최대 500MB/s이다. 다른 버전 USB 포트에 연결해도 외장 SSD로 작동하지만 최대 성능은 USB 3.2 Gen 2나 그 이상 버전에서만 나온다. 3D 낸드가 적용되었고 480GB · 960GB 모델이 있다.

    ▲ 외장 SSD 실리콘파워 Bolt B75

    또 다른 외장 SSD로는 ‘실리콘파워 Bolt B75’가 있다. 크기 124.4 x 82 x 12.2mm인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 SSD 본체가 들어있어서 외부 충격에 강한 편이다. 무게는 105g이다.

    인터페이스는 최대 대역폭 5Gbps인 USB 3.2 Gen 1(또는 USB 3.1 Gen 1)이며 USB 타입C 포트로 PC와 연결한다. 읽기 속도는 최대 440MB/s이고 쓰기 속도는 최대 430MB/s이다. 512GB · 1TB 모델이 있다.

    ▲ 외장 HDD 실리콘파워 Armor A60

    대용량 데이터 백업에 적합한 외장 HDD로는 ‘실리콘파워 Armor A60’이 있다. 크기 138.5 x 85.9 x 23.2mm인 케이스 안에 HDD 본체가 들어있다. 케이스는 고무와 플라스틱을 혼합한 재질인데 3M의 군용 등급 충격 보호 기능과 IPX4 등급 방수 기능이 적용되어서 일반 외장 HDD보다 훨씬 높은 내구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USB 3.2 Gen 1(또는 USB 3.1 Gen 1)이고 1TB · 2TB · 4TB · 5TB 모델이 있다. 제품 무게는 HDD 용량에 따라 228g부터 336g 사이에서 정해진다.

    ▲ 외장 HDD 실리콘파워 Armor A85

    한 단계 더 튼튼한 외장 HDD로 ‘실리콘파워 Armor A85’가 있다. 크기 132.5 x 92.3 x 25.9mm인 케이스는 알루미늄 재질인 외장 케이스와 고무 및 플라스틱 재질인 내장 케이스가 결합된 이중 구조이다. 압력을 최대 500kg까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튼튼하다.

    Armor A60과 마찬가지로 3M 군용 등급 충격 보호 방수 기능이 적용되었는데 방수 기능은 더 높은 단계인 IP68 등급이다. 수심 1m에서 30분간 담기더라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며 방진 기능도 함께 제공되어서 먼지나 모래 같은 이물질 유입도 문제없다.

    인터페이스는 USB 3.2 Gen 1이고 1TB · 2TB · 4TB · 5TB 모델이 있다. 제품 무게는 HDD 용량에 따라 298g부터 364g 사이에서 정해진다.

    ▲ USB 메모리 실리콘파워 BLAZE B50

    ▲ USB 메모리 실리콘파워 JEWEL J80

    USB 메모리로는 ‘실리콘파워 BLAZE B50’와 ‘실리콘파워 JEWEL J80’이 있다. 두 제품 모두 인터페이스는 USB 3.2 Gen 1이고 용량은 BLAZE B50이 16GB · 32GB · 64GB · 128GB · 256GB 모델, JEWEL J80은 16GB · 32GB · 64GB 모델이 있다.

    BLAZE B50은 256GB 모델 가격이 2만 원 후반대에 불과해서 저렴하게 대용량 USB 메모리를 이용할 때 좋고, JEWEL J80은 인체공학적 고리 디자인과 진동 · 방수 · 방진 기능이 적용되어서 내구성이 높다.

    ■ 한발, 한발 전진하고 있는 실리콘파워

    실리콘파워의 이름 중 실리콘(silicon, 규소)은 반도체를 만들 때 핵심적인 원소이다. 실리콘파워는 반도체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뜻에서 사명을 그렇게 지었고, 창립한 지 6년이 지난 2009년에는 대만 내 반도체 산업 매출 1위를 달성한 기업이 되어서 실제로 능력을 입증하였다.

    그야말로 대만 현지에서는 스토리지 전문 기업으로서 위상이 상당한 수준인데 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토종 기업들과 먼저 시장을 공략한 기업들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실리콘파워의 매력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데 물론 이런 상황은 앞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실리콘파워는 이미 기술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으니 국내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춘 스토리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인지도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결국 해법은 소비자들과 시장 안에 있는데 과연 실리콘파워가 그 실마리를 풀어내는 데 성공할 지 기대된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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